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울지 마세요
오늘 아침 ‘인권하루소식’이라는 신문을 보니 우리 사회 구조가 어딜 가나 마찬
가지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대우 자동차 부평 공장 노조 사무실을 회사에
서 몰래 다른 장소로 옮기려 하다가 들켜서 저지되었어요… 회사가 옮기려 한
곳은 가건물로, 그 건물이 노조 현장과 멀리 떨어져 있고, 3면을 2미터가 넘는
철제 담으로 에워싼 곳이랍니다…….
회사에서는 노조 활동을 제대로 보장하려고 그랬답니다… 그러나 사실은 노조
사무실이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서, 노조원이 사무실에 가려면 관리자에게 외출
허락을 받고 나가야 한다니, 노조 활동을 하지 말라는 소리지요…. 회사 말대
로 라면 노조원과 상의해서 집행할 일이지, 왜 노조원 몰래 집기를 들어내려고
합니까? 한 마디로 말해 노조 활동을 통제하려고 하면서, 속이 뻔히 들여다 보이
는 거짓말을 하는 셈이지요….
3월 중순 경에 제가 여기저기서 전화를 많이 받았어요… 답답해서 상의할 것이
있다는 겁니다.. 3월은 학기 초라서 학교에서는 새로 시작해야하는 것들이 많지
요… 교원위원, 담임, 상조회장, 인사 자문위원.. 그런데 올해 경기도교육감 선
거가 있기 때문에 현직교육감에 표를 던질 만한 왕당파로 교원위원을 뽑으려고
각 학교 많은 교장들이 혈안이 되었다는 겁니다… 그 와중에 상처받은 선생님들
이 많지요… 어떤 분은 전화통에 대고 울더라구요….
사전에 교원위원을 내정하고 박수로 통과시킨 학교도 있고, 입후보한 교원위원
을 불러 사퇴시키는 교장이 있는가 하면, 출마한 교원위원이 얼마나 무능한지를
공개석상에서 설명한 교장도 있고, 학교마다 교감을 출마시켜 교감이 일일이 교
사 집으로 전화하여 표를 모으고, 올곧은 교사 표를 깎아 먹으라고 그 선생님과
친한 교사를 강제로 출마시키기도 합니다….. ×새끼들…. 정말 욕하며 살고
싶지 않았는데, 욕이 저절로 나옵니다…. ×새끼들……
그런 짓을 주도하는 사람들이 평생 교육에 몸을 담고 산 사람들이랍니다… 초등
학교 아이도 알 수 있는 뻔한 짓을 하면서도 나라와 사회와 교육을 위해 산다고
합니다… 어떻습니까? 나이가 60 안팎인데도 하는 짓이 얼마나 유치합니까?
그 사람들 노는 꼴이 구엽지 않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떠나는 이유
를 아시겠습니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사람들 속에서 더 이상 희망을 찾
지 못해 떠납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을 떠나지 못하는 분들, 제게 전화하며 울지 마세요…. 지금이
울 때입니까? 싸울 때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