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을 잘 쓰려면 3
제 목
수필을 잘 쓰려면 3
작성일
2000-03-8
작성자
수필 문체는 시 문체와 다릅니다. 시는 ‘상징, 암시, 비약, 응축’을 생명으
로 하지요. 수필은 자신이 주체가 되어 자기 내면 세계를 고백하는 글입니
다. 그러므로 수필은 ‘진실·소박함’이 드러나야 좋은 글이 될 수 있습니
다. 물론 생활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도 쓸만한, 읽을 만한 소재라야 합니다.
수필을 쓸 때는 자기가 펼칠 이야기를 구체적인 어휘로 정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쓰는 사람이 자기 글에 빠지지 말아야 합니다. 대개 감정을 승화시
켜 자기 이야기를 남 이야기하듯 쓰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 나이 많은 노인
네가 자신의 젊은 시절 얘기를 하듯 풀어 나가는 편이 쉽지요. ‘말로는 설
명하겠는데 글로는 힘들다.’고 생각한다면 차라리 남에게 들려준다는 기분
으로 그 말을 그대로 글로 옮기면 됩니다.
글만으로도 남이 그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쉬운 말로 쓰고, 자유롭게 써야
지요. 문학 소녀처럼 감성적이고 관념적인 단어를 쓰는 사람이 많으나, 잘
못하면 말장난에 빠지기 쉽습니다. 수필이 보여주어야 할 섬세함과 은근함
을 잃기 쉽습니다. 어떤 문인은 글에서 거품을 빼려면 의인법과 수식어(형
용사, 부사, 의태어, 의성어)를 줄여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눈
에 뽀얀 안개가 피었다. 아스파라거스가 빗 속에 떨고 있었다.’ 같은 표현
은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