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제 목
10년 뒤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작성일
2001-02-20
작성자

옛날에 제가 근무하던 학교 옆에 찐빵 집이 있었어요. 값이 싸고 아주 야들야들
하며 한 입에 먹기 좋을 만큼 앙증맞게 작아서, 근처 직장인이며 아파트 주민,
학생들에게 아주 인기가 좋았어요. 그래서 어떤 때는 찐빵 가마에서 찐빵이 나
올 때를 기다렸다가 가져와야 할만큼 잘 팔렸지요.

그런데 얼마 안 되어 그 옆집에 새 찐빵집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
집에서 찐빵을 못 사면, 그 집에서 찐빵을 샀습니다. 그러나 생긴 것이 아주 비
슷했으나, 찐빵 맛이 달랐습니다. 그리고 찐빵이 뻣뻣하고 질겼지요. 나중에 보
니 찐빵집이 나란히 있는데도, 한 집은 빵이 잘 팔렸으나, 다른 한 집은 파리를
날렸지요.

요즘 청소년들 중 일부는 유명한 찐빵집 옆에 새로 찐빵집을 내려고 하는 사람
처럼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즉, 유명한 가수, 탤런트, 운동 선수들이 그 위치
에 도달하기까지 피나는 노력을 하였으며,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엄청난 노력
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유명해져서 얻는 돈
과 명예만 바라보고 하염없이 부러워합니다. 말하자면 그 작은 찐빵에도 빵을 만
드는 사람의 10여 년 기술이 담겨 있는 것인데, ‘그까짓 것’하면서 과정을 무시
하고 잘 팔리는 모습만 보면서, 대충대충 찐빵집을 따라 내려고 하는 것과 똑같
습니다.

그러나 무슨 일이든 과정 없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지요. 그러니 만약 3
년 뒤 해외로 배낭 여행을 떠나는 것이 꿈이라면, 돈은 얼마나 있어야 하고, 얼
마나 힘이 드는지, 외국어를 익히고 가야 하는지를 알아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어떻게 돈을 벌어 달마다 얼마씩 저금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체력을 키워 놓아
야 하는지, 어떤 식으로 외국어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인생 설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청소년들은 우선 10년 뒤 자기가 그 나이 때 무엇
을 하며, 어떻게 살았으면 좋겠는지를 정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 목표를 달성하
기 위해 바로 그 전 해인 9년 뒤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결정할 수 있습니
다. 이런 식으로 8년 뒤, 7년 뒤 할 일을 찾다 보면 자기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
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2001년 새 해 들어 벌써 두 달이 지났습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무엇을 해야할
지 모르고 있는 사람은 10년 뒤 자기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목표를
정하지 않고, 무작정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은 것
도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