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제 목
지시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작성일
2000-03-8
작성자

지시어는 앞에서 나온 것을 다시 반복하지 않고 ‘이, 그, 저’같은 말을 이용하여 그
상황을 간단히 표현할 때 아주 쓸모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말에서도 대명사, 관형
사, 형용사, 부사에 각각 지시어 표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것(대명사)이 이러저
러해서(형용사), 아까 저리(부사) 옮길까 했는데 이(관형사) 사람이 말리는 바람에 그
만 두었어요.’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그, 저’는 어떤 사람이 주로 이야기 중간에 자기와 가깝고 먼 것을 가리
킬 때 씁니다. 그래도 말에서는 분위기로 미루어 지시어가 가리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해가 잘 안 되면 바로 그 자리에서 ‘어떤 것이? 누가?’하고 반문하여 짚
고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글에서는 지시어를 안 쓰는 것이 좋습니다. 글에서 ‘이, 그, 저’를 쓰
게 되면 그것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찾아내야 합니다. 특히 영어에서는 단어보다 주로
문장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서 지시어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앞으로 다시 되돌아가야
합니다. ‘전자(the former), 후자(the latter)’가 대표적인 영어식 표현입니다.

따라서 ‘그녀는 그런 경우에 놓인다면 전자를 선택할 것이다.’라는 문장은 ‘영순이
가 자기 진로를 결정할 수 있다면 취업하는 쪽을 선택할 것이다.’로 표현해야 독자가
바로 이해할 수 있으며, 우리말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