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권은 그냥 가수다
전인권은 그냥 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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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전인권이 언론 대담을 통해 근황을 드러냈습니다. 오는 5월에 단독 공연
?도 열고 가을에는 새 음반도 낼 거라고 합니다. 사실 전인권은 ‘행진’, ‘사랑
?한 후에’라는 노래로 유명한 가수입니다. 그러나 마약 복용 혐의로 4번 구속되
?었으며, 결국 지난번에 감옥에 갇혔다가 2008년 9월에 출소하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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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이번 대담에서 마약에 대해 자기 생각을 드러냈습니다. “세상에는 많
?은 사람들이 있다. 그 중 나는 마약을 먹는 개성을 지녔다. 노래를 잘하고 싶고
?상쾌한 마음이고 싶어 마약을 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시선이 심각한지 모르겠
?다. 내가 왜 교도소에 있어야 하는지 화가 났다. 세상과 언론에 항상 서운하고
?왠지 억울하다. 왜 이 나라는 자기 나라 가수를 구속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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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는 마약 복용자를 범죄자로 보고 구속하여 죗값을 치르게 합니다. 그러
?나 전인권은 교도소에 갇혀 고통을 겪었어도 마약 복용이 곧 범죄라는 사실에 아
?직도 동의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전인권을 비난합니다. 전인권
?의 노래는 좋아하지만 전인권은 마약 중독자이고, 심지어 정신병자이며 반사회적
?인 사람이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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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다른 나라 중에는 우리나라보다 마약에 관대한 나라도 있습니다. 우울
?증 환자가 약을 먹듯이 마약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오히려 담
?배 피는 사람을 더 혹독하게 다룹니다. 담배 연기는 간접흡연으로 남에게 피해
?를 줍니다. 그러니 자기 방에서 마약을 복용하는 사람보다 공공장소에서 담배 피
?는 사람이 더 반사회적이라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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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나라는 술과 칼 자체를 나쁘게 보지 않습니다. 칼로 요리를 하고 술을 마
?시며 사람을 사귈 수 있어 좋다, 그러나 누군가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리거나 칼
?로 사람을 찌르면 그때는 범죄이다, 그러므로 마약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
?지 않으면 복용할 수 있다는 식입니다. 따지고 보면 마약을 즐기며 노래를 부르
?는 전인권보다 마약을 안 하면서도 사람을 예사로 죽이는 사이코패스가 더 반사
?회적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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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기자가 전인권에게 죽은 뒤 묘비명에 담길 문구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전
?인권은 그냥 가수다.’를 새기겠다고 하였습니다. 전인권은 감옥에 갇혀 자유를
?잃고 힘들게 지내면서 사회가 원망스러웠을 겁니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를 많이 서운해 했겠지요. 그러니 죽은 뒤에라도 자신이 이상한 사람
?이 아니었다는 것을 기억해달라는 것이겠지요. 마약을 좋아할 뿐 누구에게 해코
?지하지 않은, 그냥 가수였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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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고속도로를 ‘아우토반’이라고 부릅니다. 일부 아우토반은 특별히 위험
?한 몇몇 곳을 빼고 승용차 속도 제한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독일어 아우토반
?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네 맘껏 달려라. 그리고 그 결과는 네가 책임져야 한
?다.’는 의미로 쓰입니다. 아마도 전인권은 우리 사회가 아우토반 같은 사회이기
?를 꿈꾸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