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못 갑니다.

제 목
오래 못 갑니다.
작성일
2013-09-16
작성자

페북에 요즘 어두운 이야기만 올라옵니다. 유신 시대가 온다는 둥, 민주주의가 무너졌다는 둥. 그래서 저는 얼숲 친구들에게 저 나름대로 기쁜 복음을 전하려고 합니다. 글이 좀 깁니다.

제가 본능적으로 판단하건대 박근혜 정부가 오래 가지 않겠네요. 국정원이 죽는 줄도 모르고 이석기 미끼를 덥썩 물었어요. 청와대가 살아보려고 국정원에게 시켰겠지만 패착을 둔 겁니다.

이석기 의원이 사람을 모아서 압력밥솥으로 사제 폭탄을 만들어 던질 수 있어요. 저도 작년까지 물병 폭탄과 도시락 폭탄을 만들어 던지고 싶었거든요. 한 곳만 바라보고 집착하다가 대안이 없다고 판단하고, 넓게 보지 못하면 그런 세계에 갇힙니다.

제가 아는 유능한 교수가 그러대요. 서울에 와서 사람들이 지하철에서 내릴 때 기계에 지갑을 대고 나가는데, 자기는 안 되더라고요. 왜 안되는지 몰라서 바보되는 것이 순식간이더라는 겁니다. 나중에 살펴보니 자기 지갑이 접는 지갑이 아니라 장지갑이더래요.

무슨 소린지 아셨어요? 이 대학교수는 자기 분야에서 박사일지 모르지만, 실생활에서는 멍청이죠. 지방 전철 카드가 서울 카드와 호환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일상 생활에서 무능력자인, 이 바보 교수는 결제되지 않는 원인을 지갑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웃기려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본질을 보지 못하면 밥솥폭탄을 만들어 터뜨리자는 진짜 바보가 되는 겁니다.

이런 바보 이석기 의원을 국정원이 대놓고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며 잡아들여야 할 만큼 현 시국이 절박합니다. 정장 입고 검정 선글라스 낀 일본 순사가 바보 멍청이 영구를 잡아가는 것을 상상해 보세요. 조선 사람들이 보기에 아주 웃기죠. “일본놈들 저거 진짜 바보 아냐?”할 겁니다. 지금 국정원은 바보를 이용하고 자기 조직을 던져 박근혜 대통령을 보호해야할 만큼 아주 절박합니다. 국정원과 대통령이 동일체이거든요.

김기춘이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들어설 때 당황하셨어요? 그때 제가 그랬죠? 박근혜 대통령이 너무 일찌감치 마지막 카드를 쓴 거라고요. 대통령 선거 부정 시비는 그만큼 현 정부에 예민한 겁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상적인 선거를 통해 집권했습니다. 5년 동안 나라를 거덜내도 어쩔 수 없이 지켜본 것은 그런 대통령을 찍은, 많은 손모가지를 자를 수 없었기 때문이었거든요.

그런데 박근혜정부는 국정원이 개입한, 선거 부정 시비에 휘말렸어요. 애당초 출발할 수 없었던 정부라 보고, 권력을 도둑맞았다고 보는 사람이 국민의 절반이에요. 지금 정권의 정당성이 부정되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니 유신 잔당을 불러 들일만큼 급했어요.

그리고 국정원 개입, 부정 투표 상황을 제대로 조사할까봐 이번에는 검찰총장을 자릅니다. 청문회를 할수록 아름답다던 채동욱 검찰총장을 모욕적으로 내쫓습니다. 안 나가니까 아주 급하게 내쫓았어요. 말 안 듣는 검찰총장을 쫓으려고 김기춘 비서실장과 황교안 법무장관을 검찰총장 선배로서 내세웠잖아요? 국민들이 이런 사태를 이미 예견하고 지금 사태를 비웃어도 박근혜 대통령은 어쩔수 없어요. 죽기살기로 내쫓아야 되요. 그만큼 현 시국에 많이 당황한 겁니다.

저는 보수 세력 저변이 넓은 줄 알았어요. 한때는 우습게 보지 말라고 했어요. 그런데 이번 사태를 보니 천박하네요. 저변이 아주 밑바닥입니다. 우습게 봐도 되겠어요. 이명박 정부에서 보여줄 대로 보여줘 기대하지 않았지만, 김기춘 같은 흘러간 물이 천박한 방식으로 정국을 주도하는 것을 보니 인재가 없습니다. 정권이 속절없이 곧 무너지게 생겼습니다.

