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의 가을여행 일기 1-한수지
이름 : 한수지 ( stars@hananet.net) 날짜 : 2000-10-31 오후 11:42:13 조회 : 141
2000년 10월 17일 화요일 날씨:차가운 바람이 그칠 줄을 몰랐다.
제목:답사여행 첫날! –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오늘은 우리 가족이 3박4일간의 일정으로 휴가를 가는 날이다. 아빠까지 함께 가기는 정말 오랜만이라 그런지 나는 매우 들떠서 출발했다. 우리들의 일정은 대략 이렇다. 용인→영동고속도로 진부IC→ 월정사, 상원사 → 정선 아리랑 창극 관람 → 정선 5일장 → 정선 아우라지 →화암동굴, 화암약수, 정선 소금강, 몰운대→ 정암사 → 강원랜드→태백석탄박물관 →황지→삼척 신기 환선굴 →죽서루 →추암 →정동진 →강릉 참소리 박물관 →경포 해수욕장 →척산온천→설악산 (지난해 강원 관광 엑스포를 다녀오면서 강릉과 속초 등지의 유적지는 돌아봤기 때문에 오죽헌, 강문 진또배기, 선교장, 경포대, 낙산사 등은 가지 않았다)
영동고속도로를 한참이나 가자니 차창 밖으로 빨갛고 예쁘게 물들은 단풍잎이 눈에 띄었다. ‘이젠 정말 가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사 휴게소에서 안흥 찐빵을 맛나게 먹으며 허기를 달랬지만 점심 때가 되자 꼬르륵 배꼽 시계가 울리면서 배고프다고 아우성 이었다. 다행이도 얼마 안 가서 ‘오대산 먹거리촌’ 이라는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상원사로 가는 길이 단풍 구경 온 차량으로 주차장으로 변해 한참을 기다리는 동안 졸고 있는데 엄마께서 깨우셨다. 벌써 상원사에 도착한 것이다. 산을 씩씩하게 올라가자 종이 보였다. 종의 표면에는 멋있는 그림들이 새겨져 있었다. 그런데 그건 상원사의 동종이 아니었다. 동종이 있는 건물을 보수공사 하는 중이어서 볼 수 없었다. 좀 섭섭했지만 할 수 없이 월정사로 향했다. 월정사에는 ‘팔각구층석탑’ 이라는 석탑이 있는데, 그 석탑은 자장율사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곳 이라 한다. 또한 특이하게 생긴 것으로 유명한’ 석조보살좌상’ 또한 보수공사 중이어서 못 본 것이 안타깝기는 매한가지였다. [저녁에 뉴스를 본 우리 가족은 매우 놀랐다. 월정사에서 보수공사를 하던 중 석조보살좌상 밑의 밭침이 새로 발굴 되었고, 팔각구층석탑도 밑의 몇 층이 더 있던 것으로 밝혀 졌다고 한다.]
우리 가족은, “강원도 까지 와서 3대 아리랑 중의 하나인 정선 아리랑을 듣지 않을 수 없지.” 하며, 정선군에서 매주 수요일과 정선장날에 개최하는 정선 아리랑 창극공연을 보러 갔다. 정선 아리랑은, 고려가 망하자 고려의 충신들이 만수산에 숨어 살면서 슬픔과 애환을 한자시로 부르던 것을 민간인들도 알기 쉽도록 풀이한 것이라 한다. 과연 노래에는 깊은 슬픔이 깃들여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에는 관객들도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따라 불렀다. 공연을 보고나서 정선5일장에서 많은 물건들을 구경하였다.
많은 것을 보다 보니 어느덧 해가 저물었다. 우리 가족은 이모네식당이라는 곳에서’감자옹심 콧등치기’라는 재미있는 이름의 너비가 1,1.5cm나 되는 메밀국수를 맛있게 먹었다. 맛있게 먹으면서 가족끼리 도란도란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 매우 즐거웠다.
우리 가족은 아우라지 강 답사를 내일로 미루고서는,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편의 아우라지 강의 회상에 나오는 ‘옥산장’이라는 여관에 묵고있다. 이 주인 아주머니는 전옥매라는 분으로 이제는 정선군 뿐 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유명인사가 되었다고 한다. 내일 아침 아우라지 강가에서 조약돌을 주울 부푼 꿈을 안고 오늘은 이만 마음놓고 푹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