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02. 내가 없으면 집안이 엉망이겠지…

제 목
문제02. 내가 없으면 집안이 엉망이겠지…
작성일
2000-04-18
작성자

문. ‘내가 없으면 우리 집안은 엉망이 될 것이다.’라고 생각하십니까?
① 생각해 본 적 없다.
② 어쩌다 그런 생각이 든다.
③ 자주 그런 생각이 든다.
④ 그런 대로 굴러 갈 것이다.
⑤ 더 잘 굴러 갈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가 주로 남성 중심으로 살아 왔습니다. 그런데 아
이엠에프 사태 이후 실질적으로 40∼50대 남성 가장들이 대량으로 실직한 후 남
성 중심 풍토가 상당히 바뀌었습니다. 예를 들어 연상 여자와 연하 남자가 결혼
하는 것 등이 이런 세태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입니다.

과거에는 남자들이 집안 대소사를 주로 혼자서 결정하고 책임졌습니다. 그런데
연상 여자가 연하 남자와 결혼한다는 것은 집안 일을 이제는 반드시 남자가 책임
질 필요가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사회가 성숙해지고 다양해지고 두 성이 조화
를 이루어야 사회가 발전한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집안 일은 그 일을 제대로 판
단할 수 있는 사람이 결정하면 되는 것이지, 남성이나 여성을 고집할 필요가 없
다는 것을 안 셈이죠.

그런데도 여전히 옛날 식으로 행동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물론 꼭 남자가 아니
더라도 가정에서 한 사람이 전권을 휘두르며 집안 분위기를 휘어잡기도 합니다.
만약 그 사람이 할머니라면 그 할머니가 외출하여 집에 없을 때, 대개 다른 가족
들은 만세를 부르며 한숨을 돌립니다.

그러나 한 가족이면서도 서로 떨어져야 마음이 편하다면, 뭔가 잘못되었어도 크
게 잘못된 것입니다. ‘엄한 할머니가 없을 때 다른 가족들이 자기 편한 대로 행
동할 수 있으니까 그렇겠지.’하며 무심히 넘길 일이 아닙니다. 엄한 할머니가 있
을 때는 다른 가족들이 쥐죽은듯이 조용히 있다가, 그 할머니가 집에 없다고 해
야 할 일을 안 해도 되는 것은 아닐 겁니다.

그런 집은 겉으로 잘 돌아가는 것 같아도, 가족끼리 속마음을 숨기고 살기 때문
에 집안에 따뜻한 인정이 없고, 차가운 기운만 가득합니다. 그래서 막상 어떤 어
려운 일에 부딪쳐 그 엄한 할머니가 제대로 판단하지 못할 때, 어떻게 해야 쉽
게 일을 해결할 수 있을지를 모릅니다.

현대는 변화가 심하고 세상일이 복잡하여 한 사람이 판단하고 결정하는 데는 한
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혼자 판단하는 것보다 온 가족이 지혜를 모아
실천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런데도 한 사람이 집안을 쥐고 흔들면 다른 가족들
이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기 때문에 큰일이 벌어지면 제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
습니다. 가족들이 제각각 따로 노니 무슨 일이 잘될 리가 없지요.

알고 보면 가정에서 전권을 휘두르는 사람이 제일 불쌍한 사람입니다. 그런 사
람들은 대개 가족들에게 외면 당해 집안에서 일어나는 이런저런 일들을 자기 혼
자만 모르고 삽니다. 또 자기 때문에 집안에 분란이 일어나고, 무슨 일이든지 자
기 때문에 항상 두 파로 갈라지고 있다는 것도 모릅니다.

지금 가족들과 상의하는 풍토를 만들지 못하면 될 일도 안 됩니다. 이제는 어머
니 혼자서 아이들 문제를 결정하지 마시고, 또는 아버지 혼자서 집안 돌아가는
문제를 판단하지 마십시오. 하루라도 안 보면 서로 궁금하고 보고싶어야 가족이
지, 그 인간이 눈에 안 보여야 마음이 편하다면 가족이 아니라 원수하고 사는 것
입니다.

답. ④ (당신은 배우자와 아이들을 믿고 그 사람들의 몫을 준 사람입니다. ③을
선택한 사람은 독재 성향이 강하거나, 신경이 예민한 사람입니다. ⑤번을 선택했
다면 전혀 하는 일없이 가족에게 짐이 되고 있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