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우항리 공룡 발자국

제 목
해남 우항리 공룡 발자국
작성일
2007-02-23
작성자

고등학교 때 지구과학 과목에서, 우주를 배우면서 아주 놀랐습니다. 사람들은
?하늘에 태양이 하나밖에 없는 줄 아는데, 우주에는 그런 태양이 수없이 많다는
?겁니다. 그런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처럼 행성이 돌고 있고, 달 같은 위성이 그
?행성 주변을 돌고, 어쩌면 지구와 비슷한 곳도 있을 테고, 인간처럼 문명을 지
?닌 생명체도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
? 어느 철학자는 그런 우주와 한 인간을 같이 놓고 봅니다만, 충격이 아주 컸습
?니다. 내가 지구 50억 인구 중 하나로만 따져도, 산술적으로 영에 가깝습니다.
?1을 50억으로 나눕니다. 그 숫자를 다시 지구가 포함된 태양계(태양, 수성, 금
?성, 지구, 달 등) 숫자로 나눕니다.
?
? 이렇게만 해도 나는 먼지 같은 존재인데, 또 우주에 있는 태양 수천 억으로 나
?누어야 우주 속 나를 표시할 수 있습니다. 그 숫자는 머릿속으로만 영이 아니라
?고 생각할 뿐이지, 실제로는 일반 계산기로 표시되지도 않습니다. 사람은 그런
?미미한 존재라는 것이지요.
?
? 그 우주 속에서 사람들은 왜 살고, 무엇 때문에 사는지 모릅니다. 그러면서 사
?람들은 온 세상이 무너지는 것처럼 싸우고, 미워하고, 사랑합니다. 자동차 접
?촉 사고라도 나면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듯이 으르렁댑니다. 티끌 같은 존재이면
?서 사람은 탐욕 때문에 세계대전을 일으켰습니다. 왜 사는지도 모르면서 오늘날
?에는 먹고사는 것 자체가 고단하고 힘듭니다.
?
? 그런데도 우리 나라 정치인들은 국민과 나라를 위한다며 정권을 놓칠세라, 정
?권을 잡겠다고 정략이 들썩입니다. 그 와중에 말뚝만 꽂아도 당선된다고 할 만
?큼 야당이 잘 나갑니다. 여당 어느 장관은 다음 대선에서 야당이 집권할 것이라
?고 실토하여 동료 의원들에게 질타를 받았습니다. 인기를 즐기던 야당 대통령
?후보들은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치열하게 싸웁니다.
?
? 이렇게 어수선하고 복잡한 세상에서 사는게 힘든 분들과, 이해에 사로 잡혀 이
?합집산하는 정치인들에게 전라남도 해남 우항리 공룡 유적지를 가보라고 권하
?고 싶군요. 공룡이 2억 2천만 년 전에 지구에 등장하여 6천만 년 전에 멸종되었
?답니다. 실물 크기로 복원해놓은 공룡은 건물 4층 높이만 합니다. 움직이지 않
?는 모형인데도 공포가 밀려옵니다.
?
? 우항리에는 세계적으로 첫 손가락 꼽을만한 1억 년 전 공룡과 익룡 발자국이
?있습니다. 공룡과 익룡이 우항리 물가를 걷고 그 발자국 패인 곳을 한 뼘 두께
?로 퇴적물이 쌓입니다. 몇 백만 년 뒤 우연히 그 위를 또다른 공룡이 걷고 퇴적
?물이 쌓입니다. 마치 시루떡 만들 듯 수십 미터 퇴적층을 만드는데 1억년이 흐
?릅니다. 그 시절 불탄 나무도 그 퇴적암 속에 박혀 있습니다.
?
? 예수가 탄생하여 2007년. 백제 망한 것이 1300여 년 전, 고려 망한 것은 600
?여 년 전. 사람이 장수해도 100년. 1억 년 전 지구를 지배하던 공룡 발자국, 8
?천만 년 전 익룡 발자국을 보면 사람이 얼마나 왜소한지, 왜 겸손해야 하는지,
?지금 이 순간과 이웃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