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삭-현실에 안주할 것인가, 현실을 개척할 것인가

제 목
첨삭-현실에 안주할 것인가, 현실을 개척할 것인가
작성일
2000-08-20
작성자

1. 문제

사람들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보여주는 글 두 개를 읽고 그에 대해 자
기 견해를 밝혀 보라.
1) 토끼가 자기에게 주어진 안락한 현실을 버리고 새로운 세계로 가려고 하다
가 실패하였다.
2) 어느 통행료 징수원이 좁은 징수대 안에서도 즐겁게 살고 있다.

(해설)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를 살펴보면 의약 분업의 갈등, 산업
구조 개편, 실업 불안, 교육 개편 등 어느 하나 예사로운 것이 없다. 그러나 최
근 남북한 관계에서 보듯이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50년 묵은 적대감을 깨끗이 씻
어 버리고 남북통일로 갈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통행료 징수대는 근무하기 좋은 곳이 아니다. 그러나 징수원이 그 징수대에 자
기 나름대로 좋은 의미를 부여하면서 징수대가 지옥에서 천당으로 변했다. 그러
므로 이 글이 주는 메시지는 좋지 않은 현실을 최고로 여기고 만족하라는 것이
아니다. 여건이 좋지 않더라도 징수원이 자기 삶을 바꾸어 나가듯이, 현실에 좀
더 적극적으로 부딪치며 살라는 것이다.
그 대신 토끼처럼 무모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충고하고 있다. 변화를 하더라도
준비하고 나가야지, 충동적으로 움직이게 되면 오히려 현실에 안주하는 것만도
못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좋지 않은 현실을 마냥 불평할 것인지를 수험생에게 묻고 있
는 것이다. 그리고 토끼처럼 안락한 현실을 버리고 굴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것
이 잘하는 짓인지, 그렇게 무작정 나가도 좋은지를 묻고 있다. 그러므로 수험생
들은 어떤 어려운 여건에 놓여 있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자기 견
해를 밝히면 된다. 이 글을 다음 순서에 맞추어 구상해 보자.

첫째, 결론부터 내려보자. 이 문제는 토끼와 징수원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
가 아니다. 그 두 상황에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찾아내야 한다. 그러므로 수
험생들은 모범적인 결론 밖에는 선택할 것이 없다. 즉 ‘착실히 준비하여 현실을
바꾸자, 꿈을 향해 나가야 한다, 현실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하자’ 따위로 마무리
해야 한다.
둘째, 본론을 구상해 보자. 문제에서 가)글과 나)글을 비교하여 분석하라고 하
였으니, 이것을 어떻게 넣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본론 첫 단락을 만들어 비교
하고 분석한 내용을 담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그리고 그 단락에 다시 두 단락
을 덧보태, 한 단락에는 ‘현실에 안주하지 말아야 하는 근거’를, 또 한 단락에
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를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본론을 두 단락으로 잡아 첫 단락에서는 징수원의 삶을 분석하
고 그것이 왜 바람직한지 근거를 대고, 둘째 단락에서는 토끼의 삶을 분석하되
토끼가 얼마나 무모했는가를 비판하고 충분히 준비하고 현실을 개척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셋째, 서론을 생각해 보자. 결론에서 마무리할 주장과 짝을 지어야 하니, 그 말
을 이용하여 분위기를 잡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결론에서 ‘현실에서 최선을 다
하자’로 마무리하고 싶으면 서론에서는 ‘지금 최선을 다하지 않고 있다’를 거론
하면 된다. 물론 ‘어떻게’ 최선을 다하지 않는지를 자기 주변에서 찾아 구체적으
로 언급하면 된다.

2. 학생 글 ①

(1) ⓐ현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
다. (2) 각자가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나름대로의 가치관을 갖고 ⓓ그
에 따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3) 하지만 각자가 추구하는 삶의 방식
이 모두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다. (4) 개중에는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
는 삶의 모습도 있을 것이다. (5) 그렇다면 과연 바람직한 삶의 태도란 어떠한
것일까?

