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03. 아이가 부모의 잘못을 지적할 때

제 목
문제03. 아이가 부모의 잘못을 지적할 때
작성일
2000-03-8
작성자

당신이 교통 신호를 위반하였습니다. 경찰이 다가와 딱지를 떼려고 하여 돈을 건네주고 적당히 넘어갔습니다. 그때 뒷좌석에 앉아 있는 아이가 “아빠, 그러시면 어떡해요?”하고 물었습니다. 그때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① 아무 말 안 한다.(웃는다.)
② 미안하다.
③ 다 그런 거야.
④ 조용히 해. 네가 뭘 안다고 까불어.

요즘 아이들이 옛날 같지 않다고 하시며 어떻게 키워야 할지 많은 부모님들이 답답해
하시더군요. 대개는 학교나 선생님만 믿으니 무조건 ‘알아서 지도해 달라.’고 하십니
다. 그래도 아직은 아이들이 부모 말보다 선생님 말씀을 잘 듣는다는 겁니다.

그렇지만 그게 그렇지 않습니다. 부모님 세대만 해도 중고등학교 시절에 선생님한테
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했지요. 그때는 많이 배운 사람이 드물어 교사들이 많이 배운
지식인으로서 아이들에게 삶의 이치를 일러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배운 분들도 흔하고, 아이들 삶에 영향을 줄 만한 사람도 다양하
여 교사가 아이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아주 많이 줄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
들에게는 자기들이 좋아하는 대중 가요 가수와 야구 선수가 있고, 컴퓨터 게이머, 백
댄서도 있습니다.

더구나 요즘 아이들에게 교사란 인간적으로 다가가기 쉬운 대상이 아닙니다. 지금 체
제로는 교사가 수업 외에 이런저런 이야기, 사람 사는 이치 등을 늘어놓을 새가 없습
니다. 입시며 시험 때문에 교사는 밤낮없이 아이들에게 학습을 재촉해야 합니다. 물
론 부모님들도 현실적으로 인성 교육 한 시간보다 보충 수업 열 시간을 더 원합니다.

교사나 학생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장벽이 이렇게 높은데 두 사람의 관계가 즐거울
수 없지요. 만나보았자 불편하니까 대부분 아이들이 교사를 가까이 하려 하지 않습니
다. 지금은 어쩔 수 없어서 멀리하지 않을 뿐이지요.

선생님 쪽에서는 어느 아이가 학교에서 제대로 생활한다 해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그 아이는 한 반 50명 아이 중에 한 명일뿐입니다. 지금은 교사가 한 아이에게 그 이
상 사랑과 관심을 쏟기가 어렵습니다. 요즈음 집에서 부모님들이 자기 애 한둘도 어쩌
지 못해 절절 매고 있는데, 한 교사가 남의 집 아이 50명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면
그것은 ‘기적’이거나 ‘전쟁’이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학교 형편에 비하면 가정은 가족들이 인간적으로 만나는 곳입니다. 그래서 가정
이 튼튼하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랍니다. 그러므로 가정에서 아이들을 제대로 바로
잡아 주지 못하면 학교에서 바로 잡기가 어렵습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이 부모가
아이들 앞에서 보여준 행동 하나, 말 한 마디만 못할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텔레비전을 보며 ‘사람은 약삭빠르게 살아야 해.’라고 한다던
가, 어머니가 남몰래 담임 교사에게 ‘돈봉투’를 건네줘 버릇하면 학교에서 가르친 것
이 순식간에 물거품이 되어 버립니다. 그런 집 아이들은 무슨 일이 잘 안 된다 싶을
때면 부모님한테 배운 대로 ‘약삭빠르게 돈으로 해결’하려고 할 겁니다.

그러니 요즘 부모들이 한두 아이를 키우면서 어렵다고 하는 것은, 따지고 보면 요즘
부모들이 세상을 적당히 살고 있다는 뜻입니다. 아이들을 탓할 수가 없습니다. 부모
들 삶에 기준이 없으니까 아이들도 세상을 대충대충 사는 것뿐입니다. 부모가 자식들
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가치관을 제대로 일러주지 못하니까, 아이들도 결국 그런 부모
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 것이지요.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부모님 먼저 올바르게 사셔야 합니다. 부모의 도리를 포기하고
언제까지 ‘선상님만 믿것어유!’ 소리를 하시렵니까?

답. ② (잘못한 것을 잘못했다고 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잘못을 인정하십
시오. 이치를 아는 어른이 세상을 대충 살면서, 미숙한 아이들이 실수하는 것을 나무
랄 수 없지요. 자신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관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