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모하며 사는 맛도 괜찮지요…

제 목
데모하며 사는 맛도 괜찮지요…
작성일
2002-01-30
작성자

어떤 학생이 한국에서 태어나 꽃다운 나이에 적성에 맞든 안 맞든 공부만 해야
하는 것이 싫다네요. 자기가 왜 여기에 태어나서 이 고생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언젠가 돈을 모으면 이민을 가고 싶답니다. 하긴 이곳에서 한 평생 살던 어른들
이 지난 한 해, 가족과 함께 몇 만 명씩 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고 합니다. 그
분들 중에는 이 학생이 주장하는 것처럼 엉터리 같은 제도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절망스러웠던 사람이 있었을 겁니다.

어떤 분들은 기회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이민을 긍정적으로 봅니다. 모든 사람
이 이런 능력과 저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자기가 가장 크게 성공할 것인지 선
택할 자유가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이민을 나쁘게 보지 말고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이사하거나, 전학하는 것으로 생각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정말 우리 나라를 떠나고 싶다면 정교하고 치밀하게 준비하여 떠나
야, 이민 간 곳에서 고생을 덜할 겁니다. 우리 나라에서 돈만 모아 떠나려고 하
면 인생을 대충 살기 쉽고, 나중에 도망치듯 외국으로 떠난 사람은 그곳에서도
성공하기가 어렵지요.

“위기는 기회”라고 합니다. 현실이 힘들수록 도전할 곳이 많다는 뜻이지요. 같
은 동양이라도 일본은 우리 나라보다 모든 것이 안정된 나라입니다. 그러나 안정
이 너무 지나치면 사람들은 변화를 두려워하지요. 그래서 어떤 일본인은 한국 청
년이 데모하며 화염병을 던지는 것을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일본 청년들
이 자기 일에만 매달려 앞만 보고 사는데, 한국 청년들은 큰 일을 위해 자기 몸
을 던지며 힘차게 살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가 부러워하는 나라에 살던 국민이
우리 나라 사람으로 귀화하는 것을 보면 이런 변화를 즐기는 사람도 있는 셈이지
요.

그러니 세상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는 자기가 어떤 일을 어떻게 보느냐에 달
려 있는 셈입니다. 외국으로 떠날 때는 떠나더라도, 이곳에 있을 때까지는 지금
우리 나라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피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어느 미개한 나라
에 태어나 자기가 왜 죽는지도 모르고 굶어 죽고 총 맞아 죽는 사람도 많습니
다. 따라서 힘들이지 않고 거저 먹으려 하지만 않는다면 우리 나라에서 못 살 이
유도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