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 침 뱉기
선거철이 되었으나, 이런저런 일로 아직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지 않습니다. 지
?명도가 있거나 현직에 있는 사람은 느긋하겠지만, 정치 신인일수록 남은 기간
?에 자신을 알리려면 좀더 바쁘게 뛰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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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분은 이번 선거에 뽑아야 할 사람이 너무 많다고 합니다. 도지사, 시장,
?시도의원, 교육감과 교육의원을 뽑고 비례대표 투표까지 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그 사람 같은 판에 누가 더 나은지 비교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지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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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쉽지 않은 일이니, 좀더 기다려 각 당 후보가 확정되면 다른 사람 평판
?과 후보 홍보물을 참조하여 집집마다 공부해야 합니다. 이번에 뽑히면 앞으로 4
?년 동안 민의를 대변해야 하는 사람이니, 소신껏 판단하고 선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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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시어머니를 두고 불평하는 며느리를 보았습니다. 자기가 하는 것을 시
?어머니가 뭐든 못마땅해 한다는 것이지요. 일부러 그러는 것 같다는 겁니다. 그
?러나 시어머니를 앉혀 놓고 음식을 장만하는 것은 애초부터 그 며느리가 현명하
?게 처신하지 못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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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어머니는 앞에 놓인 음식을 평가할 일만 남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며느리
?말대로 시어머니가 마음을 닫은 것이라면 설령 며느리가 일류 요리사라고 해도
?칭찬받기 쉽지 않습니다. 지적하려고 마음먹은 사람에게는 뭐든 지적할 거리가
?있게 마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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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 처음 음식을 만들 때부터 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조언을 구해야 했습니
?다. 그것도 모자라면 직접 요리하게 하여 시어머니 솜씨를 며느리가 감탄하는
?것이 현명했습니다. 그러면 앞에 놓인 음식을 놓고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나무
?랄 수 없습니다. 어떤 일을 함께 하면 책임을 같이 지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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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로 사람(人)은 서로 기대어 선 모습입니다. 사람은 모자란 것이 많은 존재
?이니 더불어 살아야 제대로 산다는 것을 상징하는지 모릅니다. 물론 그렇게 모
?여 사는 것이 만만치 않습니다. 같이 살며 겪는 일들이 복잡하고 예사롭지 않
?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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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잘되는 집안은 어려운 일을 함께 풀어나가지만,
?안 되는 집안은 콩가루처럼 뭉치지 못한다고 하였지요. 서양 선진국에서도 어떻
?게든 시민이 정치에 참여하게 하여 지혜를 모아 해결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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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혼자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조선이 몇 백 년 나라를 유
?지하며 임금이 수십 명 등극하였어도 그 임금들이 세종대왕처럼 모두 ‘대왕’
?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임금이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판단한다 해도 그만큼
?지혜롭기가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다는 뜻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