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때 받으세요
어떤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여자들이 선물을 보는 생각을 풍자하였습니다. 여자
?들이 남자에게 받고 싶은 선물은 목걸이, 반지, 명품 가방입니다. 그러나 남자
?에게 주고 싶은 선물은 자기라는 겁니다. 자기가 곁에 있는 것으로 남자에게
?큰 선물이라는군요. 꼭 물건으로 주어야 한다면 목도리를 짜주겠다고 하였습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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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들은 겉으로 양성 평등입네 말하면서도, 여자를 위해 남자들이 헌신하기
?를 바라나 봅니다. 미혼 여성에게 ‘어떤 남자를 원하세요?’라고 물으면 대부
?분 ‘나를 끔찍이 사랑해줄 남자.’라고 대답하더군요. ‘내가 끔찍이 사랑하
?고 싶은 남자.’가 아닙니다. 무언가 바라기만 하고, 주는 것에는 인색한 것 같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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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여성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대부분 받으면 좋아합니다. 그러나 선물은 주
?는 사람이 받는 사람보다 더 기쁜 겁니다. 나를 위해 상대방에게 선물하는 셈입
?니다. 예컨대 어떤 남자가 여자에게 귀하고 비싼 것을 사줍니다. 그리고 그 힘
?든 과정을 여자가 알아주었으면 하지요. 그리고 놀라며 고마워하는 눈빛과 말
?을 보며 이쪽은 더 즐거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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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므로 어떤 선물이든 받는 사람은 무조건 고마워해야 하는지 모릅니다. 자
?칫하면 주는 사람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거 너 주려고 샀
?어.’라고 하는데, ‘누가 이런 거 사오래?’라며 거절하는 순간 모든 것이 무
?너집니다. 받는 사람은 그 정서가 순식간에 끝나겠지요. 그러나 주는 사람은 선
?물을 고민하고, 돈을 모으고, 선물을 고르던 수많은 과정이 다 사라져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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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애정 표현이 서툰 사람이 모처럼 상대방을 위한다고 용기를 냈는데 상대
?방이 모질게 거절하면 두 번 다시 그런 내색을 하지 않을 겁니다. 다시 해보려
?할 때는 주는 기쁨을 맛보기 전에, 상처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서기 쉽습
?니다. 일이 제대로 안 풀릴 때마다 가만히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공연히 나서
?는 바람에 상처받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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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 바쁜 며느리가 일부러 챙겨주면 맛이 없어도 맛있게 드셔야 합니다. 형
?편이 어려운 아들이 용돈을 듬뿍 주면 가슴이 아파도 덥석 받으셔야 합니다. 남
?편이 퇴근길에 느닷없이 꽃을 사오면 얼마에 사왔냐고 묻지 말고 환하게 웃으셔
?야 합니다. 어린 아이가 길에서 돌멩이를 주워다 주어도 귀하게 받으셔야 합니
?다. 그럴 만하니까, 그런 것입니다. 그걸 탓하면 그 사람은 앞으로 그 짓을 하
?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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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 보면 원래 무뚝뚝한 사람이 없는지 모릅니다. 뭔가 줄 때마다, 뭔가 배
?려할 때마다 상대방에게 상처를 받고 그 사람은 더 이상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겁니다. 말하자면 사랑을 받을 줄 모르는 사람이 자기 잘못은 생각지 않고, 오
?히려 정을 안 준다고 상대방에게 불평하는 셈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