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는 게 재밌다
나는 사는 게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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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로 삼았을 때, 한국 사람들에게 특히 강조한 것이 많았습
?니다. 사람들은 오늘날 그것을 ‘식민사관’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인
?은 팽이처럼 때려야 말을 듣는 민족, 단합하지 못하고 싸움을 좋아하는 민족”이
?라고 하였습니다. 또 “더럽고 게으른 백성”이라고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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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민사관에서 강조하는 것은 한국인은 자주적이지 못하고, 모든 수준이 형편없
?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즉, 일본과 같은 강대국 지배를 받는 것이 한국의 운명
?이다. 애써 일본에서 벗어나려 하지 마라. 영원히 식민지 백성으로 살라는 것이
?지요. 이 식민사관에 물들면 한국은 정말 희망이 없는 나라입니다. 다른 나라 노
?예로 사는 길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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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조선 시대 당파 싸움은 오늘날 서로 다른 정당이 갈등하는 것과 비슷합
?니다. 조선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자기 견해를 드러내는 것을 보장합니다. 그
?리고 조선 왕조는 500년 넘게 나라를 이어갑니다. 신라는 1000년이고, 고려는
?400년입니다. 당과 명, 청 같은 나라가 모두 300년을 넘기지 못했지요. 한국 사
?람들은 쪼개져 싸우기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제도로 승화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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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 일본 식민사관이 교묘히 노리는 것은 절망이었습니다. 나라를 되찾으려
?는 희망을 꿈꾸지 못하게 합니다. 한국인들이 희망을 버려야 일본이 한국을 제대
?로 점령한 것입니다. 일본이 독립군과 김구를 체포하려는 것은 군사력이 무서워
?서가 아니라, 그 사람들이 한국인들에게 희망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이 핵무기를 지니고도 오늘날 희망밖에 없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두려워하는 것
?과 똑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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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일본의 식민 통치를 오래 전에 벗어났는데도 사람들에
?게 아직도 절망을 강요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언론은 ‘경쟁과 낙오, 금
?융 시장 붕괴, 환율 폭등, 청년 실업, 통제와 억압, 연예인 자살, 자영업자 몰
?락, 비리 만연, 우울증과 스트레스, 실직과 비정규직’ 같은 말로 채웁니다. 내
?일이 없는 나라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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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장기하와 얼굴들’이 부른 노래 중에 ‘싸구려 커피’ 말고도 ‘별일 없
?이 산다’가 있습니다. 그 노래는 아주 독특한 가사로 사람들에게 희망을 들려줍
?니다. 절망을 상징하는 누군가에게 ‘니가 깜짝 놀랄 얘기를 들려주마. 아마 절
?대로 기쁘게 듣지는 못할 거다. 뭐냐 하면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
?정 없다. 이렇다 할 고민 없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끝에 가서는 ‘나는 사는
?게 재밌다. 하루하루 즐겁다.’고 노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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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는 절망이 아무리 유혹해도 내 삶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하는군요. 절망이
?준 고통도 희망 앞에서는 결국 보잘 것 없는 것이니, 피할 수 없다면 즐기겠다
?고 합니다. 힘들어도 희망을 놓지 말고 삶의 주인이 되자고 합니다. 그 의지가
?대단합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에 열광하는가 봅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