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좋은 자리 – 한가한 사람만 보세요.-고종현

제 목
제일 좋은 자리 – 한가한 사람만 보세요.-고종현
작성일
2000-06-22
작성자

이름 : 고종현 ( ) 날짜 : 2000-06-22 오후 3:27:37 조회 : 119

젤 좋은 자리…

오늘 아침도 여느때처럼 늦은 아침을 빵으로 떼우며 000버스에 올라 탄다.
약간은 늦은 출근 시간임에도 버스안은 여유가 없어 보인다.
내리는문의 맞은 편 내가 젤 좋아하는자리 마저 누군가에게 정복당해 있다.
벌써 입사한지 6개월이 넘어가도록 한번도 뺏긴적이 없는 자리…
그 곳은 잠시 졸다가도 버스문열리는 소리만으로 내릴곳을 미리 알고 졸다가도 재빨리 튈수있는 자리…단지 이 유치한 이유만으로 나에겐 가장 좋은 자리 인 것이다.
어쩐일인지 매일 지각하는 나로서는 첨있는 일이다.내 자리가 남의 차지가 된다는 건…
나는 비좁은 버스안을 고개를 조아려 가며 젤 좋은 그 자리로 향한다.
나의 얼굴을 힐끗 쳐다보는 중년의 뚱띵이…세상에 이렇게 순식간에 누군가가 싫어 진다는건 나 역시 믿지 못할일이었다.
제발 회사가 가까워지기전에 내려라…주문까지외워보지만 이 강도같은 녀석은 고개를 떨구고 코까지 골아댄다.ZZZ
어쩔수없다.난 그 사람의 어깨에 내 몸을 비벼대며 깨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부러 숨을 참고 얼굴을 붉게 만들고 …이렇게 하니 식은 땀까지 난다…영락없는 위급 환자다…
그때
‘저 여기 앉으세요’
친절하게도 옆자리의 아가씨가 일어나려 한다.
‘괜찮아요’
식은 땀을 흘리며 그아가씨의 권유를 마다하고 이 형편없는 침략자의 눈치를 본다.젠장 힐끔 쳐다보더니 창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하지만 주위의 시선이 나를 의식하는걸 느낀다.
‘야! 저 사람 왠지 불안해 보이는데…’
‘너무들하네…자리 좀 양보해주지…’
난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더욱 더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곧이어 버스는 어느 정거장에 멈춰섰고 그 불한당,그 왜놈 같은 자식이 무거운 엉덩이를 들고 일어나 내리는 문으로 황급히 뛰어 갔다.
난 손등으로 땀을 닦으며 ‘휴~우’하고 한수믈 내쉬곤 자리에 앉았다.
너무도 편한 이 자리 내가 젤로 좋아 하는 자리,젤 좋은 자리…
잠시 고개를 숙이고 주위에 귀를 귀울였다…
버스가 멈추는 것같다..왜 일까? 신호대기 중인가…
기차지나는소리…갑자기 웅성 거리는 소리…까마득하게 비명 소리도 들리는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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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봅니다.”..길게 아나운서의목소리가 들린다…
“오늘 오전 0시00분에 000번 시내버스가 철로를 건너다 기계고장으로 달려오던 새마을호 열차와 부딪혀 중간 부분에 앉은 승객 000씨가 사망하고 나머지 승객들은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잴 좋은 자리에 앉은 그 승객만 …..
잴 좋은 그자리에서…..

—역시 퍼온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