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까? – 변화를 즐깁시다..
요즘 “러시아 역사”를 읽고 있어요. 러시아 사람들이 지난 세월 엄청나게 소용
돌이치는 세상을 살았군요. 예를 들어 대부분 러시아 사람들이 1861년 농노에서
해방되었다고 합니다. 농노는 장터에서 개와 바구기도 하고, 때로는 귀족들이 노
름하며 재물로 걸기도 하였다네요. 그때 농노는 짐승보다 더 참혹하게 살아 마흔
살을 채 넘기지 못했답니다. 농노 해방이 철종 때라고 하니, 우리보다 훨씬 사
회 발전이 늦었네요.. 그래도 하늘 같이 모시던 황제를 끌어내 죽인 나라입니
다. 우리하고는 근본적으로 다르네요.
재미있는 것은 러시아가 1812년 프랑스 나폴레옹을 물리치고 국가 위상을 높이
면서 “유럽의 헌병”으로 행세한 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뒤늦게 출발한
유럽 자본주의가 러시아를 압도합니다. 즉, 영국-프랑스-터키 연합군이 러시아
군대와 싸워 이깁니다. 이 싸움을 역사에서는 1854년 크림 전쟁이라고 합니다.
역사가들은 러시아 봉건 농노제가 자본주의와 싸워서 진 것으로 봅니다.
동유럽 공산국의 후견인으로 자처하던 소련이 미국에 곤욕을 치르고 1991년 러
시아로 바뀐 것도 결국 1854년 크림 전쟁의 재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자
본주의와 러시아 사회주의의 싸움이었지요. 소련은 1917년 공산주의 혁명을 통
해 사회 체제를 바꾸고 평등 사회로 가면서 개인의 창의와 가능성을 살리려고 합
니다. 그것이 70년대 초까지는 과거 황제가 다스리던 봉건 국가보다 효율적이었
습니다. 그래서 미국보다 먼저 우주 로켓을 발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공산당이 비판을 봉쇄하고 절대 군주로 행세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자본
주의보다 발전이 처진 셈이지요… 자본주의 국가는 모순 덩어리이긴 하나 변화
를 인정하므로, 자체 모순을 스스로 시정해 가면서 사회 발전 속도를 높였어요.
그러니까 긴 역사로 치면 역사 발전사에서 오늘날 러시아는 자기 한 몸도 제대
로 챙기지 못하고, 땅바닥에 놓여 있는 셈입니다. 그래도 다시 힘을 모으면 언젠
가 세계 최강의 나라로 다시 우뚝 설 것입니다. 엄청나게 땅덩어리도 크고, 지하
자원이 굉장하며, 수많은 철학자와 예술가, 과학자를 배출한 나라거든요.
돌이켜보면 세상 변화를 읽는 사람과 국가는 어떤 일이 닥쳐도 곧바로 대처합니
다. 우리가 1997년 아이엠에프한테 도움을 요청한 것도 결국 세계 변화를 읽지
못한 탓이지요. 1960년대 우리 나라 산업화 초기에 지주가 땅을 굉장히 많이 지
녔으면서도 굴뚝 산업을 이해하지 못해 그 후에 다 먹힙니다. 그러다가 1990년
대 들어 이번에는 대우-현대-한보 같은 굴뚝 산업 회사가 정보 사회를 미처 깨닫
지 못해 지금은 조그만 벤처 회사만도 못한 신세로 전락한 것도 같은 이치입니
다.
그러니 80년대, 90년대 정서로 사회 생활을 하려는 사람, 즉 변화를 두려워하
는 사람은 오늘날 현실을 계속 무섭게 느낄 것 같습니다. 변화를 현실로 받아들
이면 썩 나서서 개선할 곳이 있으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죽을 때까지 내몰리면
서 살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대답은 한 가지! 아니다 싶으면 과거
를 과감히 버리세요. “변화”당하지 말고, 이왕이면 “변화”시킵시다. 한 걸음 나
아가 변화를 즐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