프레시안을 보니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에서 채동욱 사퇴로 무서운 전쟁이 벌어졌다고 분석하네요. 현정부가 보수 50년 정권 밑바탕을 마련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요. 박근혜 정부가 그러고 싶을 겁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그러고 싶지 않았겠어요?

그런데 글렀어요. 보수조차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바보 이석기를 붙잡아가고, 제대로 일하는 검찰총장을 잘랐어요. 본격적인 전쟁을 치르고 싶었겠지만, 현 정부는 이길 수없는 전쟁을 시작한 겁니다. 끝났어요. 엄청나게 힘을 쏟아도 열 촛불, 백 촛불조차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시민들은 지금처럼 그냥 계속 촛불을 들면 됩니다.

조선일보와 국정원이 무서우세요? 처음에 조선일보가 검찰총장 혼외아들을 보도할 때 저도 잠깐 당황했어요. “야, 조선일보가 검찰총장도 날리는구나!” 그런데 지금 보니까 개네들은 개그맨 김기리와 김지민이었습니다. “조선일보, 너 하하하하~” “국정원, 너, 하하하하~” 이것들 왜 이러는 걸까요? 다 아는 사실을 두고 지들끼리 즐겁고 재밌고, 서로 좋아 죽습니다.

이래도 개그맨 조선일보와 국정원이 무섭습니까? 우리가 검찰총장을 맡을 일도 없고, 전세돈이 없어 빌빌 대고, 하루 벌어 먹고 살기도 바쁜 놈이 말입니다. 가진 게 없는 놈들은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습니다. 그 둘을 무서워하는 것은 검사들이나 정치인입니다. 그 사람들은 앞으로도 그들에게 잘보여 잘 나가야 하니까요.

요즘 한국 사람들은 파출소에 들어가 공무집행중인 경찰 뺨을 때리고, 박스 줍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승용차가 오가는 차도를 아주 유유히 걷습니다. 그동안 한국 사람들이 많이 질겨졌습니다. 어제는 대검 김윤상 감찰1과장이 사표를 내고요, 박은재 대검 미래기획과장이 법무부장관에게 공개 질의를 했던대요. 보셨잖아요? 진실한 경찰 권은희 수사과장 한 마디에 수많은 거짓 고위 공직자가 와르르르 무너집니다.

바른말, 진실이 거짓보다 강합니다. 그래서 조선일보와 국정원이 진실한 시민들을 무서워 합니다. 시민들은 앞으로도 계속 촛불만 들면 됩니다. 검사들이 압력 밭솥으로 국가 변란을 일으키지 않을 테니, 시민들이 물병 폭탄 대신 묵묵히 촛불을 들면 됩니다.

정부가 계엄을 선포할까요? 계엄 군인이 착검하고 나와서 시민들을 막 찔러 죽일까요? 광주때처럼 헬기에서 지상으로 발포할까요? 걱정 마세요. 계엄은 선포하지 않을 겁니다. 전세계 투자자들이 “이런 후진적인 나라가 있나!”하며 확 빠져 나갈 텐데요. 그러면 그 날로 나라가 무너질 텐데요. 어버이 연합 가스통 할배들이 앞장서서 계엄군 싸대기를 때리지 않을까요? 어쩌면 계엄군이 탱크에 시민을 싣고 청와대로 진격하는 것은 아닐까요? 계엄을 선포하는 순간 정권은 열흘도 못 갑니다.

김기춘 실장도 답답할 겁니다. 그 전에는 과거 역사에서 참고할 게 많았거든요. 전두환은 세조 반정이나 5.16을 참고하고 쿠데타를 일으켰을 겁니다. 그런데 김 실장이 이런 사태에서 참고할 거라고는 미국 닉슨대통령이 워터게이트 도청 사건 때문에 사임한 것밖에 없다는 거죠. 반대파를 다 쏴죽일 수도 없고, sns 때문에 정보를 속이기 쉽지 않고.. 최루탄과 물대포로 해결되지 않을 테고…

제가 본능적으로 판단하건대 박근혜 정부가 오래 가지 않겠네요. 추석 전에 민주당이 청와대와 어떤 합의를 해주든, 이석기 재판이 어떻게 흘러가든 국민이 박근혜 정부 약점인 국정원을 계속 물고 늘어지면 무너집니다. 이번 사태를 제가 본능적으로 봤을 때 그렇습니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 말고, 제가 찍은 사람이 대통령이 된 적은 없습니다.

