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말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 나라임자

제 목
바른말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 나라임자
작성일
2002-05-29
작성자

이름 : 나라임자 ( ) 날짜 : 2002-05-29 오후 5:24:29 조회 : 198

노일칼럼]바른 말이 바로 서야 나라도 바로 선다

이 대 로 〈우리말 살리는 겨례모임 공동대표〉

 지난 3월 김근태 의원이 정치자금에 관련된 양심고백을 했다. 깨끗한 정치를 하고 자신의 양심을 지키기 위한 용기 있는 고백이었는데 자신의 충정과 달리 먼저 소속한 당원들로부터 외면 당해서 대통령 경선을 포기한 데다가 이제 검찰에서 불법정치자금으로 소환하고 구속 하겠다고 까지 하니 본인은 말할 것 없고 양심을 가진 국민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나는 본래 정치인을 좋아하지 않고 멀리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번 김 의원의 양심고백을 비웃고 비난하는 사람이 많고 벌만 주려는 현상을 보고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말이 거짓과 위선에 가득 찬 말이라면 나도 비난하고 벌주자고 하겠으나 그의 이번 정치자 금 발언은 정치인이기 이전에 양심이 있는 한 사람으로서 깨끗한 정치를 하고 바르게 살려 는 용기에 찬 참말로 보이기 때문에 칭찬하고 살려야 한다고 본다.

 인간 김근태가 누구인가. 무서운 군사독재 정권시절 많은 국민들이 할 말도 못하고 몸사 리고 있을 때 양심 있는 젊은이로서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민주정치를 위해 바른말을 하다가 모진 고문을 당하고 이겨낸 양심 있는 한국인이다. 자신의 편안함과 출세만 생각한 이기주의자였다면 그가 그런 고통을 겪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그가 깨끗하고 바른 정치를 해서 좋은 나라 만들겠다고 정치판에 발을 들여놓았는데 온통 돈과 위선이 판치는 곳에서 마찬가지 놀아날 수 없어서 고심 끝에 양심고백을 했는데 멸시와 고통만 되돌아 왔으니 한 심한 세상이다.

 김근태는 며칠 전 모 방송에서 검찰이 소환해 처벌하겠다고 하는 데 대한 심정을 물으니 “김근태가 제물이 되어 정치자금이 투명하게 된다면 그렇게 할 각오가 되어 있다. 다만 검 찰이 요즘 잇달아 일어나는 부정사건과 내 양심고백을 함께 취급하게 되면 깨끗한 정치를 바라는 내 충정은 가려지고 같은 부정 사건으로 비춰지게 될까봐 시기를 늦추어 달라는 것 뿐이다” 라고 말했다. 그의 말이 이해가 간다.

 불법정치자금에 시달리는 전경련에서도 정치자금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많은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한다. 김근태 의원도 그런 분위기와 양심에서 고백을 한 것이다. 그렇 다면 그의 양심고백을 짓밟을 것이 아니라 돈 많이 드는 정치풍토를 개선하고 불법 정치자 금 없이도 정치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하고 그의 용기와 양심을 헛되지 않게 해야 할 일 이다.

 깨끗하고 올곧게 살려는 노력하는 사람을 멸시하고 거짓과 위선에 가득 찬 사람을 더 대 접한다면 이 세상의 앞날 어떨 것인가. 부정과 부패에 굴복하지 않고 양심을 가지고 바른말 하는 사람에게 칭찬과 격려를 해주어야지 손가락질하고 처벌만 하는 사회, 고통만 안겨주는 사회는 비양심 사회로서 선진국이 될 수 없다.

 다행스럽게 양심고백한 김 의원이 실의에 빠져있을 때 글쓰는 작가들이 초대해 식사대접 하며 위로했고, 교수들과 50여명의 의원들이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는 뜻을 밝혔다. 이 분들 뿐만 아니라 다른 국민들과 의원들도 그의 충정을 알고 있고 안타까워 할 것으로 안다. 그 러나 안타까워만 하지 말고 깨끗한 정치자금 풍토를 만들기 위해 제도 개선에 힘쓸 때 양심 을 가지고 사는 국민들이 용기와 힘을 잃지 않을 것이다.

 돈 없는 순수한 사람도 정치할 수 있는 나라, 양심있는 사람이 대접받는 세상, 권력자에게 돈 뜯기고 배아파하는 기업인이 없는 사회, 거짓과 위선자가 발을 붙일 수 없는 정치판은 가만히 있어도 오지 않는다. 모든 양심 선언자를 보호하고 알아 줄 때 우리가 바라는 민주 국가,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다.

2002.5.29 노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