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을 계산해 보니….

제 목
퇴직금을 계산해 보니….
작성일
2001-03-8
작성자

엊그저께는 김대순 부장님을 비롯하여 몇몇 분과 소주를 마셨습니다. 그것도 새
벽 세 시까지…. 중간에 다른 분들은 가시더라구요…. 내일, 출근해야 하니까
요…. 전 출근하지 않아도 되니까, 깡으로 버텼습니다… 결국 자칭 주선(酒仙)
이라는 김 부장님도 어쩌지 못하고 끝으로 가셨습니다…. 백수의 위력을 실감했
습니다…

저는 퇴직하면서 연금으로 받지 않고 퇴직금을 몽땅 한꺼번에 받았습니다… 연
금생활자…. 이 말을 들으면 저는 러시아 노인들이 연상됩니다…. 그래서 하루
를 살더라도 통장에 두둑히 싸놓고 보자는 생각에서 모두 일시불로 신청하였더
니 3월 6일 연금공단에서 입금하였습니다.

23년 근무한 퇴직 일시금이 8647만 1140원입니다… 이 돈을 은행에 정기예금으
로 맡기면 이자를 40만원쯤 줍니다. 그런데 연금으로 돌리면 120만원쯤 주지
요… 그래서 나라에서는 연금을 일시불로 받아가기를 원합니다… 연금 수급자
에게 은행 이자의 세 배를 지급해야 하는데다가, 현직 공무원 봉급이 오르면 연
금자들 연금도 올려주어야 하거든요… 저는 끝까지 애국적인 행동을 한 겁니
다.. ^^;

퇴직 수당은 3088만 2500원입니다….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든, 연금으로 받
든 퇴직자에게 무조건 지급되는 금액입니다… 물론 봉급액, 근무 기간에 따라
다르지요…..

경기도교육청에서 지급한 명예퇴직 수당이 짭짤합니다… 남은 재직 기간이 10
년 넘는 사람들은 봉급 반액에 곱하기 90을 합니다. 제 봉급 반액 80만원에 90
을 곱하니 7200만원… 정확히 7201만 8900원을 받았습니다… 23년을 근무한 퇴
직 일시금에 버금가는 금액입니다… 그만 두는 것을 서운해하지 말라고 주는 돈
이지요…. 봉급액이 작아서 그렇지, 따지고 보면 약 4년(정확히 45개월) 봉급
을 준 셈이지요…. 요즘 일반 회사에서는 2년, 또는 1년 정도를 따져 줄 겁니
다…

이 밖에 다른 분들은 교원공제회에서 지급하는 돈도 있는데, 저는 교원공제에 가
입하지 않아 한 푼도 못받았습니다..

그래도 세 개를 모두 더하니… 계산기를 꺼내고… 너무 큰 돈이라…. 이런,
에러가 나네요… 여덟자리 계산기라 억을 넘으니, 더하지 못하는군요…. 종이
를 꺼낸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에… 모두 1억 8937만 2540원입니다…
약 1억 9천만원…..

넘보지 마십시오…. 공무원 퇴직한 사람 돈은 먼저 보는 놈이 임자라고 해서,
여러 사람 이름으로 은행에 넣어 놓았습니다… 때려 죽여도 안 나옵니다….
나, 사업 안 합니다… 나, 집 있습니다.. 무슨 말로든 꼬시지 마십시오… 은
행 이자(월 0.5%) 이상으로 돈을 불려 준다는 이야기는 모두 사기로 알고 삽니
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