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다/저렴하다, 이르다/빠르다, 접수/제출

제 목
싸다/저렴하다, 이르다/빠르다, 접수/제출
작성일
2007-01-21
작성자

안녕하세요.

오늘이 토요일이라서 집에서 늦잠자다 이제야 일터에 나왔습니다.
어떻게 된 게 주말까지 나와서 일을 해야 간신히 마무리를 할 수 있으니…

오전에 집에서 뒹굴면서 텔레비전을 보는데,
여전히 틀린 자막이 많이 보이더군요.

10:58분 KBS2 ‘무한지대큐’라는 프로그램에서
장어 가죽 이야기를 하면서
어떤 분이 장어가죽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서 싸다고 했더니
자막에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서 저렴하다고 나오더군요.
어떻게 된 게 싸다는 우리말을 저렴하다는 한자로 바꿔서 자막에 나오는지…

12:03분 KBS1 뉴스에서
대우건설 근로자 납치자가 풀려났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빠르면 오늘 16일 귀국”할 것 같다고 하네요.
빠르면이 아니라 이르면입니다.
빠르다는 속도가 빠른 것이고,
이르다는 시기가 이른 것입니다.
다행히 바로 다음 꼭지에서는,
정부의 빠른 대응이 석방에 큰 역할을 했다고 빠르다를 제대로 썼네요.

12:55분
‘TV온고이지신’에서
수험생에게 입시 뒤에도 원서 접수가 있으니 마음을 놓으면 안 된다고 하네요.
수험생은 원서를 접수하는 게 아니라 제출하는 겁니다.
그 원서를 대학이 접수하는 거죠.
어떻게 된 게 접수와 제출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지…

오늘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저도 일찍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서 애들과 함께 놀아야죠. ^^*
일을 빨리빨리하면 일찍 마칠 수 있겠죠?
벌써 딸내미가 보고 싶네요.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쫀쫀하다/존존하다]

새벽부터 갑자기 눈이 오네요.

출근은 잘하셨죠?

출근길 차 속에서 들은 이야긴데요.

나이에 따라 내리는 눈을 보면서 생각하는 게 다르다네요.

10대 : 마냥 좋다.

20대 : 애인 생각난다.

30대 : 출근 걱정한다.

40대 : 그냥 꿀꿀하다.

50대 : 신경통 도진다.

눈길 조심하세요.

사람을 만나다 보면,

“저 친구 참 쫀쫀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소갈머리가 좁고 인색하며 치사한 者(놈 자 자인 거 아시죠?)을 말하죠.

어제 제가 그런 사람을 만났습니다.

헤어진 후로도 한참 동안이나 찜찜하더군요.

‘쫀쫀하다’는 ‘존존하다’의 센말입니다.

‘존존하다’는

베를 짤 때, 천의 짜임새가 고르고 고운 모양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빈틈 없이 잘 짜진 형태를 말하죠.

요즘은,

본래의 뜻으로도 쓰이지만

주로, 아주 작은 일까지도 세세히 신경 써서 손해 안 보게끔 빈틈없고 야무지
게 행동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쓰입니다.

더불어서, 소갈머리가 좁고, 인색하며 치사하다는 뜻으로도 쓰이죠.

베는 존존하고, 쫀쫀한 게 좋겠지만,

사람이 너무 쫀쫀하면 재미없겠죠?

아무런 빈틈도 없이 완벽하다면,(내일은 완벽 이야기나 해볼까요? )

인간미가 없어 조금은 싫을것 같은데…

근데 저는 너무 빈틈이 많아요…허점 투성이라서…

빈틈없는 것은 좋지만,

자기 것은 남에게 주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면서,

남의 것은 쉽게 가져가려는 사람……

정말 쫀쫀한 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