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명을 죽인 프랑스 국민
7천명을 죽인 프랑스 국민
프랑스는 1940년 독일에 점령되어 1944년 해방될 때까지 5년 동안 나치 독일
에 협조한 사람을 찾아 대대적으로 벌을 주었습니다. 100만 명쯤 구속하여 7000
명쯤 사형시켰다고 하니, 두 번 다시 민족을 배신하는 프랑스 사람은 없겠지
요.
그런데 우리 나라는 815 광복 직후 민족 반역자를 처벌하기는커녕 그때까지 독
립군을 때려잡던 일본 앞잡이들이 경찰 간부가 되고, 군대 지휘관이 되었습니
다. 해방이 되고 한참 지난 1960년에도 총경의 70%, 경감의 40%가 일제 식민 통
치에 참여했던 사람이라고 하는군요.
심지어 어떤 사람은 일제 시대 일본 군인으로 충성을 하다가, 해방 이후 합법
적인 정부를 총칼로 거꾸러뜨리고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벌을 받기는커녕 아무
렇게나 권력을 잡으면 장땡이 되었지요. 그런 영향을 받아 그 뒤로도 전방에서
근무하던 군인이 갑자기 서울에 와서 대통령이 되었지요.
대우 그룹은 젊은 사람이 가장 입사하고 싶었던 회사였어요. 한창 잘 나갈 때
는 그 그룹 회장이 대통령에 출마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몰락하였습니
다. 그 그룹 회장이 부도덕하게 돈을 끌어다 기업을 경영하고, 주주들을 속였다
는 혐의로 지명 수배자가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해방 직후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수
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는 할 수 있다,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신화를 믿
고 살았지요. 나라를 팔아먹고 민족을 배신해도 벌받지 않는 것을 보고,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이 그냥 마구잡이로 살아 왔던 겁니다.
따지고 보면 어제까지 멀쩡한 것 같았던 다리가 무너지고, 공사하던 지하철 공
사장이 무너지고, 바다에서 땅에서 수없이 사람들이 죽어 나간 것은 공사 부실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민족 정기를 바로 세우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2000년에 정부에서 ‘의문사 진상규명 위원회’를 만든 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그렇게 잘못 살아온 과거를 드러내고 모두 다같이 반성하자는 뜻이었지요. 그런
데 그런 일을 해오던 위원회가 할 일이 많이 남았는데도, 법으로 정한 기한이
다 되어 2년간 활동을 접고, 지난 9월 16일자로 문을 닫았어요. 그래서 지금
뜻 있는 분들이 위원회 활동 시한을 없애 영원히 활동할 수 있어야 하며, 위원
회 권한을 더욱 강화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