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어머니와 함께 점심을 먹었습니다

제 목
어제는 어머니와 함께 점심을 먹었습니다
작성일
2006-12-27
작성자

안녕하세요.

어제는 참 맛있는 점심을 먹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제가 일하는 농촌진흥청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거든요.
아들이 일하는 곳에 오셔서,
아들이 먹는 밥을
아들과 함께 먹고,
아들이 일하는 사무실에 들러,
동료와 함께 잠시 이야기도 나누다 가셨습니다.
아마도 밖에서 거창하게 드시는 점심보다 아들과 함께 드신 식판에 담은 밥이
더 맛있으셨을 겁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지도 모르지만… ^^*

어머니가 오셨을 때
이왕이면 밑반찬이 좋게 나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필 어제는 어묵국(1)에 돈가스(2) 한 조각과 샐러드(3)가 다였습니다.
괜히 제가 죄송스럽더군요.
그래도 어머니는
“찬은 별로지만 쌀이 좋은지 밥맛이 좋다.”고 하시면서 웃으셨습니다.
이왕이면 찬까지 좋았으면 어머니가 걱정하지 않으셨을텐데…
만날(4) 그렇게 점심을 때우는 줄 알고 걱정하셨나 봅니다.

내일은 어머니가 또 병원에 가시는 날입니다.
새벽에 모시고 가서 피 빼고 오전에 누나가 모시고 가서 진료받으셔야 하는데,
결과가 잘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어머니 생각하시면서 기분 좋게 보내세요.

우리말123

보태기)
1. 어묵국
생선의 살을 뼈째 으깨어 만든 어묵으로 국을 끓은 것을 두고 오뎅국이라고 하
는 분이 있습니다.
오뎅은 일본말 お-でん[오뎅]에서 온 말입니다.
일본어 사전에서 お-でん을 찾아보니 “곤약을 꼬치에 꽂아 된장을 바른 식
품.”이라고 나와 있네요.
사실 일본에서 말하는 ‘오뎅’과 ‘어묵’이 같은 것은 아닙니다.
어묵은 생선살을 으깨 묵 형태로 만든 것이고,
오뎅은 어묵과 무·’곤약’ 따위 재료를 꼬챙이에 꿰어 장국에 익힌 음식입니다.
어묵으로 오뎅을 만드는 거죠.
오뎅국을 어묵국이라고 하는 게 좋지만, 어묵국도 아직 국어사전에 오르지 못
한 낱말입니다.
1-1.
‘곤약’도 일본말 찌꺼기 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곤약을 다듬은 말로 ‘우무’가 나와 있네요.

2. 돈가스
돈가스는 영어의 ‘포크커틀릿(park cutlet)’에서 온 말입니다.
이를 일본에서 돼지고기를 뜻하는 ‘포크’ 대신에 돼지 돈(豚) 자를 쓰고
그 뒤에 커틀릿의 일본어 발음인 ‘カツレツ[까스레스]‘를 덧붙여 ‘돈까스’라는
해괴망칙한 낱말을 만든 겁니다.
그게 우리나라에 건너와 ‘돈까스’가 된 거죠.
그러나 이마저도 ‘돈까스’가 아니라 ‘돈가스’입니다.
우리말에서 외래어에는 된소리를 써서 적지 않거든요.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돈가스를 올려놓고 ‘돼지고기 튀김’, ‘돼지고기 너비 튀김’, ‘돼지고기 너비 튀
김 밥’으로 다듬었다고 나와 있습니다.
좀 억지가 있어 보이죠?
2-1.
“말할 수 없이 괴상하고 야릇함”이라는 뜻의 낱말은 해괴망칙이 아니라 해괴망
측(駭怪罔測)입니다.

3. 샐러드
샐러드는 영어 salad입니다.
이를 일본에서 サラダ 라고 쓰고 [사라다]라고 읽습니다.
마땅한 우리말이 없는 서양음식이므로
이는 그냥 샐러드라고 읽고 쓰시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설마 이걸 ‘야채 사라다’라고 하지는 않으시겠죠? ^^*

4. 만날
“매일같이 계속하여서”를 뜻하는 부사는 ‘맨날’이 아니라 ‘만날’입니다.

오늘은 편지가 길어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를 덧붙이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