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그냥 놀면 안 됩니까?
음식점을 평가하는 방식에 따라 사람 사는 방식이 다르다고 합니다. 하류층은
?배불리 먹는 곳인지, 중류층은 맛있는 곳인지, 상류층은 분위기가 좋은 곳인지
?를 따진다는군요. 말하자면 삶의 질이 높아질수록 음식점을 먹는 곳 이상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어디쯤 와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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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가 길거리 음식을 먹으려고 합니다. 그 돈이면 영양가와 맛을 고려하여 통
?닭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이가 원하는 길거리 음식을 사주지 않습니
?다. 아이가 친구들과 그 음식을 먹으며 어떻게 어울리는지는 무시합니다. 중류
?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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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처럼 태국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하나라도 놓칠세라 가이드를 재촉하여 여
?러 곳을 둘러보고, 사진을 찍습니다. 남는 것은 사진밖에 없으니까요. 어느 관
?광객은 한 군데에 계속 머무르며 스킨 스쿠버를 즐긴답니다. 그것을 바보스럽다
?고 생각합니다. 여행을 끝내고 귀국하면 피곤하여 곯아떨어집니다. 중류층입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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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 농장 밭을 얻었습니다. 빈 틈 없이 빽빽하게 이것저것 심습니다. 열무를
?뽑았으니 그 자리에 얼갈이를 심어야 합니다. 밭 가장자리를 따라 콩을 심고,
?옥수수도 심었습니다. 사먹는 것보다 싱싱하고, 싸고, 무공해 채소입니다. 비
?를 맞고 이곳저곳에서 쑥쑥 자라는 채소를 보니 가슴이 뿌듯합니다. 중류층입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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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래 전 봄에 러시아에 간 적이 있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니 파란
?평원이 아주 드넓었습니다. 추운 나라라고 들었는데, 우리 일행은 이 봄에 러시
?아 사람들이 그 평원에 뭘 심었는지 궁금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냥 풀밭
?이고 아무 것도 심지 않은 빈 들판이었습니다. 참 부끄럽더라고요. 그때까지 우
?리는 땅덩어리는 놀리면 안 되는 것으로 알았지요. 놀면 뭐하나 싶어서, 몸도
?망가질 때까지 막 굴려야 하는 것으로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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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우리는 성공, 효율, 결과 강박증에 사로잡혀 삽니다. 학교를 학교로 보
?지 않고, 성공의 통로로 봅니다. 그래서 아이 생각은 무시하고 어느 고등학교,
?어느 대학교에 보내느냐를 부모가 판단하려고 합니다. 집은 집이 아니라 재산
?과 지위를 의미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아파트를 여러 채 사두었다가, 나중에
?그 차익을 톡톡히 챙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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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면서도 때로는 자기가 아니고 공무원들이 해외여행을 하면 주민 혈세로 관
?광을 나갔다고 따집니다. 일정에 견학보다 관광이 더 많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한 마디로 말해 그 공무원이 주민을 위해 밤낮없이 일할 생각은 하지 않고 놀러
?갔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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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어느 도시 주민들이 공무원들에게 처음부터 아무 부담 없이 푹 쉬고 오
?라고 내보낼 수 없습니까? 공무원이 반드시 선진국 제도를 익혀야 하고, 그곳
?공공청사를 방문하고, 그곳 공무원을 만나야 합니까? 효율 강박증에 빠져 배부
?른지, 맛있는지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