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해규 부천시의원 – ‘배려’를 타고난 사람

제 목
임해규 부천시의원 – ‘배려’를 타고난 사람
작성일
2002-01-19
작성자

임해규 의원이 쓴 책 “하수구 속에 박물관이 있다” 표지 사진

몇 년 전 제가 호주에 갔는데, 그 나라는 시민들이 공원에서 뭔가를 해먹을
수 있도록 공원마다 전기 장치를 해놓았습니다. 원두막에 철판구이 집 철판을
걸고 그 철판 밑에 전기선을 깔아 놓았다고 상상하시면 됩니다. 물론 아무나 전
기 스위치를 켜서 구워먹거나 볶아 먹을 수 있습니다. 그 옆에는 상수도를 끌어
다 놓았지요. 여행하다가 배가 고플 때면 슈퍼마켓에서 부식을 구입하여 공원으
로 갔습니다. 그래서 여행 중 취사 도구 일체가 필요 없었습니다.

호주 여행 내내 그 시설을 썩 잘 이용했습니다. 물론 이런 장치는 시민들 사이
에 “당신이 오자마자 이 시설물을 쓸 수 있었던 것처럼, 다 쓰고 난 뒤에는 다
음 사람을 위해 깨끗이 씻어놓고 가라.”는 약속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수도 옆
에 그런 주의 사항을 걸어 놓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철판을 가끔 안 씻어 놓
고 가는 사람도 있다고 하지만, 우리가 이용할 때 더러웠던 철판은 없었습니다.

우리 부천에는 중앙공원을 비롯하여 동네마다 쌈지 공원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때 얼른 생각하기로 우리 부천에도 공원마다 이런 시설을 해놓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부러워했지요. 호주와 우리 나라가 형편이 다르기는 하지요. 그러
나 그렇게만 된다면 시민들이 공원에 나갈 때마다 휴대용 가스 레인지를 들고
나가지 않아도 될 겁니다. 아마도 우리 나라 전국 공원에 그런 장치를 만들어
놓는다면 집집에 있는 휴대용 가스 레인지를 다 없애도 될 겁니다.

이 일을 통해 한 나라 의식 수준은 다른 사람을 어떻게 얼마나 배려하는지에
따라 잘 드러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요. 즉 “잘 사는 나라”라거나 “선진국”이
라는 말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선
진국이란 국가는 국민을 어떻게 배려해야 할지를 궁리하고, 국민들끼리는 상대
방을 어떻게 배려해야 할지를 아는 나라라는 뜻이더군요.

그런 눈으로 보니 호주는 우리 나라와 다른 것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호주
는 고속도로에 들어서서 차로 달리다가도 언제든지 가던 길을 되돌릴 수 있도
록 고속도로 중간중간에 반대 차선을 연결해 놓았습니다. 사람이 길을 잘못 들
수도 있으니, 언제고 차를 돌리고 싶으면 돌리라는 것이지요. 우리 나라에서는
고속도로는커녕 일반 국도도 길을 잘못 들었을 때 차를 돌리기가 쉽지 않지요.

가끔 우리 나라 사람들이 벽을 길이라고 하며 탱크처럼 막무가내로 밀어 부치
는 것을 보면, 이런 배려에 익숙지 않은 문화 환경 탓이려니 하는 생각을 해봅
니다. 차를 돌릴 수 있을 때 돌려야 하는데, 제 길이 아닌 것을 뻔히 알면서도
다음 인터체인지가 나올 때까지 할 수 없이 차를 몰고 가야 했던 것처럼 말이지
요. 그래서 여행 내내 호주에 감동한 것은 아름다운 자연 경관보다도 사람을 눈
물겹게 배려하는 사회 제도였지요. 우리 사회가 어떤 쪽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
을 뼈저리게 깨달았다고나 할까요.

그런 면으로 치면 임해규 의원은 남을 배려하기 위해 타고난 선진국형 인물이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과 사물을 따뜻하게 보는 성격 탓이겠지만, 일찍이
인간과 사회를 볼 수 있을 만큼 조숙하여 자기 혼자 편하게 살 수 있는 길을 버
린 때문이지요. 어렸을 때 교사와 외교관을 꿈꾸었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운동권
학생으로, 야학 교사로, 노동운동가, 시의원에 이르기까지 어렵고 힘든 사람을
돕거나 잘못된 우리 사회 구조를 고치려고 남다르게 살아왔지요. 지금도 끝없
이 공부하며 우리들이 서로 어떻게 배려하며 살 수 있는지를 궁리하며 살지요.
물론 혼자 치고 나가는 싸움꾼으로 살지 않고, 늘 힘을 모아 상의하여 평생 동
반자로 또는 친근한 이웃으로 삽니다.

말하자면 임해규 의원은 자신을 남에게 던져, 그 사람과 그 사람들의 네트워크
를 통해 자신을 보려고 하는 사람이지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임해규 의원이 어
디에 있든 “우리 임해규”를 든든해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임해규 의원이 또다시 책을 냅니다. 자기 자신을 부풀려 뽐내는 것이 아
니라, 어렸을 때부터 꿈꾸어온 살뜰한 공동체를 실천하고자 많은 분들께 의지
를 밝히려고 책을 내는 것이겠지요. 말하자면 우리들이 어떻게 해야 남을 섬세
하게 배려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고, 임해규 의원 스스로 먼저 실
천해 나가겠다는 것을 다짐하자는 뜻일 겁니다. 저도 다시 한 번 추천사를 쓰
게 되어 기분이 좋습니다. 임해규 의원의 꿈과 의지가 제도로 정착하여 우리 같
은 서민들이 다같이 환하게 웃고 살 날을 기대해 봅니다.

” 이 글은 임해규 의원이 2002년 2월에 새로 낼 책에 실을 추천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