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논술 학습법

제 목
고교생 논술 학습법
작성일
2000-05-17
작성자

한효석 제공(www.pipls.co.kr)

1. 논술 글쓰기 연습은 제대로 된 훈련 프로그램과 지도 교사만 있으면 11월 수
능 시험이 끝나고 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고등학교 3학년이 되
어서 논술 공부를 하려면 심리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에 고등학교 2학년 전에 ‘논
술 글쓰기 기본’을 갖추어 놓는 것이 좋습니다.

2. 여기서 기본이라고 한 것은 ‘원고지 쓰는 법, 띄어쓰기, 단어와 문장을 효율
적으로 쓰기’입니다. 3학년이 될 때까지 원고지 쓰는 법조차 익히지 않은 학생
이 있습니다. 그리고 영어식 문장으로 표현하여 문장이 장황하거나, 문맥이 모호
한 경우가 많습니다.

3. 고교 3학년이 될 때까지 꾸준히 글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머릿속에 입력한
자료가 없으면 쓸거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고하는 폭이 넓지 못하면 글에 깊이
가 없고, 바닥이 보이는 글밖에 쓰지 못합니다. 폭넓게 사고할 수 있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지요. 논술 글이 하루 아침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바로 이 부분입
니다.

4. 교양책 몇 권으로 논술 글쓰기를 준비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아실 겁니다. 게
다가 도움이 될 지 확실히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재미없는 교양책 몇 권 읽어 봐
야 효율이 오를 리 없습니다. ‘읽어 두면 좋다’라는 말은 어떻게 보면 너무 막연
한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짧은 시간에 머릿속에 많은 자료를 담
으면서도, 내 것으로 소화하여 어른스럽게 표현하는 지름길로 다음과 같이 해볼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1) 1학년 때부터 신문에서 재미있는 것이면 아무거나 매일 읽어라. 신문을 읽
으려고 일부러 시간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 신문을 학교로
가져가면 짬짬이 남는 시간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묵은 신문도 괜찮습니다. 신
문 한 장에는 세상 온갖 지식이 담겨 있어 다양한 지식을 섭렵하기에 좋습니다.

(2) 그 중에서 독자가 투고한 글은 근거와 주장을 함께 담고 있는 글이라 논술
글쓰기의 모범이 됩니다. 더구나 그 글들이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라서 이
해하기도 쉽습니다. 신문에서 ‘독자 투고’ 부분만은 놓치지 말고 꼭 보십시오.
서두를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마무리하는지 눈여겨보십시오. 잘 쓴 글의 유형
을 찾을 수 있습니다. 글 길이가 원고지 서너 장쯤이라 읽거나 분석하기로도 부
담이 적습니다.

(3) 신문 사설에서 도움 받으려 하지 마십시오. 지도 교사와 본격적으로 다루
기 전에는 사설을 가지고 혼자 공부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근거(논거)를 잃고 주
장(논조)만 흉내내기 쉽습니다.

(4) 신문보다 더 재미있으면서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책으로 시사 주간지를 추천
합니다. 깊이 있게 취재하고 분석하여 생각의 폭을 넓혀 줍니다. 매주 볼 수 있
으면 좋지만 한 권을 일 주일에 다 읽기 어려우면 재미있는 부분만 골라 읽거
나, 2주에 한 권씩 읽는다는 기분으로 읽으세요. 시사주간지로는 ‘한겨레 21, 시
사저널, 주간 동아’ 등이 있습니다.

5. 본격적인 글쓰기 연습은?
(1) 수능 시험 전까지 – 지도 교사와 친구가 있어야 합니다. 논술은 남이 나를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 글을 평가할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내 주
변에 있는 선생님이나 친구를 적극 활용하십시오. 예를 들어 스터디 그룹을 만들
고 주제를 정하여 토론하기(글을 안 써도 됩니다), 단락 쓰기(서론 단락 쓰기,
본론 단락 쓰기, 결론 단락 쓰기 – 글 전체를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친구들
도 강평할 수 있습니다.) 따위 연습을 합니다. 기초가 부족한 학생들은 위에서
지적한 내용을 이때 충분히 연습을 해야 합니다.

(2) 수능 시험 이후 – 수능 시험 이후 11월 말일까지(열흘 동안) 친구들과 모여
서 쓸거리에 대해 충분히 논의한 뒤 이백 자 원고지 한두 장 쓰는 훈련을 합니다
(하루 한 편 이상, 총 열 편 이상). 한두 장도 채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넉 장이
나 다섯 장을 쓰려고 하니까 자꾸 엉뚱한 소리를 하거나 한 옆으로 새며 논조가
흔들립니다.

(3) 12월 초에서 1월 시험 보기 전까지 – 써야 할 원고량을 늘려 나갑니다. 4주
로 나누어 시험 보기 전까지 각 대학에 맞추어 이백자 원고지 8∼10장 쓰기 연습
으로 진행시킵니다(12월 첫 주는 석 장, 둘쨋주는 다섯 장, 이런 식으로). 두 장
에서 석 장, 넉 장, 다섯 장으로 늘려 나가는 것은 잠깐(적어도 보름)이면 익힐
수 있습니다. 이런 원리를 적용한다면 어느 학생이 고등학교 2학년 말까지 원고
지 두세 장 쓰는 수준에만 도달해도 아주 충분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1월 논술 시험 치르기 1주 전부터 볼펜으로 쓰기, 원고지에 쓰기, 주어진
시간 안에 글쓰기, 쓰기 전에 개요 짜기 등을 연습합니다. 시험 현장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연습해야 합니다.

6. 제가 쓴 ‘너무나도 쉬운 논술(한겨레신문사 출판부, 8500원)’을 가지고 여러
명이 모여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짧은 시간에 효율을 높
일 수 있도록 이런 절차를 책 앞에서부터 차례대로 정리하여 놓았습니다. 궁금
한 것이 있으면 틈틈이 제게 질문하시기 바랍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