홉스의 이기적 인간관에 대해

제 목
홉스의 이기적 인간관에 대해
작성일
2003-08-31
작성자

[논술길라잡이] 홉스의 이기적 인간관에 대해

이기적 인간관 비판 1
홉스의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이기적 인간관을 비판하려면

지난 시간에 나는 인간관이란 게 사회 상황을 설명하고 자기가 그리는 사회를 정
당화하기 위해 사상가들이 ‘창조’한 거라고 말했어. 따라서 인간관을 비판할
때는 상대방의 인간관을 일단 인정한 뒤 그 인간관을 따를 때 어떤 문제가 생기
는지, 그 문제를 그의 인간관이 해결할 수 있는지 등을 논리적으로 따져야 해.

홉스의 인간관을 알아보자고

홉스에게서 사람의 본성은 ‘자기보존욕’이야. 식욕과 수면욕은 현실의 자기를
보존하려는 것이고, 성욕은 종족을 번식함으로써 종을 보존하려는 것이 돼. 그런
데 사람이라는 종은 머리를 써서 자기를 더 잘 보존하는 방법을 모색해. 그의 유
명한 말,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은 남보다 더 빨리, 더 많이 보존하는 방
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거여.

그런데 이 투쟁이 지속되는 한 사회는 항구히 불안 상태에 빠지고 말아. 이런 상
태에서라면 어느 누구도 안정적으로 자신을 보존하기 힘들겠지. 그래서 나온 것
이 ‘사회 계약’이야. 계약의 내용은, ‘가장 힘센 자에게 힘 몰아주기’야. 그
렇게 힘센 자에게 힘을 몰아주고 약자들은 그에 복종함으로써 자기를 보존할 수
있다는 거지. 그 힘센 자는 자신의 힘을 법과 제도적 장치, 즉 공권력을 통해 행
사해. 힘을 곧장 행사하면 반발을 불러일으키기에 법이라는 장치를 통해 행사하
는 거야. 결국 법의 정당성은 그 법의 올바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힘에 있다는
말이지.

홉스 인간관의 장점- 제도를 통한 통치

‘불신에 기초한 통치’라는 발상은 민주주의의 확립에 큰 보탬이 되었어. 삼권
분립이라든가, 법치라든가, 지방자치제 같은 제도적 장치의 근원에는 바로 이 인
간 불신이 깔려 있어. 인간의 선한 의도를 신뢰하지 않으므로 각종 제도적 장치
를 마련해 투명한 미래를 기약할 수 있게 해줬다는 게 이 이론의 장점이야. 무엇
보다 현실의 이기적인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모습을 잘 설명한다는 게 가
장 큰 장점이지.

문제점- 영원한 불안

하지만 홉스의 이론에는 치명적 약점이 있어. 그가 사람의 본성을 이기적이라 보
는 이상, 사람들은 법의 빈틈을 노려서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게 마련이야. 나아
가 강자의 힘이 더 이상 강하지 않은 상황이 오면,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도발하
게 돼. 왜 인간은 이기적이니까. 이리하여 계약 뒤의 세계도 항구적 불안 상태이
기는 마찬가지야.

이를 막는 유일한 방안은 인민들이 자발적으로 복종하게 만드는 거야. 그 자발
적 복종은 어떻게 가능할까 우선 법이 정당성을 가져야 하고, 그에 복종하려는
인간의 자발성이 있어야 해. 그런데 홉스에게서 법은 곧 힘이야. 힘 이외의 어
떤 것도 법을 정당화해주지 못해. 무엇보다도 그는 인간 본성을 악하다 단정해놓
았기 때문에 자발적 복종이란 건 원천적으로 나올 수 없는 대안이야. 따라서 홉
스의 인간관은 영원한 불안 상태를 초래할 수밖에 없는 이론이 돼버리는 거지.

우한기 | 광주 플라톤 아카데미 논술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