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결론보다 진보적인 결론을…
질문: 주어진 제시문을 읽고 문제를 풀 때 그 의견에 찬성해야 할지, 반대해야
할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시험 문제에서 어느 한 쪽을 선택하라고 하였으면 반드시 선택해야 합니
다. 그런 문제는 수험생이 찬성하거나 반대해도 충분히 논리를 펼 수 있다고 출
제자가 판단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출제자는 수험생이 어떤 것을 선택
하는지, 그런 선택을 어떤 논리로 설득할 것인지를 평가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태도를 분명히 하는 것이 글의 큰 줄기를 잡기 좋으며, 자기 생각을 분
명히 드러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찬성하는 글은
서론 –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본론 1- 찬성하는 근거 1
본론 2- 찬성하는 근거 2
결론 – 찬성한다
같은 간단한 구조로 자기 생각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찬성하는 근거
를 확실히 대고 상대방을 차근차근 설득해 나갑니다.
찬성하지도 않고 반대하지도 못하는 사람들은 찬성과 반대에 각각 일리가 있어
어느 하나로 선뜻 결정하지 못하겠다는 것이지요. 그런 사람들은 결국
서론 – 찬성과 반대하는 사람들로 나뉘었다.
본론 1- 찬성하는 근거(찬성할 때의 장점)
본론 2- 반대하는 근거(반대할 때의 장점)
결론 –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같이 글감을 정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구조는 자기 생각과 주장을 드러내
지 못하고 알고 있는 지식을 나열하고 소개하는 수준에 머무릅니다. 이것도 옳
고 저것도 옳다는 식으로 끝낸 것이라서 출제자는 수험생의 태도가 모호하다고
보고 감점하기 쉽습니다.
만약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면, 보수적인 결론보다는 진보적인
결론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진보를 선택하면 뻔한 논리에서 벗어날 수 있습
니다. 다시 말해 자기 생각을 정교하게 정리할 수 있어서 수험생의 창의력과 성
숙함이 잘 드러납니다. 가령 나이 스물 안팎인 수험생이 다수의 논리를 주장하
며 소수가 겪는 고통을 나몰라라 한다면 출제자는 자기네 대학이 바라는 청소년
으로 보기 어려울 겁니다. 대학에서는 좀 서툴고 투박하더라도 발전 가능성이
큰 사람을 뽑고 싶지, 인생을 다 살아본 것 같은 애늙은이를 뽑고 싶지는 않을
테니까요.
따라서 수험생은 안정보다 변화(예: 학력 파괴, 인터넷)를 인정하고, 사회의 주
류보다 소외 계층(예: 장애인, 동성애자)을 배려하며, 강자보다 약자(예: 노동
자, 여성)를 변호하고, 개인의 도덕성(예: 학교 폭력, 카드 빚)보다 제도의 미비
를 탓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