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들에게 먼지떨음을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는 딸내미 자랑을 했으니,
오늘은 아들 자랑을 좀 하겠습니다.
저는 15개월 된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잘 걷고, 잘 뛰고, 잘 놀고, 잘 먹고, 잘 싸면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예쁘고 귀여운 아들이지만,
가끔 생떼를 쓸 때면 제가 한 대 쥐어박습니다.
그 버릇을 다 받아주면 안 되잖아요.
자식이 귀할수록 매는 아끼지 않아야 한다기에
한 대 쥐어박긴 하지만 그 어린 녀석을 때릴 곳이 어디 있겠어요.
그냥 때리는 시늉만 할 뿐이죠.
우리말에
“어린아이에게 엄포하기 위해 아프지 않을 정도로 때리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
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먼지떨음’입니다.
말 그대로 겨우 옷의 먼지만 떨 뿐이라는 뜻이죠.
저는 제 아들이 생떼를 쓰면 가끔 먼지떨음을 합니다. ^^*
우리말 참 예쁘고 곱죠?
아들 이야기하니까 아들이 보고 싶네요.
아들 보고 싶어서 오늘 하루 어떻게 견디죠?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편지입니다.
[약속을 하실 때는 깊이깊이 생각하세요]
어제 오후에 뜬금없이 방송국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습니다.
무슨 부탁을 받고 얼떨결에 그렇게 하겠다고는 했는데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제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아찔하네요.
시쳇말로 장난 아닌 약속을 해 버린 겁니다.
사람은 자기 주제를 알고 살아야 하는데,
이렇게 제 분수도 모르고 날뛰다가,
어느 순간에 야코죽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저 같은 바사기가 속없이 날뛰다가 신세 조지는 걸 꽤 봤거든요.
어쨌든, 이미 약속을 했기 때문에
지켜야겠지만… 며칠 동안 잠 좀 설치겠네요.
무슨 약속을 하실 때는 깊이깊이 생각하세요.
보태기) 오늘 쓴 글 중에 나오는 낱말 몇 가지를 살펴볼게요.
뜬금없다 : 얼마 전에 편지 드린 것처럼, 옛날 시골장 말감고에서 생긴 말로,
갑작스럽고도 엉뚱하다는 뜻
시쳇말(時體말) : 주로 ‘시쳇말로’ 꼴로 쓰이며, 그 시대에 유행하는 말이라
는 뜻
주제 : 사물의 모양새나 됨됨이를 나타내는 ‘꼴’과 같은 뜻의 순 우리말
분수(分數) : 사물을 분별하는 지혜라는 뜻. 분수를 모르다/농담도 분수가 있다
처럼 쓰임.
야코죽다 : 위압되어 기를 못 펴다라는 뜻의 속어. 큰 호텔 가더라도 절대 야코
죽지 말아요처럼 쓰임.
바사기 : 사물에 어두워 아는 것이 없고 똑똑하지 못한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
는 말
조지다 : 일신상의 형편이나 일정한 일을 망치다라는 뜻의 속어.
‘속어’의 사전적인 뜻은,
“통속적으로 쓰는 저속한 말”입니다.
쓸데없는 말을 많이 늘어놓다 보면
안 써도 될 비어나 속어를 나도 모르게 지껄여
자기 품위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으로는(오로지 저 혼자만의 생각입니다. )
품위 있는 언어생활을 하기 위해서
억지로 비어나 속어를 쓰지 않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때에 따라 비어나 속어를 섞어 쓰면
말이 훨씬 부드럽고 시원할 때가 있거든요.
뜻도 확실하게 잘~ 통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