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승 선생님 – 당찬 새내기 교사
1997년 5월에 우리 학교에 한 무리 교생들이 오면서 학교가 활기로 가득 찼어요. 강민
승님을 처음 본 것도 그때였지요. 그러나 그때는 강민승님이 그저 그마만한 나이의 젊
은이였고, 나는 학생주임으로 '학교 폭력'에 관한 공문을 하루에도 몇 개씩 바쁘게 보
고하던 때라 관심을 둘 새도 없이, 그냥 그렇게 기억 속에서 사라졌어요.
그리고 그 다음 해인 1998년에 강민승님이 교사가 되어 우리 학교에 부임하였습
니다. 그때 첫 인상이 별로였어요. 강민승님에게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 전 해 학생주임을 하면서 너무 지쳐서 나 스스로에게 관심을 둘 수 없을 만
큼 감정이 무뎌 있어, '아, 새로 사람이 왔나 보다' 정도였던 것이지요.
그런데 '옛모임'이라고 해서 1997년도 학생과, 과학과, 환경과 교사들이 모여
중간/기말 고사 때 밥을 먹곤 했는데 그때 김동인 과학부장님이 강선생님을 데리
고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그때서야 찬찬히 강선생님을 들여다 볼 기회가 생겼지
요.
그래도 내가 강선생님을 괜찮다고 최종 판단한 것은 1년이 지나고 작년 1999년
이었어요. 옛모임은 30대 선생님이 많았는데, 젊은 강선생님은 젊은 교사 모임
이 훨씬 체질에 잘 맞을 텐데도, 잊지 않고 그때까지 옛모임에 꼭 참석하대요.
그러기가 쉽지 않을 텐데 말이지요. 젊은 사람치고는 되바라지지 않았다는 생각
이 들대요. 그렇게 이쁘게 보기 시작하니까 이뻐 보이대요. 더구나 북에서 온 여
배우(김혜영, 잇몸에 봉사하는 치약입네다 CF)로 착각할 만큼 얼굴도 닮았어
요.....
강 선생님을 잘 아는 교사들 한 마디....
김동인 선생님(과학부장) - 제가 무슨 일이 있어 절절 맬 때, 자청하여 제 수업
에 들어가더군요. 참 착해요. 학급 아이들에게도 친구처럼, 언니처럼 자상하게
대해 줍디다. 괜찮은 젊은이입니다.
김대순 선생님(전 연구부장, 소래고 근무) - 교생으로 왔을 때 내가 담당자였는
데, 굉장히 열심히 하더군요.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고 방식
이 긍정적이면서, 잘 웃고 명랑합니다.
한효석 – 교사가 된 이유는?
강민승 – 어릴 때부터 하고 싶었어요. 여고 시절에는 하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현실적으로 사회 생활이 가능하면서도 오래도록 할 수 있는 것이 교사라는 생각
이 들었어요. 그래서 관광과를 선택하고 대학에서 교직 과목을 이수했어요. 교
생 실습을 나오니까 정말 좋더라구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교직 시험에 대비했어
요.
한효석 – 욕심이 많다는데…
강민승 – (웃음) 제가 여러 모로 능력이 없어요. 일어 회화, 영어 회화 등을 배
우러 다녔어요. 한 때는 홈페이지 만들기, 엑셀 등을 배우러 다녔어요. 제가 전
공하는 관광과와 관련도 있구요. 아이들도 가르쳐야 하니까요. 그리고 그 당시
옆에 앉은 박윤미 선생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한효석 – 연수 점수와 상관없이 퇴근 후에 공부하러 다녔다고 하던데…
강민승 – 관광과는 분야가 아주 넓어요. 제가 답답해서 다니는 것이니까요.. 자
랑스럽게 말할 것도 못되지요. 해야 하는 것이니까요.. (웃음)
한효석 – 싫은 것을 싫다고 말하는 편이에요?
강민승 – 아니요, 잘 못해요.
한효석 – 그것은 미덕이 아니지요. 요즈음 같아서는 바보로 취급되기 쉽고요. 궁
극적으로는 상대방도 나쁘게 만들거든요….
강민승 – 예. 인정합니다. 그 부분이 제 장점이자, 단점이라고들 하세요. 맘이
좋은 것이 아니라 사실은 마음이 약하다고 봐야지요.(웃음)
한효석 – 학생들에게도 그렇게 대합니까?
강민승 – 예전보다 점점 나아지지 않나 싶어요. 요즘에는 많이 주관을 채우려고
해요. 그전에는 많이 끌려 다닌 편이었어요. 그런 면으로 교사라는 직업이 제게
는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제가 훈련받고 있는 셈이에요.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줄 알게…… 단점이 보완되는 셈인데, 그런데도 아직 많이 부족해요. 경
력도 많이 짧구, 일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아직 사리 판단이 정
확하지 못해서,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 무엇이 서로 도움이 되는 것인
지 모를 때가 많아요…..
한효석 – 그럴 때는 어떻게 해요?
강민승 – 주변 분들에게 많이 물어요. 저는 인복이 많아요. 어디를 가나 도와주
시는 분들이 많아요.. 이것저것 말씀해 주시는 것에서 얻는 것이 많아요.
한효석 – 내가 보기에는 강선생님이 받아들이려고 하니까 그분들이 주시는 것이
지요. 상대방이 받아들이려 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말할 가치를 못 느끼니까
요….
강민승 – 그런가요? (웃음)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효석 – 남자 친구가 없다던데…. 왜 연애를 안 해요?
강민승 – 성격 이상인 것 같애요. (웃음)
한효석 – 계획 없어요? 일에 욕심이 많나요?
강민승 – 아니요. 일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에요. 그냥 친구로 지내는 정도면 좋
겠어요. 지금 절실하게 남자 애인이 필요치 않아서이겠지요….(웃음)
한효석 – 김동인, 김대순 선생님을 어떻게 보세요?
강민승 – 한 마디로 멋있는 분들이에요. 배울 점이 많아요. 저에게 자극을 많이
주셔서 좋더라구요.
한효석 – 요즈음 학생들에게 한 마디 하신다면?
강민승 – 꿈이 너무 작고 소박해요. 그것을 구체적인 꿈이라고는 할 수 없어요.
예를 들어 조그만 회사에 들어가고 싶다는 것은 희망이어야지, 인생을 걸 만한
꿈은 아니지요. 요즘 학생들이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한효석 – 우리 학생들이 자기 자신을 잘 모르는 건가요?
강민승 – 예. 자기들의 가능성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꿈을 크게 갖
고 성실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물론 예의 바르게 살아야지요. 중학교 때 상위
권에 있던 아이들이 아니라서 ‘난 못해’하는 것에 익숙해 있는 것 같아 가슴 아
플 때가 많아요.
한효석 – 끝으로 한 마디?
강민승 – 제게 이런 영광을 주셔서 감사해요.
한효석 – 내가 선생님을 좋아하는 것을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데…
강민승 – (웃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