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13. 아이 담임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제 목
문제13. 아이 담임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작성일
2000-05-12
작성자

문. 아이 담임이 여자입니까? 남자입니까? 어디에 살고 있습니까? 나이는 어느
정도입니까? 결혼했습니까? 아이는 몇이나 됩니까? 고향이 어디라고 합니까?
① 하나도 모른다.
② 거의 모른다.
③ 거의 알고 있다.
④ 자세히 알고 있다.

언젠가 제가 우리 애 담임에게 편지 보낼 일이 있었는데, 아주 부담스러워 결
국 그 편지를 쓰지 못했습니다. 같은 교사끼리도 이러하니 일반 학부모들이 아
이 담임에게 갖는 부담이란 아주 무지무지하게 크실 것입니다. 학부모들이 이런
부담에 우리 애를 잘 봐달라는 기대를 섞어 무슨 때만 되면 담임 교사에게 뭔가
를 주려는 것 같습니다.

애 담임에게 선물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다면 어느 정도 해야 할까? 남들
이 다 같이 하는 날에는 주어봤자 ‘표’도 안 나니까 다른 날을 골라 줄까? 온갖
생각으로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애 담임에게 뭘 선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담임에
게 선물하는 것은 ‘애 담임이 뭘 받았으니 좀 낫겠지.’하면서 부모가 자기 마음
편하려고 하는 행동일 뿐입니다.

아이를 사이에 놓고 담임에게 금품을 주는 것은 엄밀히 따지면 ‘뇌물’이지
요. ‘선생님이 너무 고생하시는 것 같아서’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주는 것
이라고 우기는 부모님들은 다음 기준을 적용해 보세요.

첫째, 선물 내용·횟수·전달 방법을 우리 애와 다른 사람에게 공개할 수 있습
니까? 둘째, 선물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됩니까? 셋째, 담임 선생님이 선
물 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요? 이 중에서 어느 것 하나
라도 자신이 없으면 그것은 ‘순수한 정성’이 아닙니다.

부모가 아이를 올바로 키우고 싶으시면 불의를 단호히 거절하고, 선생님을 진심
으로 대해야 합니다. 부모가 돈으로 무슨 일을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부모·아이
·교사 모두를 망치게 하는 짓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아이대로 돈이면 된다는
식으로 부조리를 배우며, 교사는 교사대로 뇌물을 촌지라고 합리화하며 삽니다.

그리고 선물을 안 보낸다고 담임이 애를 미워한다면, 그런 교사한테 우리 애가
배울 것이 뭐가 있겠습니까? 설령 담임이 챙겨주지 않아 학교에서 우리 애가 발
표를 덜 하거나 뒷자리에만 앉았다 해도, 그것은 그 애가 겪어야 할 삶에서 작
은 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아이들은 우리 엄마한테 ‘돈봉투’를 받고 담임이 자기에게 친절하게 대
하는 것을 다 압니다. 그 당시 모르다가 나중에 알게 되니까, 부모와 교사에 대
한 배신감으로 펄펄 뛰다가 그 뒤로는 남이 베푸는 호의를 무조건 의심하더군
요. 그리고 자기가 하는 당연한 일도 모두 돈으로 따져 받으려 합니다. 당연한
것을 하면서도 부모한테 금품을 받은 그 담임 교사한테 배웠으니까요. 예를 들
어 그런 아이는 부모·자식간의 도리도 돈으로만 해결하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어른이 하는 것을 믿지 못하고 입버릇처럼 ‘엄마, 이거 진짜야? 선생
님, 그거 정말이에요?’를 붙이고 있다면 그 아이는 어른을 못 믿고 있는 것입니
다. 그러니 아이의 그런 말투를 탓하기 전에 아이에게 불신을 키워준 것이 아닌
가를 부모님부터 반성해야 합니다.

답. ② (담임에 대해 거의 모르는 것이 보통 부모의 모습입니다. 보통 부모들은
먹고사는 일에 바빠 집안 일가의 경조사도 모른 채 넘어가지요. 담임을 그냥 그
렇게 대하셔도 됩니다. 스승을 존경해야 한다느니 하며,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하
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부모와 담임이 너무 친해서 목욕탕도 같이 가고, 돈
도 꿔줄 정도가 되면 교사는 소신껏 교육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교사 가치관에
학부모 욕구가 섞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