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하나라도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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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이 끝나고 9월이 되니, 벌써 불어오는 바람이 냄새부터 다릅니다. 그러고
?보니 올 한 해도 지금부터는 종반으로 넘어갑니다. 연초에 세운 계획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는데, 이러다 남은 날도 그냥 무심히 보내는 것 같아 불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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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은 방학이 끝날 때 ‘이럴 줄 알았으면, 이거라도 해볼 걸.’하며 그냥
?보낸 시간을 안타까워합니다. 수업을 끝낸 교사는 ‘이 시간에 이거 하나라도
?아이들에게 제대로 가르쳐야 했는데.’하며 아쉬워하지요. 주식에 투자하는 사
?람들도 끝에 가서는 ‘그럴 줄 알았으면 그거라도 사놓는 건데.’하며 후회합니
?다. 임기가 끝난 공직자 중에도 과거를 돌아보며 ‘이거 하나만이라도 확실히
?해놨어야 했는데.’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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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고 보면 욕심이 너무 커서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놓지 못한 것입니다. 양적
?으로 많이 먹고 많이 챙기려다, 질적으로 얻은 것이 하나도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처음 시작할 때 이것저것 다 아까워 놓기 어려울 때는, 끝에 가서는 하
?나만 남겨야 한다고 생각하고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욕심을 줄이고 또 줄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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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엊그제 젊은 여배우가 암을 이겨내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그 여배우는 죽기 전
?에 자기 옆에 연인이 있어 위안을 받았노라고 고백하였답니다. 죽기 며칠 전에
?는 혼인 신고를 하여 그 사랑을 확인하였습니다. 그 일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감동하였습니다. 여배우의 연인이 흔치 않은 일을 묵묵히 실천하였기 때문입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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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 일만 아니라 사람 관계도 그런 것 같습니다. 사람을 많이 사귀면서 상
?처를 받은 사람은 그렇게 많은 사람이 내게 필요했는지를 살펴보아야 할 겁니
?다. 아주 절실할 때는 꼭 한 사람만 있어도 되는 것인지 모릅니다. 좀더 양보한
?다면 그 한 사람한테 이것저것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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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텔레비전에서 어느 회사 신입사원 환영회를 보여주었습니다. 젊은이들
?이 힘들게 세월을 보내고 번듯한 이 회사에 취직하였습니다. 그래서 어느 젊은
?이는 합격 통지를 받고 부모와 함께 울었답니다. 지난 세월 마음 고생한 것을
?떠올리며 눈물 흘리는 사원도 있었습니다. 오늘 같은 시절에 어느 한 사람 어렵
?지 않은 사람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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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입사는 시작일 뿐이라서 앞으로 직장 생활에서 겪어야 할 고생은 산처
?럼 쌓였을 겁니다. 그래도 이 순간에는 입사했다는 것만 생각하니까 눈물이 날
?만큼 기쁜 것이지요. 이 기쁨을 잊지 않는다면 앞으로 겪을 고생도 무난히 이
?겨 나갈 겁니다. 좋아하는 일에 매달려 땀 흘릴 수 있으면 행복한 것이라고 생
?각하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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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부부도 상대방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으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지
?금은 배우자가 삶에 찌들어 처음 만날 때보다 날씬하지 않고, 여유롭지 못할 겁
?니다. 그런데다가 이것저것 내 욕심에 맞추어 바라보면 상대방이 못마땅할 수밖
?에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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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만에 하나 상대방이 병이 들어 죽고 없을 때를 생각한다면 지금 같이
?있는 것으로도 소중합니다. 부부는 같이 살면서 현실이 주는 무게를 나눌 수만
?있다면 정말 행복한 겁니다. 오래 같이 살았으니까 이제부터 다른 욕심은 버려
?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