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15. 작년 담임에게 선물하겠다면?

제 목
문제15. 작년 담임에게 선물하겠다면?
작성일
2001-05-7
작성자

문. 아이가 작년 담임에게 선물하겠다고 돈을 달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① 준다.
② 안 준다.
③ 작은 돈이면 준다.
④ 선물을 같이 사러 나간다.
⑤ 나중에 네가 어른이 되어 선물하라고 한다.

해마다 3월이 되면 학교가 바빠집니다. 새해로 바뀐 지가 3개월이나 되지만 학
교나 학생은 3월이 되면 선생님과 친구들이 바뀌고 한 학년씩 올라가면서 진짜
새로이 출발하는 달이기 때문입니다.

사제 관계든 친구 관계든 좋은 사람을 만나 유익하게 사귀는 것은 그야말로 큰
복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집에 와서 ‘어떤’ 담임을 만났다고 이야기합니까? 올
선생님이 작년 담임만 못하다고 하지는 않던가요? 또는 학급 친구들에 대해 불평
하지는 않나요?

그럴 때야말로 부모님 지혜가 소중히 빛날 때입니다. 인간 관계라는 것이 항상
좋을 수는 없지만, 새로 맺어진 인연을 미리 어떠하리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고 일러 주셔야 합니다. 알고 보면 나쁜 사람이 없다는 것도 일러주시면 더욱 좋
겠지요.

어른이나 아이나 변화를 두려워하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불편했던 사
람보다 새로 만나 익혀야 할 사람을 더 불편해 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구관
이 명관’이 아니라 불편한 대로 그 환경에 익숙해 있었는데, 환경이 바뀌어 모두
다 새로 익혀야 하니까 힘든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때는 정작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새 사람’에 대해 더 예민해 할 때
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부모님은 새 담임이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얼른
알아보려고 합니다. 물론 우리 아이가 새 담임과 앞으로 1년을 ‘무사히’ 지내야
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부모님들이 인간 관계에서 그렇게 이해득실을 따져 상대방을 ‘십만 원
짜리’로 평가하면, 그 선생님은 우리 집 아이에게 그 1년 동안 ‘십만 원 짜리’
교사일 뿐입니다. 물론 아이들도 부모님과 담임의 관계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러니 더 이상 그 선생님에게 배울 것이 없을 겁니다.

아이들이 새 학교 친구와 새 담임에 대해 불평할 때는 차라리 지난 해 함께 생
활하던 친구와 담임이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늘
함께 하던 사람도 이해 관계에서 벗어나면 냉정하게 평가할 수 있으니까요.

아이가 옛 담임과 지내며 좋았던 추억을 많이 기억하고 있다면 아주 고마운 일
입니다. 때로는 장점보다 단점이 더 커 그때까지도 미워할지도 모릅니다. 그럴
때는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인생이란 것이 모르면 모른 체 그냥 넘어가기도 하
는데, 너무 잘 알아서 오히려 불편할 때도 많다.’고 말씀해 주셔야죠.

“같이 사는 며느리와 시부모 사이 좋기가 어렵단다. 항상 같이 있어서 이런저
런 것을 서로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지. 그래서 가끔 뵙고 시부모한테 용
돈 드리는 며느리가 칭찬 받기 쉽지. 허물이 드러날 기회도 적을뿐더러, 허물이
있다 해도 같이 생활하지 않으니까 절실히 다가오지 않거든.”

사람들 심리란 대개 새 학기에 새 물건, 새 사람한테 관심을 더 쏟기가 쉽습니
다. 그러니 부모님께서 나서서 가끔 지금까지 함께 해온 헌 물건, 헌 사람을 한
번 챙겨 보세요. 새로운 만남을 더욱 가치 있게 하기 위해서 새로 출발하는 때일
수록 묵은 인연이 주는 의미를 되새겨 보자는 것이지요. 굳은 땅에 물이 고인다
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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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① (아이가 요구하면 용돈을 주세요. 너무 큰 선물 같아 부담스러우면 조언
해주세요. 그래도 아이가 고집하면 달라는 대로 주세요…. 그만큼 큰 선물을 주
고 싶은 분이었을 겁니다.. 선물을 골라줄 필요까지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