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국회의원
지난 7월 여당 젊은 국회의원이 성희롱 발언을 하여 나라가 시끄러웠습니다.
?당사자는 억울해 하지만 작은 것이 쌓여 큰 것이 되듯이 그런 식 발언은 이미
?오래전부터 쌓여 온 것입니다. 발 빠른 누리꾼들은 그 국회의원이 누리집에 올
?려놓은 동영상에서 또다른 성희롱 발언을 찾아냈습니다. 그러니 만화가가 잡지
?에 만화를 연재하다가 나중에 단행본으로 발간하듯이, 그 국회의원은 평소 작
?은 농담과 희롱을 쌓다가 이번에 큰 희롱을 터트린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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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국회의원 누리집에 가보면 이력이 화려합니다. 경기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법대와 대학원,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였습니다. 한때 시민 단체에서 일하기
?도 했습니다. 옛날식으로 말하면 ‘KS 마크’ 중에서도 제대로 된 ‘KS 마크’
?입니다. 그런 이력에 비추면 이 국회의원은 아주 엉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
?대방, 특히 여성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수준이 아주 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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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남다르다는 것은 일상적이지 않다는 뜻입니다. 관점으로 치면 평범한 사
?람이 생각하는 보편적인 관점을 넘었다는 것입니다. 공교육에서 강조하는 창의
?또는 남다름이란 그 사회가 합의한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보라는 뜻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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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남다르다는 것을 모든 사람이 ‘예’라고 할 때, 홀로
?‘아니요’라고 해야 하는 것으로 착각합니다. 그러나 역사를 통해 보편적으로
?검증되고 그 사회의 상식으로 받아들인 것조차 ‘아니요’라고 하면 그런 사람
?은 평범한 사람만도 못합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야 한
?다’라고 할 때 ‘아니요’라고 하는 사람은 아주 엉뚱한 사람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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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호주에 사는 교포가 우리를 보며 많이 변했다고 하였습니다. 요즘 한국
?인들은 다른 사람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식당에 일행
?으로 온 사람들이 각자 자기 이야기만 한다는 겁니다. 남의 말을 덮으려니 자
?기 목소리를 키워야 하는데, 남이 보기에는 그 일행이 크게 다투는 것처럼 보인
?다는 거지요. 한국이 경제 수준이 높고 성숙한 사회라고 하기에는 기본이 안 되
?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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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기 교실에서 강사는 수강생에게 짧은 글부터 쓰게 합니다. 즉, ‘슬프
?다’ 같은 정서를 서너 문장으로 구체적으로 표현해보라고 합니다. 그게 잘 되
?면 문장을 늘려 ‘헤어지는 것이 슬프다’를 좀더 넉넉하게 묘사하라고 시킵니
?다. 200자에서 400자, 600자로 양을 늘려나갑니다. 초보자에게 처음부터 1500자
?를 쓰라고 하면 느닷없이 엉뚱한 소리를 하며 양을 채운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
?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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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성희롱 사건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200자도 채우지 못하면서 1500자를 쓰려
?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국회의원은 서울대학교 법대를 가
?기 전에 초중고에서 기본을 익혀야 했습니다. 우리 사회는 젊은이에게 다른 사
?람 말에 귀를 기울이는 태도와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상식을 제대로 가르쳐야 했
?지요. 그런데도 초중고에서 기본을 무시하고 학생들을 일류대학에 보내는 것을
?최고로 치면서 이 같은 일이 벌어졌는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