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꼭 교실 청소를 해야 할까?
얼마 전 어떤 아이가 학교에 청소를 하러 오신 엄마를 돕다가 창에서 떨어져 중
태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어느 초등학교 맞벌이 학부모는 일당을 주고 청소 도우
미를 구해 부모 대신 도우미를 학교에 보낸다고 합니다. 이 모두가 학교에서 청
소나 급식 당번으로 학부모 도움을 요청하기 때문에 생긴 부작용입니다. 물론 뭐
가 잘못 되어도 단단히 잘못된 것이지요.
한 때 기성 세대는 겨울에 교실에 불을 피워 달라는 아이들에게 “추위를 참는
것도 교육이야”라고 대답한 적이 있지요. 그러나 사실은 불 피울 장작이 없었습
니다. 나라 살림이 어려우니까 아이들 교실을 충분히 따뜻하게 해줄 수 없었지
요. 물론 지금은 교실 냉난방에 대해 그 전보다 많이 배려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청소 문제나 주번 문제도 솔직히 접근해야 합니다. 옛날처럼 “청소하
는 것도 교육이야.”라고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지난 수십 년 동
안 아이들 스스로 청소하도록 교육했는데도, 막상 사회에 나오면 자기 주변 정리
도 변변히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소”라는 말만 들어도 아주 지겨워졌는지
도 모르지요. 그렇다면 지난 날 기성 세대가 교육 내용보다 교육 형식에만 너무
매달려 산 셈입니다.
그러니 이제는 국민들이 세금을 더 내고, 또는 다른 데 쓸 돈을 아껴 학생 교
실 청소를 전문 용역 회사에 줄 수 있는지를 검토해 보아야겠지요. 현재로서는
어른들이 “너무 호사스럽다”고 부정적으로 보기 쉽습니다. 그러나 안 될 것도 없
습니다. 아이들이 자기 주변을 정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보는 학년은 스스
로 청소하게 해도 되겠지요. 즉 아주 어린 아이들 교실만 용역을 줄 수 있습니
다. 그리고 점점 고학년까지 확대해 나가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