(6) 제시문 가)에서는 자신이 존재하고 있는 세계가 가장 좋은 것인 줄 알고 살
아가다가 더 나은 ⓔ세계에 대해 알게 되고 그 세계를 동경하여 결국 그곳으로
나아간다. (7) 하지만 그를 기다리는 건 절망과 좌절뿐이다. (8) 반면에 제시문
나)에서는 자기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고 그 안에서 ⓕ최고의 행복을 누
리며 ⓖ삶을 낙천적으로 살아가는 태도를 보여준다.

(9) 사람들이 삶을 살아가는 태도에 대한 나의 생각은 더 나은 삶을 위해 자신
의 삶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10) 현실에 안주하며 그 속에서 행복하
게 사는 것도 무조건 나쁘다고 몰아세울 순 없다. (11) 하지만 그러한 삶은 자
기 자신이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깎아 ⓗ내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12) 현대 사회는 무한 경쟁 시대이다. (13)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지식
이 엄청나게 생겨나는 이러한 사회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나름대로의 목표
를 삼고 거기에 도달하고자 하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14) 현실에 안주
하며 자신의 발전을 추구하지 않는 삶은 그 자체는 ⓘ걱정 없는 삶일 수 있으
나, 진보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바람직한 것이라곤 볼 수 없다.

(15) 누군가 이렇게 물을 수도 있다. (16)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데에 따
르는 위험 부담을 어떻게 감수할 것인지? (17) 물론 그러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
들이 모두다 자신의 목표를 이루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는 없다. (18) 하지
만 자신이 해고될까 두려워 자기 회사의 부정을 눈감아 준다면 어떻게 될 것인
가? (19) 이는 전체 사회에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다. (20) 마찬가지이다.
(21) 실패가 두려워 현실에 ⓛ안주하는 삶을 추구한다면 이는 우리 사회에 아무
런 도움을 줄 수 없는 것이다.

(22) 요즘처럼 복잡한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꿈과 목표를 세우고 그
것을 이루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함으로써 개인적으로는 부와 명예, ⓝ아니 그
이상의 성취감을 맛볼 수 있고, 사회적으로도 더욱더 발전된 사회를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1) 구조 분석
이 글은 모두 다섯 단락이다. 형식적으로 (1)에서 (5)문장까지가 서론이고, (6)
에서 (21)까지가 본론이며, (22)가 결론이다. 그리고 본론을 다시 세 단락으로
나누어 놓았다. 결론 원고량이 너무 적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다. 이 글은 전체적으로 방향을 잡고 있으면서도, 집중력이 떨어져 각 단락
을 효율적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서론 다섯 문장에서 글쓴이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논의해야 할 문제점으
로 제기하고자 하였다. 그렇다면 서론에서 왜 그런 문제를 제기하게 되었는지 배
경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그런데 ‘현대인이 다양하게 살고 있는데 한 번 알아
보자’는 문제 제기 방식이 너무나 평범했다. 즉, ‘다양하게 사는 것’을 ‘직업,
가치관’으로 뒷받침하지 말고, ‘현실 거부, 현실 안주’라는 단어로 뒷받침해야
글에 깊이를 주며 본론과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었다.

본론 1은 (6)에서 (8)까지로 출제자 지시에 따라 글 두 개를 비교한 부분이다.
글 길이도 적당하고 보기 글에 크게 매달리지 않아서 좋았다. 잘 정리하였다.
본론 2는 (9)에서 (14)까지인데, 어떻게 사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를 정리하고
자 하였다. 글쓴이 생각은 한 마디로 말해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개척하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 단락에서는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왜 좋지 않은지, 또는
현실을 개척하고 사는 것이 왜 좋은지에 대해 열심히 설명해야 한다.
따라서 (10)번 문장은 반대 주장에 동조하는 내용이므로 빼야 한다. (11)번 문
장에서 ‘안주하면 발전 가능성을 죽인다’라고 하였으므로, 그 뒤로는 어째서 발
전 가능성을 죽이는지, 발전 가능성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그런데 ‘어째서’는 없고 (12)∼(13)에서 ‘어떻게 되는지’만을 언급하고 있다(‘살
아남기 힘들다’). (14)에서는 논거 없이 ‘어쨌든 바람직하지 않다’는 식으로 언
급하며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갔다.