불안해하지 마세요. 그리고 당황하지 마시고, 보궐 선거 대통령 후보를 주위에서 찾아보세요. 김문수인지, 김무성인지, 이재오인지. 아니면 김한길인지, 안철수인지, 심상정인지를요. 제 생각에는 김진숙이 다음 대통령감이에요. 제가 지지하면 대통령이 안 됩니다만… 행복하게 사세요. 잘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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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임기헌, 이동고님 외 49명이 좋아합니다..

윤혜민 보궐선거 대통령..ㅋㅋ좋은데요~.^

9월 16일 오전 9:27 모바일에서 · 좋아요 취소 · 3..

이호정 생각을 하게됩니다!

9월 16일 오전 9:28 모바일에서 · 좋아요 취소 · 1..

강성필 잘 읽었습니다. 항상 눈을 뗄수 없는내용…안광이 지배를 철하다^^

9월 16일 오전 9:39 · 좋아요 취소 · 2..

김양희 네…선생님..김진숙 찍죠 머…

9월 16일 오전 9:54 모바일에서 · 좋아요 취소 · 2..

김재성 혜안을 지닌 원장님 존경합니나 ^^

9월 16일 오전 9:55 모바일에서 · 좋아요 취소 · 2..

이병길 대단한 글입니다. 아직 정치에 별로 관심없는 이들도 쉽게 이해가 갈수있도록…설득은 이렇게 해야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글입니다.판단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긴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9월 16일 오전 10:02 모바일에서 · 좋아요 취소 · 4..

백선기 긴 글 재미있어 잘 봤습니다 쓰시느라 애쓰셨습니다 선배님 말씀믿고 더욱 열시미 촛불들고 서명받으러 나가겠습니다

9월 16일 오전 10:02 모바일에서 · 좋아요 취소 · 3..

변창기 아비보다 악바리 근성을 지닌 독한 여자가 쉽사리 물러 날 것 같지 않아 보여요. 제 눈엔…

9월 16일 오전 10:10 · 좋아요 취소 · 1..

문충석 ㅎㅎㅎ저보다 훨씬 잘 보고계신 분이 그렇다면 기대하고 기다리겠습니다.

9월 16일 오전 10:23 · 편집됨 · 좋아요 취소 · 2..

한효석 이병길 이병길님 때문에 쓴 글입니다. 자꾸 불안해 하시기에.. 백선기 백대표님이 애국자이십니다. 기쁜날이 오면 그날 하루는 시민들에게 밥을 공짜로 드리지요.

9월 16일 오전 10:27 · 좋아요 · 2..

지성수 한 선생님은 털레기 폭탄을 만들어야지…

9월 16일 오전 10:36 · 좋아요 취소 · 2..

한효석 지성수 이 털레기 가게가 직원 넷을 감당하지도 못하네요. 폭탄이 되려면 앞으로 또 몇 년은 가야할 듯하군요.

9월 16일 오전 10:44 · 좋아요 · 3..

임성애 박근혜가 문제가 아니라 정치인을 움직이는 자본이 더 문제인 듯 합니다 ㅠㅠ

9월 16일 오전 11:39 모바일에서 · 좋아요 취소 · 4..

이경재 침묵하는 다수 그걸호도하는 언론 그래서 언론을 지배하는 정권 낮에 식당에가봐요 이외로 생각없 이 종편을 하루종일 틀어놔요 서서히 쇠뇌 되고있다 여겨집니다

9월 16일 오후 12:08 모바일에서 · 좋아요 취소 · 3..

이병길 제가 불안한건 잡혀갈까봐 불안한게 아니고 박근혜대통령의 안위가 더불안합니다.
나라 전체에 해가 될까요?아니면 더 좋게 변화하는 쓴 약이될까요? 써도 너무 써서 참기가 힘듭니다.

9월 16일 오후 12:29 · 좋아요 취소 · 4..

김일섭 논술과제의 모범답안으로 추천….

9월 17일 오전 4:09 모바일에서 · 좋아요 취소 · 1..

최연순 · 한도훈님 외 3의 친구
머리에 쑥쑥 들어옴니다 짱입니다요

9월 18일 오전 12:38 모바일에서 · 좋아요 취소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