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교에서 글쓰기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정규 국어수업에서 1시간을 학교에서 할애하여 제게 학생들 글쓰기 지도를 맡겼습니다. 진도는 국어선생님이 나가고 저는 글쓰기만 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논술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서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를 지도할 계획이었고 수필을 2번 정도 쓰고 퇴고도 2번 정도 했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글에 관심이 없네요. 1/3만 참여하고 2/3는 마지못해 할 뿐 대부분은 친구들과 잡담을 주고 받습니다.
수업은 대체로 또래의 보기글을 보여주고 개요를 간단히 작성해 본 다음 쓰게 했습니다. 하지만 첫 시간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떠드는 분위기입니다.
수업 내용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다른 곳에 있을까요. 선생님의 조언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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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효석 답)
학생들은 장기적인 커리큘럼으로 글쓰기를 배운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교사들은 어떤 학생을 만나면 어떤 지도 단계를 적용해야할지 모르죠.
물론 학생마다 상태도 다르지만, 글을 써야 하는 당위도 다르지요.
더구나 쓸줄도 모르는데 써야 하고, 제대로 쓰지도 못한 글을 교사가 난도질(?)을 하니 글쓰기가 더 싫지요.
학생들이 글 원리를 알면 재미있어 합니다.
예를들어 유명인 글에서 “의”를 한번 빼보자. 또는 “것”을 빼보자. 라고 하는 겁니다.
글에다 동그라미를 치고 빼도 말이 되는지, 다른 말로 채운다면 어떻게 채워야 하는지
학생들에게 해결해 보라는 식이죠.
글을 쓰라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 글을 니가 매끄럽게 고쳐보라는 식이니 학생들이 어려워하지 않습니다.
학생이 혼자하기 힘들어하면 둘, 또는 넷을 묶어 진행하시고요.
모둠별로 돌아가며 발표를 시키세요.
말하자면 학생을 수업 주체로 세우시는 거죠.
그래서 학생들이 흥미를 보이기 시작하면
완성된 시에 어느 부분을 가리고 채우게 한다든지 하여
(이런 걸 해보면 원 시 지은이보다 더 멋있는 시어를 넣는 학생도 많습니다.)
글쓰기 공부가 재밌는 과정이라는 것을 몸에 익혀주는 겁니다.
교사가 내준 한 줄에 학생들이 다른 한 줄을 보태는 식으로
글쓰기 과정을 천천히 진행하셔야 합니다.
제가 쓴
<이렇게 해야 바로 쓴다>
<열린수업 100가지>를 참조해보세요.
어떻게 수업하고 어떤 내용을 다루어야 할지 도움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