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이명박과 새 이명박

제 목
옛 이명박과 새 이명박
작성일
2008-01-9
작성자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를 두고 희망을 걸거나 절망을 느끼면서 사람들
?이 말들이 많습니다. 5년 전, 10년 전에도 지지자 성향에 따라 똑같은 심정을
?느꼈겠지요. 이명박 당선자가 잘 할 거라고 봅니다. 지지했든 안 했든, 혹시 못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많은 사람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볼 테니까 크게 실수하
?지 않을 겁니다.
?
? 아주 오래 전입니다. 아는 사람 아이가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여러 모로 후유
?증이 컸습니다. 몸을 많이 다쳤지만, 마음도 예전 같지 않았습니다. 작은 일에
?도 예민하고 짜증이 심해지고 성격도 거칠어졌습니다.
?
? 병원에서 퇴원한 뒤, 그 아이가 학교에 다시 다니게 되었지만 친구들과 잘 지
?내지 못했습니다. 아이가 옛날 같지 않으니, 아이 친구들도 불편해 했습니다.
?얘가 과거와 다르다, 이상해졌다, 심지어 미쳤다고 하니 아이는 더 힘들어했지
?요.
?
? 그래서 그 부모는 좀 쉬자고 생각했고, 좀 한적한 고장으로 이사했습니다. 이
?런저런 일이 풀리지 않을 때, 이민을 고려하는 것과 같은 심정이었겠지요. 말하
?자면 나를 잘 모르는 곳에서 새 출발, 새 생활을 꿈꾸는 것이지요.
?
? 다행히 그 동네, 그 학교에서 아이가 잘 적응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그 곳에서
?는 이 학생을 달리 대할 것이 없었습니다. 과거에 어땠는지 알지 못하니까, 짜
?증을 부리면 뭐 기분이 안 좋은가 보다 생각하면 그만이지요. 즉,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원래 안 그러던 아이였다고 판단할 기준이 애당초 없었던 거지요.
?
? 교통사고 후유증은 나쁜 점도 있지만, 다른 관점으로 보면 다른 재주도 새로
?드러난 겁니다. 사고 이후에 잘 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과거보
?다 나빠진 것만 지적하니까 그 사람이 예전만 못하다고 보는 것이지요. 예를 들
?어 박지원 씨는 1990년대 10대 가수로 화려하게 활동했으나, 교통사고로 사경
?을 헤매다 깨어난 뒤 가수를 포기했답니다. 그런데 지금 작사 작곡가로 변신하
?여 가수 박현빈의 ‘오빠만 믿어’, 장윤정의 ‘이따이따요’를 만들어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그리고 금융컨설턴트로도 잘 나간다고 하네요.
?
? 아마 10년 전 친구와 요즘 친구가 만나면 그 사람이 그 사람인지 서로 의심할
?겁니다. 똑같은 사람인데도 교통사고 이전 친구가 알던 박지원과 요즘 친구가
?아는 박지원이 아주 다를 테니까요. 서로 ‘그 사람이 그래? 정말 그랬어?’하
?며 믿지 못할지 모릅니다.
?
? 이명박 당선자가 새로운 직책으로 새 출발을 하니, 새로 사귄 사람들에게 5년
?뒤 좋은 추억을 남겨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새로 사귄 사람들이 지금 있는 그대
?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 사람이 위장 전입과 위장 취업을 예사로 했다더
?니. 그래서 지금 이런 짓을 하는구나.’하며 옛날 기준에 동의하는 순간, 모든
?사람이 불행해지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