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돕는게 쉽다
김성훈
2012년 8월 7일 오후 4:00 ·
많은 비영리, 비정부 기구들은 자신들의 설립목적과 활동이 사회 공익적이고 공공선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많은 사회적 지원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민들레의료생협만 7억원 가량의 출자와 또 조합원 대출, 일상적 사업 이용을 통해 유지되고 있다.
한편, 민들레의료생협은 또 다른 비영리조직들에게 연대와 후원의 요청을 받게 된다. 어제 이사회의 논란도 그것이었다. 적자인 상태에서 무슨 후원이냐, 어려운 건 마찬가지고 없는 넘 끼리 비비며 살아야 한다는 두가지가 쟁점이 된다.
그러면서 자립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많은 사회적경제조직들이 자립하기 위하여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자. 사람들의 살림살이라는 것이 자립이 가능했더라면 협동조합을 설립할 필요가 있겠는가? 자립이 안되기 때문에 협동하고 연대해서 살아가자고 하는 것이다. 유일한 자립의 방법은 서로 의지하며 서는 것.
그래서 자기 조직의 세를 확장하고 그 참여자들에게 돈과 몸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보나 그 참여자들이 속한 또 다른 조직에 후원하고 연대하는 것은 그 조직의 형편에 따라 간을 보거나 그 조직에 자립 가능한 혁신을 요구하면서 지원을 망설이게 된다. 사람들이 자기처럼 좋은 조직에 후원하지 않는 것에 실망하면서 자기 역시 또다른 공간에서 유사한 목적으로 일하는 조직에 후원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물론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자기 살림살이가 온전치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고민이다. 그런데 그놈의 살림살이를 온전하게 하려면? 너가 살아야 내가 산다. 너무 자주 듣고 충분히 알고 있는 말 같지만 선택과 결정의 순간이 오면 자기 안으로 쪼그라들게 된다. 이게 자본주의를 극복해야 하는 이유이다. 인간을 타락하게 만든다.
한 이사님이 말씀하셨다.
“만약, 내 형편이 어렵기 때문에 그 조직을 후원할 수 없다면, 개인적으로 매달 적자 살림살이 구조인 내가 민들레의료생협에 나와서 활동하고 출자하는 것도 멈추어야 한다.”
각자도생하고자 하면 공멸할 것이고 자립하고자 하면 연대해야할 것이다.
모든 요청에 다 응할 수는 없다. 전체적인 차원에서 우선순위 조정도 필요하다. 지역에 지역사회 변화전략을 가지고 함께 움직이는 연대의 구조가 없다보니 개별조직들이 죄수의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반대의견을 낸 이사들의 고민을 잘 승화시켜야 할 시점이다.
좋아요 · · 게시물 팔로우 취소 · 공유하기
Yongjin Kim님, Hyoan Jang님 외 19명이 좋아합니다.
한효석 모두 맞는 말인데 왜 이렇게 어렵지. “똥구멍이 찢어지게 힘들수록 어떤 방식으로든 어떤 것으로든 연대하자”고 하면 돼잖아요..ㅋㅋ
2012년 8월 7일 오후 4:05 모바일에서 · 좋아요 · 3
김성훈 흠..돈이 없어 후원할 수 없다면 몸으로 때우는 연대의 방법을 고민해보자 이렇게 논의할 수 있었겠네요.
2012년 8월 7일 오후 4:08 · 좋아요 · 2
한효석 우리 어머니가 그랬습니다.. 돈으로 돕는게 제일 쉽다고요.. 몸으로 맘으로 돕는게 더 어렵다는 겁니다.
근데 오늘날에는 가끔 들러 시어머니에게 용돈쥐어주는 며느리가 더 대접받는다는 거지요. 어떤 식으로든 연대하고 협동해야 하고 그 사실만으로도 아름답습니다.. 힘내세요.. 도둑놈도 힘을 보탠다면 김성훈님을 좋아하는 겁니다.
2012년 8월 7일 오후 4:40 모바일에서 · 좋아요 · 2
김성훈 우리 엄니도 편찮으신 게 조금 덜할 때는 언제든 사람들을 불러모아 밥을 차려주고 텃밭농사 지은 거 나눠주고 그랬습니다. 한효석샘이나 저나 당장 어머니를 찾아가서 나를 이쪽 계통으로 몰고 간 것은 내가 친구를 잘못 만나고 나쁜 책을 봐서가 아니라 엄니때문이라고 따져야 겠네요.ㅎㅎ 어제 이사회에서도 결국 지역화폐로 후원을 증액하기로 한 것은 돈말고 다른 것으로 연대하기로 한거라고 해석할 수 있을 듯요.
2012년 8월 7일 오후 4:48 · 좋아요 · 2
한효석 저는 뒤늦게라도 좋은 사람을 만나기 바랐는데, 김성훈 샘한테 엮었습니다그려…ㅠㅠ
2012년 8월 7일 오후 4:54 모바일에서 · 좋아요 · 1
조세종 비영리조직에 대한 연대와 후원 문제가 아닌거 같은데, 그것보다는 어느 한 조직에 대한 더 많은 후원이 문제의 요점이었어요. 특수관계로 인정하고 후원하는 것이 조합원들에게 설득할 수 있는 것인지, 새로운 조합원들이 그러한 사항을 알지도 못하고 동의도 없는 상황에서 그 조직만 지속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였지요. 저는 그러한 관계를 민주적인 절차없이 지속적으로 용인한다는 것이 결국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봅니다. 통진당 사태의 원인을 찾고 보면 그네들만의 방식을 조직의 구성원들이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봅니다….
2012년 8월 7일 오후 6:16 · 좋아요 · 1
김성훈 이사장님 맞아요. 그런 쟁점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제가 보기엔 우리가 형편이 어렵다는 것이 특수관계조직에 대한 연대에 소극적이었던 것도 있었지요. 이사장님이 말씀하신 쟁점에 대해서 말하자면 저는 특수관계 조직에에 대한 지원이 너무 적다고 보고 이 두 조직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전망에 책임있는 사람으로서 스스로 반성하게 되고 제가 역할할 수 있을 때 시정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사안을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것이 비민주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더 보기
2012년 8월 7일 오후 7:37 모바일에서 · 좋아요 · 1
조세종 그러니까 앞으로도 이사회에서 챙기는게 맞습니다…
2012년 8월 7일 오후 8:20 · 좋아요
조세종 그저 나같이 평범한 사람도 인색해서 사랑하지 않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다만 힘겨워서 사랑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겁니다. 그 경지가 넘으면 누구나 성인이 될 것이고, 그리고 저도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2012년 8월 7일 오후 8:40 · 좋아요 · 1
김성훈 ㅎㅎ신부님. 우리 신부님.
2012년 8월 7일 오후 9:16 모바일에서 · 좋아요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