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블레이드를 샀어요…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세요? 운동을 하세요. 요즘 제가 운동 덕(?)을 톡톡히 봅
니다. 저는 낙천적으로 살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적은 편입니다. 지난 4-5년 전에
는 검도를 했는데요. 새벽 5시에 한바탕 땀을 흘리고 들어오면 어떤 때는 체력
이 달려, 목이 잠길 때도 있었는데 그래도 그때 책(이렇게 해야 바로 쓴다)을 썼
지요. 그러다가 이 학교로 오면서 운동을 못했어요. 가끔 운동을 하려고 수영도
해보고 했지만 지속적이지 못했어요.
그러다가 근래에 들어 몸이 불덩어리 같아요. 생각해 보니 여러 스트레스로 몸
이 뜨거워진 것이지요. 원래 스트레스는 화(火)이니까, 몸에 축적이 되면 그 불
이 자신의 체력을 태우지요. 그래서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지치고, 오후쯤이면
기력이 떨어져 비실비실하지요. 틈만 나면 졸고요. 한약(보약)을 먹으면 몸 안
의 불을 잠시 재울 수는 있지만, 불씨가 남아 있기 때문에 틈만 나면 불이 다시
살아납니다.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불(스트레스)을 몸 밖으로 내보내야지요.
그래서 한 달 전부터 아침에 스쿼시를 하기 시작했어요. 땀을 쭉 쏟지요. 그러
면서 손바닥이 화끈화끈한 증세가 없어졌어요. 스트레스로 손바닥이 뜨거울 때
는 제가 찬물에 손을 담그고 있을 정도였거든요. 내친 김에 요즘 자가용을 집에
놓고 다닙니다.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해요. 그리고 저녁 때 집에 와서 작은
딸내미 밝은누리랑 놀아줄 겸하여 롤러블레이드를 타려고 롤러블레이드를 새로
하나 샀어요.
롤러블레이드를 사 가지고 와서 바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표정을 보면 롤러블레이드 선수
들처럼 여유가 있어 보이지만, 넘어질까봐 가까이 오지 말라고 서로 소리 지르
며 간신히 일어서서 찍은 것입니다.
오른쪽에 있는 하얀 차가 우리 차입니다. 아반테 투어링이지요. 그 오른 쪽이 우리 집인
데, 사진에는 안 보이네요. 사진으로 보니까 우리 동네가 참 깨끗하네요.
밝은누리가 독사진을 찍어달라고 해서 한 장 찍었지요. 간신히 서있으면서도 개를 안고
있군요.
우리집에서 기르는 개입니다. 두 살이 조금 넘었어요. 마르티즈인데 수놈이고요, 개 이름
은 ‘다롱이’이지요. 아주 영리해서 데리고 있으면 심심한 줄 몰라요. 아들이 없는 우
리 집에서 아들 노릇을 합니다. 나는 졸지에 개 아빠(?). 그럼 나도 개?
어쨌든 불(스트레스)을 몸밖으로 내보내려면 운동으로 땀을 흘리세
요. 아참, 우리집 큰 딸이 나더러 한 마디 하더군요. ‘얘들아, 니들이 길을 걷다가 또
는 버스를 타고 가다가 생활 한복 입고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출근하는 사람을 보면 인
사해라. 우리 아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