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에 대한 예의

제 목
자본주의에 대한 예의
작성일
2012-05-27
작성자

우한기
2012년 5월 27일 오후 12:19 모바일에서 ·
애들 글쓰는 틈을 타 바람 쐬러 나갔다가 천둥소리에 화들짝 놀라 급하게 학원 안으로 뛰어든다.
끙끙대는 아이들 보니, 덩달아 답답다.
이 좋은 글들을 즐기지 못하고, 기어이 시험으로 대하는 게,
이것도 재주라고 그 괴로움을 뜯어먹고 사는 게,
온당한가, 천둥이 묻는 듯.

자본주의에 정면 도전하는 글을 쓰고 그런 강의를 하면 이놈의 자본주의가 합격도 시켜주고 밥도 먹여준다.
이 기막힌 짓을 나는 천연스레 17년째 하고 있구나.

우석훈인가, 블로그에서 이런 글 읽은 게 떠오른다.
운동권 출신으로 논술 강사하는 놈들은 쓰레기다!
그로 하여 얼마나 괴로웠던지.

근디 말야,
그런 말하는 너도 시장에서 책팔아 먹고 살잖아!

자본주의의 포용력이란!

부르디외가 묻는다.
내 강의가, 내 책이 널리 퍼뜨려질 만한 가치가 있는가?
내가 답한다.
그렇다!
그렇다면 피하지도 괴로워하지도 말고 더 열심히 하라,고 그가 격려한다.(‘텔레비전에 관하여’에서)

하여 나는 천둥소리를 격려로 받아들이련다.
자본주의가 주는 돈 받아 더 열심히 자본주의와 싸우는 것,
자본주의에 대한 예의(라고 니체가 말할 듯). ㅋㅋㅋ
1좋아요 · · 공유하기
최정규님, 양선규님 외 86명이 좋아합니다.

권도반 자본주의에 비판적인 정서가 있으니까 자본주의사회의 대중이 좌파지식인을 먹여살리는거 아닐까요. 자본주의가 한기샘을 먹여살리는거 같지는 않아요.
2012년 5월 27일 오후 12:22 · 좋아요 · 3

Angela Lee 형이 아이들 진심으로 사랑하는걸 알기에 나도 격려를!!!
2012년 5월 27일 오후 12:22 모바일에서 · 좋아요 · 3

정상운 고추가루를 좀 뿌릴까요? 모리스 돕이 말했듯, 강의실 안에서 정의를 부르짖는 학생들의 열기는 금방 사라져버립니다. 노동가치설을 읊는 학생들이 나중에는 자본가의 편에 서서 노동자를 착취하는 이들이 된다는 것. 이런것도 있죠? 모리스 돕이 느꼈던 비애가 이런것 아니였을 까요?
2012년 5월 27일 오후 12:36 모바일에서 · 좋아요 · 2

임미리 1. 먹고는 살아야 한다.
2. 강의실 안팎의 처신이 다르지 않다.
첨 뵙는 분이지만 이 정도 ‘타협’이면 족하지 않을까 함.
2012년 5월 27일 오후 12:45 모바일에서 · 좋아요 · 3

이강희 사교육 시장에서 밥 벌어먹고 사는 사람치고 그런 갈등 겪어보지 않은 사람 어디 있겠어요. 갈등하는 만큼 애들에게 더 신경쓰고 일로만 바라보지 않으려고 더 노력하게 되는 거 같애요. 다른 곳에선 듣기 함든 얘기도 많이 들려줄 수 있고 혹 지나치게 비틀어진 세계관이 있다면 붙들고 끈질기게 얘기할 수도 있고. 그래도 제 작은 소망은 조금 덜 써서 조금 덜 벌어도 되는 시기를 조금이라도 더 앞당겨서 동일한 질의 교육을 수업료에 상관없이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거예요. 그런 날이 빨리 오도록 저도 이 사회도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2012년 5월 27일 오후 12:47 모바일에서 · 좋아요 · 10

Young-sook Kweon 아마도 충분히 ‘도전적’이지 않는가보네요. 자본주의가 그리 호락호락하진 않을겝니다…ㅋ
2012년 5월 27일 오후 12:51 모바일에서 · 좋아요 · 3

