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37. 아이들과 마음을 열고 대화하고 있습니까?

제 목
문제37. 아이들과 마음을 열고 대화하고 있습니까?
작성일
2000-03-11
작성자

(문) 다음 중에서 대화할 때 쓰는 말투는 어느 것일까요?
① 왜 짬뽕을 먹니, 탕수육을 먹지?
② 그런 짓 하다가 들키면 혼나지.
③ 나는 얌전한 애가 좋더라.
④ 다 잊어. 나도 그런 적이 있었어.

(해설) 어떤 때 일부 어른들이 아이를 데리고 노는 것을 보면 뭔가 잘못되었다
싶습니다. 자는 아이를 억지로 깨우고 짜증내는 모습을 귀여워하거나, 깜짝 놀라
게 하고는 아이가 우는 모습을 보고 즐거워하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어른들이 자
신의 기준으로 아이를 일방적으로 대하는 때가 많습니다.

상호적이라는 것은 상대방과 대등한 위치에 있다는 뜻입니다. 대화의 첫째 조건
이 이 상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님들이 아이들과 이야기
몇 마디를 나눈 것을 모두 대화라고 할 수 없습니다. 겉으로 보면 대화인 것 같
지만 상호 평등한 관계가 깨진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한 쪽이 주도권을 쥐고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면 결코 대화로 볼 수
없습니다. 가령 아이들에게 ‘너, 왜 그래? 그러지 말고 이렇게 해.’라고 하셨다
면, 이 말은 명령·지시이고 자기 의견을 강요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또 그랬다가는 다리몽둥이를 분질러 놓을 줄 알아.’라고 하셨다면 이
말은 협박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네가 성공한다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는 악
담하며 저주하는 말이지요. ‘사람이란 자고로 부지런해야 하고…….’라고 하셨다
면 이 말은 설교하는 말입니다.

아이들에게 ‘나도 어릴 때 다른 사람 돈을 훔친 적이 있어.’라고 말씀하시면 아
이가 조금 위안은 받겠지만 결국 그 나쁜 버릇을 고치지는 않을 겁니다. 또 ‘우
리 집안 형편을 봐라. 너도 그만한 것은 알아야지. 그럴 수 없으니 잘 생각해 봐
라.’는 충고하며 설득하는 말입니다.

게다가 ‘잘 팼어. 그런 놈은 진작 한 번 맞았어야 해. 괜찮아.’같은 식으로 말
했다면 이 말은 아이를 칭찬하는 말로써 어른이 사태를 판단한 것이니, 그 아이
는 앞으로도 부모 눈치 봐가며 다른 애를 팰 것입니다.

‘사람이란 실수할 수도 있는 거야. 다 그런 거야. 너도 나중에 커 봐라.’는 어
른들이 자기 실수를 합리화하고 변명하는 말이지요. ‘학생이 그런 짓을 할 수 있
어? 앞으로 똑바로 행동해.’는 아이를 몰아 세우며 비판하는 말이지요. ‘그래,
네 마음대로 해. 엄청 출세하고 오래오래 아주 자∼알 살겠지.’같은 말은 비꼬
며 상대방을 조롱하는 말투입니다.

지금까지 예로 든 것들은 어떤 인간 관계에서든 대화하며 상대방에게 써서는
안 되는 말투입니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주도권을 쥐고 있는 말투이기 때문입니
다. 말들을 이렇게 하니까 아무리 대화를 하자고 해도 아이들이 마음을 열지 않
고 어른들을 피하려고 한 것이지요.

위에서 설명한 대로라면 대화하기가 무척 어렵다고 생각하시겠죠? 그러나 간단
히 정리하자면 이야기를 끝내고 마음이 서로 후련하면 대화를 한 것입니다. 상대
방을 알게 되어 기쁘고, 기회가 닿는 대로 만나서 또 이야기하고 싶어지면 제대
로 대화한 것입니다.

(답) ③

이것은 두 사람 이야기가 계속 이어질 수 있으나, 나머지 세 개는 더 이상 이야
기가 진행되지 않습니다. ①은 자기 생각을 강요하는 말이라서 짬뽕을 먹든 탕수
육을 먹든 마음이 불편할 것입니다. ②는 은근히 겁주는 말로써, 그 후로 그런
짓을 하지 않거나 했으면 들키지 않으려 조심할 것입니다. ④는 ‘남들도 그러고
사는구나’ 싶어 위로는 되겠지만 그 일이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