요즘 젊은이들은 싸가지가 없다?

제 목
요즘 젊은이들은 싸가지가 없다?
작성일
2002-01-23
작성자

어떤 젊은이가 회사에 취직하여 열심히 일할 것인지, 꾀를 부릴 것인지는 반드
시 그 사람 성품과 적성에 달려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처음에 취직할 때는 열
심히 일하려 했지만, 막상 그 직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일할 여건이 안 되어 있
는 경우가 있지요. 열심히 일해도 제대로 대우받지 못할 때도 있고, 끼리끼리
모여 앉아 남들 흉이나 보는 곳도 있습니다.

어느 집에 며느리가 새로 들어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새 며느리가 열심히 일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자기만 바보가 되었을 때 그 이후로는 무슨 일이든 눈
치껏 넘어가려 할 겁니다. 더구나 그 집안 어른들이 만날 때마다 다투기나 한다
면 “에이, 이 집안 어른 중에는 존경할 만한 사람이 없군.”이라고 생각하면서
그 어른 틈에 끼어 같이 목소리를 높일 겁니다.

어른들은 요즘 젊은이들이 싸가지가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따져본 이
치대로 라면 결국 그것은 요즘 젊은이 탓이 아니라, 모두 어른들 탓입니다. 그
러므로 요즘 젊은이들 태도가 옛날 같지 않다면 그 젊은이를 잘못 가르친 기성
세대부터 반성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요즘 젊은이들이 몰라서 실천하지 못한다
면 어른이 젊은이들에게 제대로 일러주지 못했다는 뜻이고, 요즘 젊은이들이 알
면서 실천하지 않는다면 어른이 젊은이들한테 존경받을 짓을 못했다는 뜻이지
요.

돌이켜보면 젊은이들이 어른들을 존경하지 않게 된 것은 1980년 이후인 것 같
습니다. 1980년은 우리 현대사 중에서 가장 잔인한 해였습니다. 현역 국군인 계
엄군이 수많은 광주 시민들을 학살한 해였습니다. 그런데도 그 당시 어른들은
이런 비극적인 사실을 이야기하기는커녕 광주 비극을 세상에 알리려는 젊은이들
을 오히려 “빨갱이”로 몰아 부쳤지요.

젊은이들이 모르면 제대로 일러주어야 어른이지요. 그런데도 그 당시 어른들
은 젊은이들이 제대로 알고 있는 사실을 오히려 옳지 않다고 우겼습니다. 그리
고 나중에 세상이 바뀌어 광주에서 있었던 사실이 진실로 드러났는데도 어느 어
른 하나 젊은이들에게 그 당시 일을 부끄러워하거나 사과한 적이 없습니다. 심
지어 “그럴 수도 있다.”고 지금까지도 큰 소리 치며 부끄러워하지 않는 어른도
있습니다.

이러니 요즘 젊은이들이 어른 알기를 우습게 아는 것이지요. 열심히 일하여 그
런 어른들에게 칭찬 받는다는 것은 그 어른처럼 바보같이 살겠다는 뜻이니, 생
각이 있는 젊은이라면 열심히 일할 기분이 나지 않을 겁니다. 어쩔 수 없이 일
을 해야 한다면 어른들한테 겨우 욕먹지 않을 만큼만 움직입니다.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 나무란답니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어서 세상을 제대
로 보고 올바르게 살아야할 어른이 모범을 보여주지 못했으면서 아직 덜 익은
젊은이들이 다소 모자란다고 싸가지가 없다고 비난해서야 되겠습니까? 요즘 젊
은이들을 정말 사랑하는 어른이시라면 젊은이들에게 항상 진실을 말씀하시고 진
실되게 사셔야 합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그런 어른들까지 우습게 여기는 것은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