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차를 가하다 -> 힘쓰다
어떤 분이 몇 가지를 물어보셨네요..
1. 그럼에도 불구하고->그런데도
한글은 첨가어라고 하여 서술어를 활용하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그렇다’를 기
본으로 하여 ‘그렇지, 그렇고, 그래서, 그러니까,그런데, 그렇다손치더라도’처
럼 여러 모습으로 바뀝니다. 어떤 것은 서술어 끝에 백 가지 이상을 덧보태기도
합니다. 이래서 한글이 아주 과학적이면서도 손쉬운 글이라고 합니다. 간단히
어미만 바꾸어 뜻을 얼마든지 전달하니까요.
그런데 이런 말을 ‘그럼’같이 명사형으로 만들면,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
하게 됩니다. 그래서 조사(토씨)를 붙여 의미를 보완하려고 하죠. (예 : 그럼 -
> 그럼에도)
그러나 이게 의미 전달이 될까 싶어 불안하니까 의미를 더 강화하려고 같은 뜻
을 지닌 서술어(대개 한자어)를 덧붙이게 됩니다. (예 : 그럼에도 ->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하자면 ‘그러나, 그런데도’로 쓰면 간단한 말을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만들
어 복잡하게 한 셈이죠. 쉽게 말하면 명사와 전치사가 결합하듯 영어식으로 쓴
문장입니다.
질문한 문장을 간단히 고쳐 봅시다.
1) 우파 백인들의 거듭되는 방해에도 불구하고
-> 우파 백인들이 거듭 방해했으나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 올림픽은 이념적으로 개방체제를
-> 그래도(그렇지만) 서울 올림픽은 이념적으로 개방체제를
2. 박차를 가해오던 -> 힘써오던
글은 자기 생각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려고 씁니다. 그래서 글 쓰는 기준은 상대
방이 내 생각을 이해했느냐로 잡아야 합니다. 아주 좋은 내용도 어렵게 써서 읽
는이가 단 한 마디도 이해할 수 없었다면, 아무 것도 안 쓴 것과 같습니다.
‘박차를 가해오던’보다는 ‘힘써오던’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더 쉽게 의미
를 전달할 수 있을 겁니다. 내 생각을 남들에게 더 많이 알릴 수 있으려면 쉬
운 말로 써야 합니다.
(예 : 나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 나는 아주 깜짝 놀랐다.
-> 나는 아주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따지고 보면 우리말법이 아닙니다. 한자어 ‘가하다’는 순수 우리말이 지닌 섬세
함을 죽입니다.
(예 : 속도를 가하다 -> 속도를 더 내다, 속력을 올리다
폭행을 가하다 -> 마구 때리다
채찍을 가하다 -> 채찍을 휘두르다, 채찍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