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22. 거짓말을 하지 않는 부모

제 목
문제22. 거짓말을 하지 않는 부모
작성일
2005-12-29
작성자

우리 집 아이가 “주경야독(晝耕夜讀)이 무슨 뜻이에요?”라고 물었는데, 부모님께서 이 말 뜻을 정확히 모르신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다음에서 골라보세요.
① 학교에 가서 선생님께 여쭤보아라.
② 지금 바쁘니까 네가 직접 찾아보아라.
③ ‘낮에는 밭을 갈고 밤에는 책을 읽는다.’라는 말인데, ‘쉬지 말라’는 뜻이야.
④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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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국정원 진실위원회에서는 1975년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정부가 조작한 것이라고 발표하였습니다. 그때 사법부는 8명에게 사형을 언도하여, 사법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그리고 최근 줄기세포 연구자 황 교수의 연구 결과 조작을 보며, 사람들은 난치병 환자를 두고 황 교수가 기적이라도 일으킬 것처럼 거짓말을 하였다고 비난합니다.

하지만 이 두 사건은 우리 사회의 과거이자 현재입니다. 정부가 대놓고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했고, 그런 거짓말이 진실을 대신하여 위세를 부렸습니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 사람들은 잘하면 얼마든지 거짓말이 통할 줄 알고 살았지요. 결국 작은 거짓말로 재미를 본 우리 사회는 양치기 소년처럼 자기가 판 함정에 갇혔다가, 오늘날 ‘정신적 공황, 국제적 망신’ 같은 대가를 치르고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양 혜왕이 맹자를 처음 만났을 때, 어떻게 하면 나라를 부자로 만들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그러자 맹자는 왕에게 그런 생각으로 나라를 다스리면 안 되며, 통치자는 항상 인의를 생각해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자칫하면 왕이 추구하는 돈이 백성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살기 쉽다는 뜻이지요. 만약 통치자가 어떻게 해야 바른 사회가 될 수 있을지를 항상 생각한다면, 국민들은 어떻게 해야 사람들끼리 더불어 살 수 있는지를 궁리하게 된다는 겁니다.

그러므로 지금 인혁당 재건위 사법 살인과 황 교수 줄기 세포 사건을 두고 사법부나 황 교수가 비난받고 있지만, 오히려 정작 비난 받을 사람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그런 거짓말을 용인하며 살아온 우리 자신들이지요. 우리 사회 다수가 그 사건의 진실을 외면하거나,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을 오히려 반역자 또는 매국노로 보았으니까요.

돈이 기승을 부릴수록 결국에는 돈이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모두 살기 힘들어집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돈을 부리지 않고, 돈이 사람을 부리기 때문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거짓이 기승을 부리면 그 사회가 모두 거짓의 피해자가 됩니다. 그런 뜻에서 새해에는 진실이 통하는 사회, 성실한 것이 제대로 인정받는 사회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나라와 백성이 서로 정직하게 대하고, 부모와 자식도 솔직하게 만나야 하겠지요.

위 문제는 ④번처럼 답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르면 모른다고 대답해야지요. 내일 정확히 알려 주겠다고 약속하시면 더욱 좋겠지요. ①번은 남에게 떠다밀며 회피하는 것이고, ②번은 엉뚱한 핑계를 대며 빠져나가려는 것이지요. ③번은 잘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것으로 가장 나쁜 태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