겪은 만큼 성숙한다

제 목
겪은 만큼 성숙한다
작성일
2011-03-21
작성자

겪은 만큼 성숙한다

일본에 지진이 일어나 쓰나미가 덮치면서 수만 명이 죽고 수십만 명이 거리에
나앉았습니다. 원자력 발전소까지 파괴되어 세계를 불안하게 합니다. 그래도 일
본이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할 겁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이미 항공모함을 만들
어 미국과 전쟁을 벌일 만큼 일본은 기술력이 있는 나라입니다. 다행히 세계가
깜짝 놀랄 정도로 일본 국민이 이번 재난을 의젓하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2003년 1월에 어학연수 때문에 한국 중고등 학생들과 중국 북경에 다녀왔습니
다. 10년도 안 된 그때 북경은 생활 수준이 아주 낮았습니다. 한국을 대단한 나
라로 여겼지요. 중국 성인 중에서 영어 한 마디 할 줄 아는 사람이 드물고, 오
히려 초등학교 어린이가 영어를 잘하고, 이런저런 재주가 많았습니다.

어학 연수가 끝날 즈음 한국 학생이 중국 가정에 며칠 머무릅니다. 그런데 중
국 부모들이 한국 학생을 서로 데려가려고 난리였습니다. 신청서에 한국 학생에
게 무엇을 해주겠다고 써넣었습니다. ‘북경 오리’를 사주겠다. 각종 기념관
을 데려가고, 그때는 고급이었던 맥도날드와 백화점에 데려 가겠다. 겨울인데
도 비싼 여름 과일을 사먹이겠다는 식이었습니다.

강당에서 뽑기를 하여 한국 학생을 데려가게 되면 온 가족이 만세를 불렀습니
다. 못 데려가는 학생은 엉엉 울었지요. 가족들은 그 아이를 달래느라고 애먹었
습니다. 한국 학생들은 그 집에서 황제 대접을 받았습니다. 정말 미안할 정도
로 선물을 한 아름 안고 돌아 왔습니다. 한국 학생이 선물한 것은 작은 민속품
이나 한국 과자 정도였지요.

지금은 중국 국력이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한국을 우습게 압니다. 어느 것이
든 중국인은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일본 국력을 뛰어넘으면서 일본에게도 할 말
을 합니다. 작년에 센카쿠(댜오위타이) 섬에서 중국 어선이 일본 순시선을 들이
받았는데, 경제 압력을 넣자 일본이 곧바로 중국 선원을 석방했습니다. 일본조
차 함부로 할 수 없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재난을 겪으면서 중국과 한국 사람들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돈
이 많고 경제력이 세다고 선진국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국과 중국은
제2차 세계대전 피해자로서 일본을 속으로 많이 미워하였습니다. 일본이 제대
로 사과한 적이 없어 용서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미움을 안고 사는 것도 몹시
힘듭니다.

재난 앞에서 일본 사람을 한없이 가엽게 여기고, 아픔을 같이 느낍니다. 일본
국민들도 약한 존재이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 가해자였지만 한편으로는 군국주
의 국가에 끌려다니며 엄청나게 죽었던 피해자라는 사실에 눈을 뜨는 것 같습니
다. 그러니 이 재난을 극복하면서 한중일 국민이 서로 화해하고 이해하면 그만
큼 깊어지고 성숙해지는 거겠죠?


여담

국민들이 삼성 손안에 있어, 폐해를 못 느끼는 거죠. 삼성에서 자고, 삼성을 쓰면서 본질을 못 봅니다.
그러나 이번 3대는 다를 거로 봅니다. 역사를 보면 3대에서 무너지는 왕조가 많습니다. 역설적으로 3대를 넘기면 장수합니다.
정권(기득권층)은 무너뜨리지 못하니, 국민이 무너뜨려야 합니다. 불매 운동 같은 불씨를 지폈으니, 조만간 들불로 번져 벌판을 태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