한효석 언젠가 제가 서울 목동 잘사는집 아이를 가르치며 한겨레신문을 보라고 하였지요.. 그 부모님 반응이란… ㅎㅎ
역설적으로 그분들도 아이를 서울대 보내려고 한겨레와 경향을 구독하더라구요.. 이런 애들이 서울대를 가고 언젠가 판검사가 되었을 때, 고등학생으로 사회적 약자와 노동자를 공부하던 시절을 떠올려, 소수를 위해 한 번이라도 방망이를 두들일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ㅋㅋ
2012년 5월 27일 오후 1:03 모바일에서 · 좋아요 · 5

우한기 아이들이 어떻게 살게 될까, 이것까지 제가 어찌할 순 없을테죠. 다만 제가 제말에 부끄럽진 않나, 돌아봅니다. 으음… 열심히 살겠습니다.
2012년 5월 27일 오후 1:36 모바일에서 · 좋아요 · 4

김근식 고민과 삶을 결합시커보삼
2012년 5월 27일 오후 1:58 모바일에서 · 좋아요 · 1

이복규 현실과 이상. 갈림길에서 가장 적극적인 경계를 허무는 꽃. 아름답습니다.
2012년 5월 27일 오후 2:27 모바일에서 · 좋아요 · 1

황순식 이런 긴장감. 좋아요^^
그걸 유지하고 계신 선배님들. 존경합니다^^
2012년 5월 27일 오후 3:03 모바일에서 · 좋아요 · 1

송창호 운동권 출신으로 정치꾼이 되서 뇌물 받아먹는 것들이 쓰레기 아닌가? ㅎㅎ
2012년 5월 27일 오후 4:02 모바일에서 · 좋아요 · 2

안병립 뭐 자본도 자본주의도 운동(권)의 논리를 필요로 할 뿐이죠? 아주 쿨하게 냉정하게…
2012년 5월 27일 오후 6:20 모바일에서 · 좋아요 · 1

윤영상 힘내시게~자네랑 나랑 같은 처지라네^^
2012년 5월 27일 오후 8:12 모바일에서 · 좋아요 · 2

윤정근 형, 자본주의랑 왜 싸워요? 자기 노동으로 돈 버는게 죈가요?
2012년 5월 28일 오전 1:06 모바일에서 · 좋아요 · 2

남종석 음 다른 건 모르겠고, 대개 운동권 학생이 되는 경로는 예나지금이나같은 것 같아요.

대체로 고등학교때 진보적인 지식 언저리에서좀 안다 싶은친구들 중에 대학와서 제대로 운동권 된 친구는없었어요…내 수업들었던 아이들도 마찬가지구요…

대부분의 열성 운동권으로 진화하는 것은, 얼떨결에 선배 혹은 친구따라 집회갔다가 경찰 하는짓거리함 보고 “아 쩌 씨방새들”하고 분노를 하면서 “열받네 세상 왜 이렇지”하며 급진적으로 돌아서는 순돌이들이 권이 …더 보기
2012년 5월 28일 오전 1:16 모바일에서 · 좋아요 · 1

나미꾸 오래전 운동권 출신 직장동료(후배)를 제가 아주 많이 구박하던 기억이 새삼 떠오르네요. 신입주제에 업무능력 쌓는 일은 뒷전이고 허구헌날 운동권 후배 돕는 일에만 몰두했기 때문이죠. 직장업무는 건성으로 치부하고 운동권 일만 거드는 그 후배 덕분에 운동권 출신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이 여전한듯 합니다. 운동사업에 대한 진정성과 열정은 잘 모르겠지만, 일단 직장인으로서의 자세만 평가하자면, 무책임하고 무능하고 나태하고 게다가 시샘, 질투, 불화, 투정, 반목, 갈등, 험담, 반항, 고집, 변명, 아첨, 아부 심지어 패거리질까지 아무튼 처신과 처세 자체도 완존 저질이었다능… 사장 친척만 아니었으면 바로 날려버렸을텐데… ㅋㅋㅋ
2012년 5월 28일 오전 4:06 · 좋아요

최강문 우리 애 가르치다 말고 천둥번개 구경 나갔다고? 이런이런… ㅡ_ㅡ
2012년 5월 28일 오전 8:06 모바일에서 · 좋아요 · 1

우한기 허걱! 여기 학부모가 계셨구나. ㅎㅎ 근디 우리 언제 함 보나?
2012년 5월 28일 오전 11:11 모바일에서 · 좋아요 · 1

최강문 상담 함 하긴 해야는데…^^
2012년 5월 28일 오전 11:23 모바일에서 · 좋아요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