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를 발가벗기는 정부에 항의하자..
엊그제 전교조 교사들이 경찰서에 끌려가서 취조를 받는 과정에서 알몸으로 수
색 당했다는군요. 많은 교사들이 발끈 화를 내고 있습니다. 화를 내는 것은 좋
은 일입니다. 화를 참으면 병이 되지요. 화를 내는 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이고,
화가 더 치밀어오르면 행동으로 드러납니다. 그래서 화는 행동의 원동력이 됩니
다.
다만 내게 무슨 일이 닥쳐야 화를 내는 차원에서, 남에게 무슨 일이 닥쳐도 화
를 내는 차원으로 승화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3월 말에도 민주노총 소속 여
성 노동자가 벌거벗긴 채 수색당했습니다. 성남 남부 경찰서였지요. 여경이 수색
하기는 하였지만, 수색 당한 여성 노동자 중에는 생리 중인 노동자도 있었어요.
신문에 작게 보도되었어요. 기억하십니까?
그때도 지금 교사들처럼 모든 사람 – 교사, 노동자, 시민이 달려들었다면 엊그제
처럼 교사를 감히(?) 알몸을 만들지는 않았을 겁니다… 우리 사회에서 이제는
남의 불행에 무심했다가는, 언제고 그 화살이 내게 날아올지 모르지요… 그래
서 민주 사회에서는 내 일과 남의 일 가리지 말고 모든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
는 것이지요…. 홍석천 커밍 아웃 문제나 우리 나라에서 일하는 필리핀 노동자
문제나, 인권이라는 관점에서는 똑같은 사안이니까요…
혹시 잠깐 동안이지만, 교사는 사회적으로 존경받아야 할 특별한 사람이라서 벌
거벗기면 안 되고, 여성 노동자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는지요? 그
러나 교사가 폭도가 아니듯, 여성 노동자도 선량한 우리 이웃일 뿐입니다. 어쩌
면 교사보다 더 열심히 사는지도 모르지요…
화를 내세요… 정부가 교사를 어떻게 했다고 화를 내지 마시고 사람들을 그런
식으로 대접할 수 있냐고 화를 내세요… 우리 사회의 부조리에…. 화를 내세
요…. 우리 사회의 야만성과 횡포에….. 화를 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