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육지책
안녕하세요.
어제 뉴스를 보니,
이번 달 25일 있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고육지책으로 인센티브제를 내놨다고 하네요.
‘고육지책’을 내놓기에 앞서
정치인들이 하는 짓거리가 얼마나 보기 싫었으면 국민이 등을 돌릴까를 먼저 생
각해야 합니다.
선거 때는 국민의 심부름꾼이니 종이니 하면서 떠벌리다가
막상 선거만 끝나면 국민을 발가락의 때만큼도 생각하지 않는 그런 국회의원들
을 보고
어느 국민이 투표할 마음이 생길까요?
몇몇 일 하시는 국회의원들 빼고…
인센티브제를 받아들이면서
선관위에서 ‘고육지책’이라는 고사성어를 쓰지는 않았을 겁니다.
선관위에서 내 놓은 정책을 보고 언론에서 ‘고육지책’이라고 썼는데, 이것은 잘
못된 겁니다.
고육지책은 쓸 고(苦), 고기 육(肉), 갈 지(之), 꾀 책(策) 자를 쓰는데 삼국지
에 나옵니다.
그 내용은
오나라가 조조의 대군을 격파하기 위해 불공격을 계획했는데 그 계획을 실천하
기 위해 황개라는 장수가 머리를 쓰죠.
황계가 자기군 대장에게 대들어 죽도록 얻어터진 후,
이를 비관해 조조에게 투항하는 것처럼 꾸며 조조에게 다가가게 됩니다.
이른 본 조조는 황계가 정말로 자기군 대장에게 꾸중들은 것에 반발해 자기에
게 오는 것으로 알고 대비를 소홀히 하다 결국 불공격을 당하게 됩니다.
바로 여기서 나온 말이 고육지책입니다.
(더 자세히 보시려면 이곳으로 가 보세요. 네이버백과사전,
http://100.naver.com/100.nhn?docid=701877)
곧, 장수 황계가 제 몸을(肉) 괴롭혀서라도(苦)(일부러 대들어 죽도록 얻어터져
서라도)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려는(之) 계책(計)이라는 뜻의 고사성어가 고육지
책입니다.
따라서, 고육지책은 힘들게 머리를 짜서 만들어낸 방법이 아니라,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먼저 희생하는 경우에 쓸 수 있는 말입
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도
고육지책/고육지계를 “적을 속이기 위하여 자신의 괴로움을 무릅쓰고 꾸미는 계
책”이라 풀어놨습니다.
이번에 선관위에서
선관위 직원이나 조직을 희생해 가면서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인센티브제를 만
든 것은 아닙니다.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선관위 사람들이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서 만들어낸 한 가
지 방법일 뿐입니다.
그것은 고육지책이 아닙니다.
“궁한 나머지 생각다 못하여 짜낸 계책.”이므로 궁여지책(窮餘之策)이 맞습니
다.
언론에서 어떤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고사성어를 쓰는 것은 좋으나 상황에 맞
게 써야합니다.
이번 선관위에서 하는 일을 보고 ‘고육지책’이라고 쓰면,
대부분의 사람은,
“아, 고육지책이란 깊은 고민을 해서 내 놓은 방법을 말 하는가보다”라고 생각
하게 됩니다.
그건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육지책’이라고 쓴 것은,
사회의 여론을 만들어 간다는 언론이 큰 잘못을 하고 있는 겁니다.
고육지책이라는 고사성어를 쓰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의 희생이 있어야 합니다.
틀린 기사 한 줄이 수천 수만 명의 눈을 멀게 할 수 있고,
잘못 뽑은 국회의원 하나가 나라를 망칠 수도 있습니다.
꼼꼼히 따져보시고 선거 잘하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