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꼭 끊어보겠다는 큰 보짱이 있습니다

제 목
담배를 꼭 끊어보겠다는 큰 보짱이 있습니다
작성일
2007-01-7
작성자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7:48에 KBS2 방송에 뜬 자막 가운데,
‘북어부추국’이라는 게 있네요.
‘부춧국’인데…

드디어 새 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해도 바라시는 모든 일이 다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비손합니다.
올해도 크고 멋진 계획 세우셔서 꼭 이루시길 빕니다.

이처럼 “마음속에 품은 꿋꿋한 생각”을 뜻하는 우리말이 있습니다.
바로 ‘보짱’입니다.
‘배짱’과는 뜻이 조금 다릅니다.

뭐 몸짱, 얼짱은 알아도 보짱이나 배짱은 처음 들어보신다고요?

‘배짱’은,
“마음속으로 다져 먹은 생각이나 태도”를 말합니다.
네 배짱대로 해 봐라./그 사람의 당당한 대답은 그의 배짱을 보여 준다처럼 씁
니다.

‘보짱’은,
“마음속에 품은 꿋꿋한 생각이나 요량”을 뜻합니다.
보짱이 크다처럼 씁니다.

배짱과 보짱 그게 그거 같죠?
뜻이 거의 비슷하기는 하지만 약간 다른 점도 있습니다.

“마음속으로 다져 먹거나 마음속으로 꿋꿋하게 품은 생각이나 태도”는 ‘보짱’이
라 해도 되고 ‘배짱’이라 해도 되지만,
“앞일을 잘 헤아리고자 마음속에 품은 생각”이라는 뜻으로는 ‘배짱’보다는 ‘보
짱’이 잘 어울립니다.
더 쉽게 풀어보면,
꿋꿋하게 가지는 속마음은 ‘보짱’이고,
굽히지 않는 힘은 ‘배짱’이라고 생각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올해는 담배를 꼭 끊어보겠다는 큰 보짱이 있습니다.
일단 배짱을 부려보긴 했는데……^^*

우리말123

보태기)
1. 배짱과 비슷한 뜻으로 ‘배포’라는 낱말이 있는데,
이는 排布/排鋪로 한자입니다.

2. 확실하지는 않지만 얼짱, 몸짱의 짱은 아마도
일본어 樣(さん[상])에서 온 것 같습니다.
일본어에서 존칭 뒷가지(접미사)로 쓰거든요.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에누리]

어제 오후에 가족과 함께 대형 시장에 갔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20% 쎄일’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모두 ‘20% 에누리’라고 썼네요.

한 5-6년 전입니다.

어떤 술자리에서 제가,

“‘세일’이라는 이상한 말을 쓰지 말고 ‘에누리’를 쓰자”고 했더니,

대부분의 사람이,

당신 같은 사람 때문에 세계화가 안 된다.

그럼 비행기도 날틀이라고 하고 이화여대도 배꽃계집큰학교라고 해라.

그따위 소리 잘못하면 북한 따라간다는 말 들으니 조심해라.

이상한데 신경 쓰지 말고 네 일이나 잘해라.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 농업 하는 사람이 무슨 한글 나부랭이냐.

그렇게 고리타분해서 어디에 쓰겠냐?

……

그 사람들이 지금은 어디서 잘 살고 계시는지 궁금하네요.

오늘은 ‘에누리’말씀을 좀 드릴게요.

‘20% 에누리’가 무슨 말이죠?

1만 원짜리 물건을 20% 깎아 8천 원에 준다는 말이죠?

맞죠?

만약에,

1만 원짜리 물건에 ‘20% 에누리’라고 붙여 놓고,

1만2천 원을 받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 물건을 판 사람은 사기꾼이겠죠?

아니요.

그 사람은 사기꾼이 아닙니다.

1만 원짜리 물건에 ‘20% 에누리’라고 붙여 놓고,

8천 원을 받아도 되고, 1만2천 원을 받아도 됩니다.

우리말 ‘에누리’는 정반대의 뜻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말입니다.

사전에서 ‘에누리’를 찾아보면,

1. 물건 값을 받을 값보다 더 많이 부르는 일. 또는 그 물건 값.

2. 값을 깎는 일.

3. 실제보다 더 보태거나 깎아서 말하는 일

4. 용서하거나 사정을 보아주는 일

로 나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에누리가 없는 정가(正價)이다.

인심이 순후하여 상점에 에누리가 없고 고객이 물건을 잊고 가면 잘 두었다가
주었다.

에 나오는 ‘에누리’는 “물건값을 받을 값보다 더 많이 부르는 일”을 말하
고,

정가가 만 원인데 오천 원에 달라니 에누리가 너무 심하지 않소?

에누리를 해 주셔야 다음에 또 오지요.

에 나오는 ‘에누리’는 “값을 깎는 일”이고,

그의 말에는 에누리도 섞여 있다.

정말 소중한 얘기는 그렇게 아무한테나 쏟아 놓지 않는 법이야. 설사 하더라도
에누리를 두는 법이지.

에 나오는 ‘에누리’는 “실제보다 더 보태거나 깎아서 말하는 일”이며,

일 년 열두 달도 다 사람이 만든 거고 노래도 다 사람이 만든 건데 에누리없이
사는 사람 있던가?

에 나오는 ‘에누리’는 “용서하거나 사정을 보아주는 일”을 말합니다.

따라서,

주인이 에누리한 물건을 손님이 에누리해서 샀다면 그것은 본전입니다.

재밌지 않나요?

어쨌든,

시장에 붙은 ‘20% 에누리’는 정가보다 20% 깎아준다는 말이지,

설마, 다른 가게보다 20% 비싸다는 뜻은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