본론 3은 (15)에서 (21)이다. 이 단락은 왜 만들었는지 모를 정도로 성격이 모
호하였다. 삶을 개척하는 것이 위험한데다가 모두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면
서도, ‘어쨌든’ 사회를 위해 모험을 해보라는 식이다. 해고될까 두려워 부정을
눈감아 주는 것과 이 글 논제가 무슨 관련이 있는지? 글쓴이는 본론 2에 이
어 ‘어떻게 되는지’를 좀더 설명하려고 한 듯하나, 확신이 없어서 (15)∼(18)에
서 변명하기에 바빠서 본론 3단락을 망가뜨렸다.

결론은 수박 겉 핥기 식으로 끝냈다. 본론에서 깊이 있게 다루지 못했기 때문
에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는 셈이다. 즉, 토끼가 현실에 머무르지 않고 굴 밖으
로 나가려다가 좌절한 사실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에 대해서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어쨌든 밀고 나가라’고 잠깐 언급하였을 뿐이다.

2) 문장 분석
ⓐ → 간단히 ‘현대인은’으로.
ⓑ → 같은 말을 겹쳐 씀. ‘잠을 자다’도 같다. ‘달리 살고 있다’로.
(2) → 군더더기. 뺄 것. 1번 문장으로 충분하다.
ⓒ → ‘나름대로’는 다른 말에 기대어 써야 하며 ‘의’를 붙이지 않는다. ‘자기
나름대로’
ⓓ → 간단히 ‘그에 따라 살려고’로. 이 뒤로도 ‘삶을 살다’라는 말이 많다.
(4) → 군더더기. 3문장과 같은 말. 뺄 것.
ⓔ → 간단히 ‘세계를’로 바꾸자. 더 나은 세계를 ‘제대로’ 알았으면 눈이 멀지
않았을 것이다. ‘동경하다’라는 단어만 있어도 충분하다.
ⓕ → 과장하지 말고. ‘즐거움(행복)을 찾으며’로.
ⓖ → 군더더기. 뺄 것.
(9) → 문장이 장황하다. 간단히 ‘사람들은 더 나은 삶을 위해 자신의 삶을 개척
해 나가야 한다.’로 바꾸자.
ⓗ → 영어식 물주구문. ‘내리기 쉽다’로 바꾸자.
ⓘ → 정확히 ‘안정적이겠지만’으로.
ⓙ → ‘바람직한 것으로, 바람직하다고’로 바꾸자.
(15) → 군더더기.
ⓚ → ‘행복하게 살지는 않는다.’로.
ⓛ → 간단히 ‘안주한다면’으로.
(20) → ‘마찬가지’라는 말은 다른 짝과 함께 쓰이는 말이다. ‘그것과 마찬가지
이다.’로.
ⓜ → ‘행동 주체’가 잘못되었다. ‘사람들이’로.
ⓝ → ‘부와 명예 이상’이 어떤 것인지? 모호한 표현.
(22) → 문장이 너무 길다. 문장을 두세 개로 나누자.

3)총평
이 학생은 문제를 제기하고, 논거를 대며, 마지막에 이런 것을 주장해야겠다는
큰 틀은 잡고 있으나, 그 글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정리할 것인지를 모르고 있
다. 말하자면 아직 세부적인 개요짜기가 미숙한 편이다.
문장이 장황하고, 한 단락의 집중력이 떨어진다. 말을 빙빙 돌리며 핵심을 찌르
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단락의 구성 원리를 좀더 익히되, 문장력과 어휘
력을 높여야 한다. 말하자면 한 단락을 정리할 때 어휘를 정확하게 쓰고 문장을
간결하게 하되, 중심생각을 확실히 드러내야 한다.

