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와 옹이

제 목
진주와 옹이
작성일
2009-01-9
작성자

없어진 줄 알았던 여야 국회의원 몸싸움이 다시 등장하였습니다. 회의실 문짝이
?부서져 나가고 욕설이 난무합니다. 텔레비전 뉴스를 보면서 향할 곳 없는 분노
?가 온몸을 달구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이래서 뉴스를 보고 싶지 않습니
?다. 보고 듣는 소식마다 우리 같은 서민들을 우울하게 합니다.
?
? 실제로 지난 1년을 나빠졌다고 평가하는 사람이 좋아졌다는 사람보다 세 곱이
?넘습니다. 게다가 대부분 2009년에는 경기가 더 나빠질 것으로 봅니다. 공기업에
?서 수많은 사람이 퇴직 당하고, 젊은이와 비정규직 노동자 일자리조차 줄어들 것
?을 걱정합니다. 이제는 아예 취직을 포기하고 인생의 꿈조차 꾸지 않으며 하루하
?루를 보내는 사람도 많습니다.
?
? 지금은 절망만 우리를 감싼 것 같습니다. 그런 탓에 사람들은 영화와 텔레비전
?에서 코미디를 좋아합니다. 억지로라도 웃고 싶겠지요. 어떤 사람은 스트레스를
?감당하기 벅차니까 관계를 끊습니다. 이웃에 무심하고, 사회를 심드렁하게 봅니
?다. 삶에 활력을 잃었습니다. 거북이가 목을 집어넣듯이 사람들은 신경을 꺼서라
?도 자신을 방어하려 합니다.
?
? 그런데 가수 김장훈과 배우 문근영이 그렇게 무기력하게 살지 말라고 하는군
?요. 차인표와 신애라 부부도 어떻게 사는 것이 아름다운지를 보여줍니다. 그 사
?람들은 어려운 분들에게 봉사하려고 태어난 것처럼 삽니다. 온 몸을 던져 열심
?히 살아야 사람답게 사는 것이라고 일깨워줍니다.
?
? 장작을 팰 때 도끼로 여러 번 찍어야 통나무가 힘들게 쪼개질 때가 있습니다.
?반으로 쩍 벌어진 속을 살펴보면 옹이가 박혀 있습니다. 오래 전 누군가 어린 나
?뭇가지를 낫으로 벱니다. 나무는 자라면서 그 잘린 가지를 감쌀 만큼 굵어집니
?다. 그렇게 박힌 옹이가 겉으로 멀쩡한 나무 몸 안에 가로 질러 있었던 것이지
?요. 어떤 옹이는 그때 낫 자욱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
? 진주조개는 몸속에 들어온 이물질을 오래도록 품어 진주로 만듭니다. 나무는 자
?라려고 내보낸 가지가 잘리면 몸 안에 옹이로 끌어안고 살다가, 나중에 아름다
?운 무늬로 다시 태어납니다. 결국 우리도 이런 저런 어려움을 겪고, 이런 저런
?상처를 극복하면서 나라로서 연륜을 쌓고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사는 것인지를
?좀더 분명히 다져나가는 것이겠지요.
?
? 새해가 밝았지요. 그러나 지금 우리는 엄청나게 어려운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
?다. 이럴수록 절망을 딛고 이웃에게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며칠 전 어느 신문에
?서 여론을 조사하니까 좀더 기부하고, 좀더 봉사하겠다는 서민들이 70%가 넘었다
?는군요.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사회의 저력과 희망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이
?웃이 있어 올해는 좀더 따뜻할 겁니다. 힘내자구요.