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은 이제 그만!- 쌍용 노동자와 경찰의 대치
사람들이 치고받고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게 쉽지 않지요. 사람
?은 생각이 다르게 마련인데 때로는 자기 것만 옳다고 고집하기 쉽습니다. 그래
?서 생각을 조절해 갈 때 서로 이성적으로 잘 풀어나가야 합니다. 감정적으로 마
?주치면 일이 더 꼬입니다. 주먹보다 말로 갈등을 푸는 것이 모두 승리하는 길입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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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엊그제 국회 의사당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이 온 몸을 던져가며 싸웠습니다. 옷
?이 찢어진 채 땀범벅이 된 의원도 있고, 고함치는 의원, 뒤엉켜 함께 뒹구는 의
?원도 있었습니다. 여자 국회의원은 여자 국회의원대로 한쪽은 끌고 가고 다른 한
?쪽은 끌려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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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에는 근엄하고 말쑥하며 아름다운 얼굴을 지닌 사람들이었습니다. 교수였
?던 의원도 있고, 변호사, 기자, 사회사업가, 노동자, 사장, 장관, 군인이었던 의
?원도 있지요. 그럴만한 가치를 지닌 사람들이므로 국민 대표가 되었을 겁니다.
?그러나 몸싸움은 그 사람들이 평소 보여준 가치를 한 순간에 물거품처럼 사라지
?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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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싸우는 모습이 너무나 추하기 때문입니다. 아름답고 화사한 표정이 사라졌습
?니다. 갓난아이도 좋아하는 눈웃음,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는 함박웃음이 얼굴
?에 없습니다. 그리고 미움과 분노로 얼굴은 일그러집니다. 눈 꼬리는 올라가고,
?입은 앙다물었으며 미간에는 주름이 가득합니다. 웃던 얼굴에 이런 면이 숨어있
?다는 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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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좁은 길에서 큰 길로 차를 몰고 나갔습니다. 왼쪽 저 멀리 승용차가 달
?려오면서 전조등을 마구 번쩍입니다. ‘내가 가니 머리를 내밀지 말라.’는 식입
?니다. 그러나 후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그대로 나갔습니다. “저 사람 성
?격, 불 같다. 브레이크를 한 번 살짝 밟았다가 천천히 오면 될 텐데.”하는 생각
?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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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후 교차로에서 정지 신호를 받고 서있는데, 그 차가 다른 차 사이를 비집
?고 내 차 옆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러더니 차 창문을 내리고 이쪽에 대고 욕을 하
?기 시작했습니다. 안타까웠습니다. 40대로 보이는 곱상한 여자가 얼굴이 일그러
?지고 벌건 채 욕을 쏟아냈습니다. 그 차 뒷좌석에는 대여섯 살짜리 여자 아이가
?앉아 있었습니다. 그때 거울이 있었다면 욕하는 얼굴을 보라고 비추어 주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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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움과 분노는 아무리 감추어도 사람을 추하게 만듭니다. 안정된 마음과 얼굴,
?육체를 마구 흔들어 놓기 때문입니다. 곱게 화장한 것과는 아주 다른 모습이 드
?러납니다. 나중에 좋은 자리에서 그 사람을 다시 만나더라도 그 얼굴만 떠오를
?것 같습니다.
?
? 그러니 폭력은 그 사람의 밑바닥을 드러내 보입니다. 평소 보여준 근엄하고 아
?름다운 모습은 위선이었던 셈이지요. 다툴 수밖에 없다면 우선 미움을 버려야 합
?니다. 심각한 일일수록 아름답게 처신해야 합니다. 마이크를 든 대변인처럼 고
?운 말로 자기 생각을 드러내야 상대방이 귀를 기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