3. 학생 글 ②

(1)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과 맺어져서 살아가고 그 맺어짐은 사회를 이루게 된
다. (2) ⓐ그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각자가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가며 생활
해 간다. (3)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이나 환경에 만족하며 살
아가지 않는 것 같아 보인다. (4) 예를 들어, 가난이 불만인 사람이 볼 때는 부
자가 아무 불만이 없이 살아 갈 것 같지만 부자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부에 대한
욕망 같은 불만이 있을 수 있다. (5) 하지만 이러한 불만은 얼마든지 생각의 전
환으로 기쁨으로 바꿀 수도 있다.

(6) 가)에서의 토끼는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그 새로움에 다가설
용기가 없는, 만약 다가서더라도 원래 가지고 있던 것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
하는 인간의 한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7) 이런 토끼의 모습은 세상에 대한 불
신과 불만으로 자신을 세상과 ⓒ격리시켜 고립시켜 버린 인간의 모습과도 같다.
(8) 이러한 태도는 많은 부작용을 낳게 된다. (9)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새로
운 것을 거부하는 불신과 같은 편견은 결국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버려진 인간
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10) 추운 겨울 지하철역에서 노숙을 하는 걸인들이 그
러한 인간상의 대표적인 예이다. (11) 자신이 처한 현실을 ⓓ이겨낼려고 하는 노
력만 있으면 충분히 더 나은 삶을 살수 있을 텐데 막연한 두려움과 ‘나는 안
돼’하는 편협한 생각이 그들의 인생을 끝까지 망치게 하는 것이다. (12) 이러한
태도는 인간 자신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선 버려야할 태도인 것이다.

(13) 나)글에선 어려운 작업 환경에 누가 봐도 좋지 않은 직업을 가진 사람이지
만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라도 자신은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자신의 삶에
만족해 살려는 모습은 이 시대 누구나 본 받아야할 태도다. (14) 이런 긍적적인
태도는 자신의 인생을 밝게 하며 더 나아가 온 세상을 밝게 ⓕ할 수 있는 태도
다. (15) 긍적적인 태도를 갖게 되면 사회에 대한 ⓖ불만이 없어지게 되고 ⓗ그
로 인해 사회는 더 건강하게 될 수 있다.

(16) 두 지문에서 나타난 삶의 태도는 인간의 삶에서의 버려야 할 태도와 가져
야만 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17) 부정적인 것보다는 ⓘ긍정적인 것이 좋듯
이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가지는 것이 ⓙ가져야 할 태도가 된다. (18) 부정적인
태도는 부정적인 미래를, 긍정적인 태도는 긍정적인 미래를 약속하는 것이기 때
문이다.

(19) 세상을 살다 보면 누구나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다. (20) 하지만 그런 어려
움은 생각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충분히 극복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21)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긍정적인 생각을 지닌 태도이다.
(22) 인간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 긍정적인 태도를 지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을 해보아야 할 것이다.

1) 구조 분석
이 글은 모두 다섯 단락이다. 서론은 (1)에서 (5)까지이며, 본론은 (6)에서
(15)까지이다. 결론은 (16)부터 끝까지이다. 그리고 본론을 두 단락, 결론을 두
단락으로 다시 나누었다. 이 글은 논술글의 기본 형식을 갖추고 원고량를 잘 안
배하였으며, 전체적으로 글의 흐름을 잘 잡았다. 그러나 주어진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깊이를 주지 못하고 막연한 이야기만 하다가 끝났다.

서론에서는 ‘만족, 불만’을 거론하여 앞으로 논의할 방향을 잘 지적하였다. 다
만 깊이 있게 정리하지 못하고, 너무 당연한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고 있었다.
본론 1은 (6)에서 (12)까지인데, 글 가)를 정리하고 자기 생각을 덧붙였다. 가)
에 있는 토끼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찾아 굴 밖으로 나가려하였
다. 그러므로 (6)∼(7) 문장은 토끼를 잘못 본 것이며, 잘못보지 않았다면 어떤
면때문에 그렇게 볼 수 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따라서 (8) 이후의 문장은 논거
없이 제기한 주장으로 글쓴이의 편견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노숙자들이 일을
하고 싶어도 마땅한 일자리가 없는 경우도 많다.

