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촌이 뭔데–최의억
이름 : 최의억 ( kalchoi@hanmail.net) 날짜 : 2000-06-02 오후 5:10:26 조회 : 124
제 애기 좀 들어보세요. 저는 4층에서 근무하는데요. 옆방에는 상담실이 있습니다.상담실이 뭐 하는 곳입니까? 학생들 고민을 들어 주고 가능한한 말로 설득하고 풀어주고 하는 그런 일 하는 곳이잖아요.
그런데요 저는요 학생부걸랑요.학생부가 뭐 하는 곳인줄 다들 아시잖아요. 애들한테 욕은 욕대로 먹고, 힘은 힘대로 드는 데 아닙니까? 아침일찍부터 교문에 서서 애들 등교지도하고 혼도내고 한 후 교무실에 들어오면 정말이지 아침먹은거 다 내려갔죠, 다리힘 빠져 있죠,증말 힘들거든요. 근데 옆방은요 아침부터 냄새를 피워요. 그냥 자기들 끼리 만 몰래 먹는 거면 누가 뭐라합니까? 주지도 않을 꺼면서 냄새는 왜 피웁니까. 냄새도 매일 달라요.
어느 날은 감자굽죠, 달걀도 삶죠,어는 날은 고구마 굽죠, 또 어떤 날은요 냄비부터 다 준비해와서 라면도 끓여요. 생각해 보세요. 학생부는 자리도 좁고 애들 지도할 자리도 없어서 조그만 탁자도 하나 없어요. 그리고 교육발전을 위해 헌신하다 보니까 해 먹을 시간도 없어요.근데 옆방은요 탁자가 아니라 아예 식탁이 있어요.
아니 상담하라고 준 탁자지 식탁하라고 준 탁잡니까? 젖가락 하나 더 놓으면 어디가 어떻게 됩니까? 전 소식을 하기 때문에 많이도 안먹어요. 제가 조금 먹는건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거든요.그런대도 한번도 부르지도 않아요.이렇게 인심사나울 수가 없어요.정말 슬퍼요.
여러분 이웃좋다는게 뭡니까? 우리는 예로부터 이웃을 사촌이라고 부를 정도로 이웃과는 가깝게 지내고 서로 도왔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각박해 져도 그렇지 하루에도 몇번씩이나 보는 얼굴인데 그래 감자한쪽,고구마 한쪽,라면 한젖가락이 그렇게 아깝나요. 방장이신 조모 부장님, 그리고 한모 부장님,앞으로는 더불어 살고 나누며 삽시다.부르면 제가 그냥 갑니까. 입은 가지고 가지요. 이웃사촌이 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