본론 2는 (13)에서 (15)까지이다. 여기에서도 본론 1방식처럼 글 나)를 정리하
고 자기 생각을 덧붙였다. 그러나 (13)에서 자기가 놓여 있는 현실에 적응하는
사람이 바람직하다고 했으면, 그 뒤에서는 ‘왜, 어째서’ 바람직한지를 설명해야
한다. 그런데도 (14)∼(15)에서 계속 ‘훈계’만 하고 있다. 논술글은 자기 주장
을 설득하는 글이지, 자기 주장을 강요하는 글이 아니다.

결론은 (16)에서 끝 문장까지인데, 이 글에서 두 단락으로 나눈 이유를 모르겠
다. 글쓴이가 결론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17)번 문장이다. (18)문장은 본론으
로 가야할 문장이다. (19)는 서론으로, (21)은 본론으로, (22)는 서론으로 가야
한다.
본론에서 제대로 논의한 것이 없기 때문에, 결론 끝에 와서 도로 처음으로 돌아
가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글쓴이가 본론에서 긍정적인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하고, 결론에서 ‘그
러므로 긍정적인 태도로 살자’고 주장해야 했다.

2) 문장 분석
(1) → 너무 당연한 말. 군더더기.
ⓐ → 군더더기. 뺄 것. ‘사회를 살아가다’라는 말도 없다.
ⓑ → ‘의’를 빼고 ‘대부분 사람들, 사람들 대부분’으로 바꾸어야 옳다. 그리
고 ‘대부분’의 기준은 어디까지? 90%? ‘많은’으로 누그러뜨려서 쓸 것.
(5) → 결론으로 가야 할 문장.
(6) → 보기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이 토끼는 전혀 준비하지 않고 무작
정 새로운 것에 접근한 토끼였다.
(7) → 비약. 보기글에서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가 없었다.
ⓒ → 같은 말 겹침. 하나를 뺄 것.
(8) → 영어식 물주구문. ‘이런 태도 때문에 부작용이 많다.’
(9) → 문장이 길어지면서 주술이 호응하지 않는다. 문장을 짧게 끊어 해결할
것.
ⓓ → ‘이겨내려고’가 옳다. ‘먹을려고, 갈려고, 할려고’에서도 ㄹ받침을 다 빼
야 한다.
(13) → 문장이 길다. 두세 문장으로 끊을 것.
ⓔ → 영어식 문장.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 → 간단히 ‘한다’로.
ⓖ → ‘불만이 없어지고’로 바꾸자. ‘-게 되다’라는 말이 이 한 문장에 세 개나
들어 있다. 다른 곳에도 널려 있다. 모두 찾아서 없애 보자.
ⓗ → 군더더기. 없어도 됨.
ⓘ → 왜 좋을까? 글쓴이만 알고 있다.
ⓙ → 문장이 꼬였다. 간단히 ‘좋다’쯤으로.
(20) → 너무 당연하여 하나마나한 소리. 뺄 것.

3) 총평
이 학생은 이 문제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자기 생각을 드러내려고 하였
다. 막연히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것을 정리하고 있을 뿐이
다. 이 문제가 묻고자 하는 것은 ‘긍정적 태도, 부정적 태도’가 아니라 ‘현실에
만족하여 안주할 것인지,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개척할 것인지’에서 선택하여 생
각을 정리하라는 것이었다.
지하철역 노숙자를 바라보는 시각을 보면, 이 학생은 사람 사는 세상을 크게 고
민하지 않았던 것 같다. ‘가난’을 곧 ‘무능, 나태’로 연결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고민해 보아야겠다.
문장력도 있는 편이고 글 전체 구조도 잘 잡고 있다. 그러므로 우선 단락의 원
리를 제대로 익혀서 한 가지 사실에 집중적으로 매달려 그 한 가지를 어떻게 효
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를 연구해야겠다. 원고지 두세 장 쓰기 연습부터 시작
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